신축빌라 열심히 돌아다니면서 살짝 신경쓰였던게 새집 냄새였다. 새 자동차에서 나는 냄새처럼 그저 냄새겠거니 생각했다. 그래도 새집 냄새 보다는 향기가 나을거 같아 디퓨저랑 향초를 좀 준비했다.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대처하는지 좀 찾아봤는데 알고보니 새집은 냄새가 문제가 아니었다. 건축자재에서 새집증후군을 일으키는 유기화합물이 발생하여 사람들에게 유해물질을 노출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이다. 포름알데히드, 벤젠, 톨루엔, 아세톤, 에탄디올 등의 발암물질과, 석면 등의 오염물질...
그렇다면 모든 새집 입주민들은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했을까. 정답은 베이크 아웃(Bake Out)이다. 베이크 아웃은 빵을 굽듯이 집안의 온도를 높여 유해물질을 최대한 발생하게 한 후 환기를 시키는 방법이다. 방법은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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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공기가 통하지 않도록 모든 창문을 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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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수 있는 수납가구나 서랍장을 모두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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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방을 35~40도까지 높이고, 10시간 정도 유지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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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 모든 창문을 열어 1~2 시간 정도 환기시킨다.
이 과정을 5회 정도 반복하라고 하는데, 실행이 가능하다면 하는 게 좋겠지만 대부분의 경우 여건이 쉽지 않을 것이다. 누군가가 때마다 집에 들어와 난방 높이고, 10시간 뒤에 2시간 환기시키고 다시 난방 높이고... 나도 이사전 집이랑 새집 거리가 50km 라 한번 밖에 못했다. 여의치 않다면 한번에 3일정도 난방하고 5시간 정도 환기하는 것도 좋다.
아무튼 내 경우에는 베이크아웃 할 수 있는 시간이 하루 밖에 없었다. 퇴근하고 오후 10시부터 새벽 5시까지 급하게 난방하고 그 동안 차에서 자고, 오전 9시부터 가구가 들어오기로 해서 최대한 환기를 실행했다. 선풍기 다 켜고 쓸고 닦고... 그 뒤에 온 기사님들이 8월의 더위와 40도의 난방 때문에 눈으로 욕을 심하게 했다. 그 와중에도 새집은 다 그렇다면서 이해하는 기사님도 있었다는.
어느 정도 짐을 다 들이고 나서 저녁에 사우나를 갔는데, 환기와 동시에 계속 집 안에 있으면서 일을 한 결과, 가슴팍에 두드러기가 심하게 났다. 이렇게 나도 새집 증후군이란 것을 겪게 됐다. 다행스러운건 증상은 더 심해지지 않았고 1주일쯤 뒤에 사라졌다.
직접 해 본 결과, 난방비가 좀 들긴 하겠지만 베이크 아웃은 새 집에 반드시 필요하다. 아무리 친환경소재를 사용했다고 해도 난 못 믿것다. 할 수 있다면 70시간 정도 굽는게 최고. 유해물질은 바닥에 깔리므로 창문으로 빠져나가지 못한 것들은 현관문으로 빠져나갈 수 있도록 현관문을 반드시 개방. 난 열심히 물걸레질을 했다. 베이크아웃 후에도 지속적으로 환기를 하는 것이 좋다.
인터넷 찾아보면 새집증후군을 위한 여러 다른 방법들이 있다. 네이버 쇼핑에서 새집증후군을 검색하면 편백수 피톤치드, 숯 등 엄청 많은 제품들이 평점 좋게 나와 있는데, 방송의 모든 전문가들은 하나같이 베이크 아웃이 우선이라고 얘기한다. 제품은 그 뒤의 옵션일 뿐. 나도 그말에 전적으로 공감하는 바이다. 그리고 난 공기정화식물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WRITTEN BY
- 손가락귀신
정신 못차리면, 벌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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