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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출산 천황봉

Daily/Hiking 2021. 4. 3. 01:08

2021. 03. 22.

영암의 월출산 국립공원. 아무 정보없이 누군가 수상한 사진전 하나 보고 멋지겠다 싶어 등반을 결정했다. 그리고 아직 등산하면서 건너보지 못한 구름다리도 매력적일 듯 하여... 구정봉까지 가는 코스도 짜놓았지만 강풍과 생각치 않은 난이도 때문에 무리하지 않았다.

※ 코스
천황탐방지원센터 - 천황사 - 시루봉 - 연실봉 - 구름다리 - 매봉 - 사자봉 - 통천문삼거리 - 천황봉(주봉) - 바람폭포 - 원점회귀

 

등반을 시작하려는데 입구에 바리케이트가 쳐져 있어 코로나 때문인가 싶었지만 그럴리가... 살짝 돌아서 일단 입장. 금새 천황사에 도착했는데 그 순간 얼어버린 내 몸. 이른 아침이라 나 혼자 뿐인데 들개처럼 사나워 보이는 강아지 두마리가 목줄도 하지 않고 천황사 앞에서 나를 노려보고 있어서 오줌쌀뻔. 그저 지나가는 사람인양 스피드하게 사진 한 장 찍고 길 따라 가려는데 어슬렁거리며 내 다리 곁으로 와서 함께 산책길을 나서는 것이 아닌가. 이들은 약 15분 동안이나 나랑 산길을 올랐다. 덕분에 덜 지루했음.

 



구름다리는 직접보니 생각보다 짧고 튼튼했다. 출렁다리는 아마도 출렁거릴텐데 이 구름다리는 꿈쩍도 하지 않았지만, 이 때 쯔음부터 시작된 초 강풍에 진짜 그 높은 곳에서 날아가는 줄 알았다. 나중에 보니 구름다리는 그리 높지도 않았다. 게다가 구름다리부터 통천문삼거리까지는 무슨 오르막도 많고 내리막도 많고, 오르막도 가파르고 내리막도 가파르고. 가파른 내리막만 보면 짜증이 나는 무릎이 되어버려서 꽤나 고생했었다. 이번 여행에서 터득한 것 중에 하나는 뒤로 돌아 내려오는 것; 물론 발목 다치지 않게 조심해야 겠지만, 뒤돌아 내려오는 이 방법 덕분에 무릎이 남아난 것 같기도 하다. 

 



그렇게 오르내리기를 반복하다가 천황봉에 섰다. 하~ 역시 정상에서 느끼는 이 쾌감. 강풍 때문인지 오늘은 구름 한점 없다. 그런데 말이지, 천황봉을 등지고 사진 찍은 이 병맛은 뭘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 진짜 창피하기 그지 없다. 천황봉까지 가서 천황봉 뒤통수를 찍고 온다? 과연 내가 다시 월출산까지 갈 기회가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배경에 심취해서 제정신이 아니었나. 사람이라도 한명 있었으면 저러지 않았을텐데, 하...ㅋㅋ 할 말이 없다. 마무으리...

 

 

 

 


WRITTEN BY
손가락귀신
정신 못차리면, 벌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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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1 보러가자구? 난 별루 관심없는데... 난 어짜피 최홍만 밖에 몰라."
"...그건 K1 이구..."

그렇다. 난 최홍만 밖에 모른다. F1은 슈마허도 잘 모른다...
세계 최고의 자동차경주대회장에 우리나라가 포함이 되어 있는지 이유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20년만에 처음으로 일광이와 여행을 할 수 있는 기회라 생각하여 부릅니다. "콜!"
위치가 어딘고 하니 전라남도 영암군 국제자동차경... 아니 이곳은...
이번 여름 휴가때 첫번째 목적지였던 목포항의 바로 10km 밑이었습니다. ㅋㅋㅋ
반갑기도 했지만 그곳까지 굳이 다시 가진 않아도 되는데 그것도 무박으로... 하지만 아직은 즐겁습니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라 그런지 내려가는 5시간 동안 쉬지 않고 수다를 떨었습니다.
신나게 얘기하는 중에 비님이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비온다는 소식 못들었으니 곧 멈추겠지, 멈추겠지.. 했는데 멈추지 않았습니다.
목적지에 다다를수록 걱정이 커져 갔습니다.
"비오는데, 경기 취소되는거 아냐? 아무리 결승전이라도, 걔들 몸값이 얼만데,
이 날씨에 경주하다가 미끄러져서 사고나면 누가 책임지지... 취소된다면 우린 어떻게 해야하지..."
어쩔 도리가 없습니다. 이제 와서 차를 돌리기도 너무 늦었습니다. 휴게소에서 쉬야도 하고, 라면도 먹고, 식후땡도 하고..
그렇게 널널하게 5시간만에 도착을 하였습니다.
11시반 쯤 경기장 코앞까지 갔는데 그곳부터 주차장까지가 약 1시간쯤 걸렸습니다.
각종 행사차량, 취재차량들도 엄청 많았고, 관계자들에게 물어본 결과 일단 경기는 진행한다고 해서 안심했습니다.
하차했을 때의 느낌은 너무 시골스러웠습니다. 비님 덕분에 주차장은 진흙탕이 되어버렸고,
어릴적부터 사진으로 보아온 멋진 레이싱경기장의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었습니다.
그래도 좌석이 주차장 코앞이라 다행이었지, 완전 반대편이면 한 시간을 걸어야 한다고 합니다.
(주차장 안에 몇십분 단위로 셔틀까지 다니더군요;)
비가 오니 정말 추가되는 짜증들이 한 둘이 아니었습니다.
진흙 튀기지 않게 최대한 조심조심 지나다녀야 했고, 우비도 사야했고, 카메라 젖지 않게 우산을 들고 있어야 했고, 그렇게 있으니 사진과 동영상 찍기가 정말 쉽지 않았고, 제일 중요한 사진속의 날씨가 또 우중충하고...
여름에도 3일 동안 구름낀 하늘만 찍었는데ㅜ
3시간을 기다려 시작할 시간이 됐지만, 비님이 계속 오시는 바람에 1시간이 지연되고, 비가 그치고 나서도 배수가 제대로 안되고...
그렇게 위험한 레이싱이 시작됐습니다.
콘서트나 타 스포츠 경기는 보통 관중들의 응원/함성 소리에 전율이 흐르는데,
레이싱 경기에서는 굉음을 내며 내 앞을 내달릴 때가 가장 짜릿했습니다.
하지만 그 짜릿함을 느끼기 위해 이 비싼 티켓을 사서 오는 분들은 정말 '철.부.지'.
비싼 좌석은 백만원정도를 지불해야 그나마 즐길 수 있고, 10만원대의 좌석은 정말 지나가는 자동차 꽁부니만 봅니다.
경기장 여기저기에 급 공사 마무리한 흔적들과 아직 완공되지 않은 부분들은 정말 세계적인 잔치에 민폐를 끼치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우리 선수들도 없는데, 왜 우리나라에서, 왜 이런 불안정한 상황에서 레이싱을 하는지...
뭐 7년간 치르는 경기라니 내년엔 조금더 나아지겠지만 올해는 정말 창피합니다. 비 때문에 스피드도 많이 떨어지는 것 같고...
차들 몰리기 전에 조금 일찍 서둘러 나와 목포IC까지 한시간 밖에 안걸렸습니다. 집까지는 7시간..
오는길에 영암의 쩍벌어진 무화과를 보니 안먹어 볼 수가 없었고, 먹다보니 식구들과 복길이가 눈앞에 아른거렸고,
그러다 보니 벼라별 사람들이 다 생각나고, 그러나 난 식구들과 복길이만 챙기고...
비님 덕에 내 아방은 내일 도저히 출근할 수 없을 정도로 더러워져서 그 늦은 밤에 세차도 하고... 난 잠을 못자고, 내일은 월요일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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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손가락귀신
정신 못차리면, 벌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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