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과의 전쟁. 111년 만의 기록적인 폭염.
나까지 거들지 않아도 어딜가나 이놈의 무더위 얘기뿐이다.
워낙에 실내에서만 생활하는 인간이라 그나마 덜 고통스럽긴 하지만, 밤잠 편히 못자는건 상상치도 못했던 산뜻한 고문이다.
아침운동만 아니면, 점심식사만 아니면, 흡연타임만 아니면 폭염이 뭐냐고 물을 정도로 축복받은 환경에 있지만,
재미없기로 소문난 영화가 정말 얼마나 재미없는지 직접 느껴보고 싶은 것처럼 폭염을 체험해 보는 중이다.
주변에는 유행처럼 감기가 퍼지고 있고, 3년 동안 예방접종 한 번 안맞아 본 나는 아직까지 건강하고 있다.
그러나 더워서 그런건지 나이 먹어 그런건지 기억력이 눈에 띄게 감퇴하고 있으며, 기억을 잃는 고난이도의 꿈을 꾸기도 한다.
꿈이었으면 좋겠지만 A급 외관과 A급 배터리 수명을 자랑하던 휴대폰도 잃어버렸다.
휴대폰을 잃어버렸다는 사실보다 애지중지하게 보살펴서 개를 줬다는 사실이 빡칠 뿐.
최신형 휴대폰이 갖고 싶어서 계획한 완벽한 시나리오라고 하기엔 지금도 그 날을 생각하면 깊은 빡침이...
주량은 줄지 않고 숙취는 점점 오래 간다. 흰머리는 염색을 하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 늘었고, 키도 조금씩 작아지는 느낌이다.
40살짜리 일기치고는 매우 성숙하군...
어제는 간만에 블로그를 들어왔다가, 접속이 되지 않아 깜놀했었다.
약 10개월 전에 티스토리에서 DNS 바꾸라고 그렇게 얘기했는데도 미루고 미루고 미루다가 잊고 있었다.
그래도 어제 봤으니 다행이지... 이제 메모하기도 귀찮고... 그냥 기억할 것이 좀 줄었으면 좋겠다.
별 걱정없는 지금이 좋다. 언제까지 좋을지는 모르겠으나, 격렬하게 아무 걱정 없이 살 수 있기를...
WRITTEN BY
- 손가락귀신
정신 못차리면, 벌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