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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백산

Daily/Hiking 2023. 2. 17. 06:19

2023. 02. 16.

 

버킷 리스트 중 하나가 바로 산의 정상에서 설경을 감상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설경을 마주한다는 것이 어디 쉬운일인가. 일단 가장 싫어하는 것 중 하나가 추위인데다, 강원도 산골에 폭설이 내리면 설경이 예술이겠지만, 그 정도로 눈이 오면 눈길에 운전도 쉽지 않을뿐더러 고립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내 의지 만으로는 이룰 수 없는 소원이었다. 하지만 언제나 준비하고 있으면 기회는 찾아오는 법. 겨울 산행 준비는 진작에 끝내놨었고 때만 기다리고 있었는데, 기상청에서 3일전 눈예보를 확인했고, 어제까지 강원도에 폭설경보. 그리고 기온도 0도 정도라 도로도 거의 얼지 않았을테고, cctv로 눈덮힌 설악산과 태백산은 찜 해놓았고... 하지만 이제 설악산은 무릎 때문에 못갈듯 하고, 아직 가보지 못한... 설경으로 유명한 태백산을 가기로 결정했다.

 

※ 코스

유일사주차장 - 주봉 장군봉 - 정상 천제단 - 망경사 - 유일사주차장

 

3월말 무등산에서 우연히 설경을 보고 욕심이 생겼는지, 설레서 잠을 못잤다. 새벽 3시반에 출발하려고 했는데 이래저래 잠이 안와서 그냥 TV나 보다가 밤 홀딱 새고 3시간짜리 운행을 했다. 마지막 한시간은 너무도 괴로웠음. 집에 올때도...; 왜 맨날 등산하기 전날엔 잠을 못자는지. 딱 어릴적 소풍가는 그 기분. 자 그럼 눈뽕 감상모드 시작.

 

 

 

 

주차장 영하 7도. 정상은 대충 영하 11도. 바람 때문에 체감은 영하 20도 정도? 빨리 내려가고 싶은 생각 밖에는 ㅜ. 그래도 보다시피 오늘 하루는 정말 예술이었다. 예술이란 말보다는 더 감성적인 말로 형용되어야 할 것 같다. 정말 다른 세상에 있는 듯한 느낌. 정상을 제외하고는 거의 바람도 없었고... 딱 한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구름 예보를 확인했지만 어짜피 안갈수도 없는거, 구름이라도 멋진 구름이길, 곰탕만은 아니길... 했는데 곰탕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말 환상적이었다.^^ 내 인생에 '눈' 이라는 키워드를 생각하면 이 곳 태백산에서는 눈만 생각날 것 같다. 설경이 이렇게 감동적일 줄은...

 

다들 너무 쉽다고들 해서 방심하다가 초반에 설경을 보고 빨리 정상에 가고 싶은 마음에 오버 페이스가 됐다. 뭐 그래도 쉬운 코스라 별 문제는 없었지만ㅎ 가장 맘에 드는건 돌길이 거의 없다는거? 눈 때문에 약간 폭신한 느낌도 있어서 무릎에 충격 완화가 된 것 같기도 하고. 피곤했지만 너무 좋았던 산행.

 

 

 

 


WRITTEN BY
손가락귀신
정신 못차리면, 벌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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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 감악산

Daily/Hiking 2021. 6. 19. 19:16

어제도 불금에 퇴근하고 운동하고 밤 11시부터 등산갈 곳을 열라 서핑하다가 감악산과 소요산 중 감악산을 선택했다. 코스보고 대충 이래저래 하다보니 또 자정이 넘고... 또 30분 늦게 일어나고.ㅋㅋ 아 겁내 피곤하다... 그래도 가야지! 감악산은 음식점 타이틀을 많이 봐서 기억하고 있었다.ㅋㅋ 그리고 명물인 출렁다리도. 감악산은 감색 바위산이란 뜻이며, 경기 오악중 하나로, 양주와 파주에 걸쳐 있다.

 

오늘은 이른 오전 동안 구름이 꽤 껴있다는 예보를 보고도 그 시간에 나왔다. 지금 날씨 따질 때가 아니다. 약속 없는 날 후딱 댕겨 오는거지 뭐. 오늘도 1등으로 주차장에 도착했다. 5시 정각. 날도 다 환해졌고 고고싱~ 슬슬 걸어 올라간다. 얼마 가지 않아 출렁다리가 바로 보인다. 원래 생각한 코스는 제일 마지막에 보는 거였는데 하다보니 반대 코스로 가버렸다. 어짜피 회귀코스라 큰 상관은 없는듯... 그런데 출렁다리를 지날 때 쯤 차에서 모자를 깜빡하고 안가져온 것을 알게 됐고, 난 얼굴이 타지 않도록 오늘 햇빛은 보여주지 않아도 된다고 기도했다. 이 기도는 98% 쯤 이루어 졌다.

 

※ 코스 
감악산 출렁다리 제5주차장 - 악귀봉 - 장군봉 - 임꺽정봉 - 정상(감악산비) - 까치봉 - 법륜사 - 운계폭포 - 출렁다리 - 주차장

 

좌측 바위가 거북바위, 우측은 무인 매장입니다. 마음껏 드시고 돈 놓고 가시면 된다는데... 

오르다 보니 보리암 돌탑 방향으로 갔어야 되는데 뭐... 또 길을 잘못 들었죵. 어디서부터 잘못된건지... 장군봉까지 가는 길이 꽤나 지루했다. 산이 다 그렇지 뭐... 그래도 금학산에 비해 길도 넓고, 딱히 가파르지도 않고, 거리가 짧지도 않고 무리없이 산행하기에 추천할 만 하다. 그렇게 오르다 악귀봉에서 첫번째 햇빛과 함께 극적으로 운해를 만나게 된다. 기대도 안했는데 이런게 바로 산이 주는 선물. 캬~ 마치 구름에 떠 있는 듯한 느낌! 이게 끝이었다. 순식간에 구름이 감악산을 덮치고 이 뒤로는 어떤 배경도 볼 수가 없었다. 날 좋은 날은 개성에 송악산도 보인다는데 송악산은 무슨...

통천문. 하늘과 통한다는. 맞다. 가까이서 보면 절벽이다. 하늘로 직행할 수 있다.

그렇게 정상까지 왔는데 이건 또 무슨 커맨드 센터 같은거 짓는 건가. 장사하시는 분들도 안보이고... 인증샷 날리고, 또 쿨하게 까치봉 방향으로 하산한다.

 

하산길에 출렁다리에 가보니 등산객들이 꽤나 많다. 가족, 연인, 친구. 아마도 출렁다리, 운계폭포, 법륜사 까지는 주차장과 멀지 않아 많이들 찾으시는 듯. 아직까지도 감악산 정상은 저렇게 뿌옇다. 어쨌든 지난번 금학산에 비하면 사진도 많이 찍었고, 사진을 많이 찍었다는건 그만큼 볼거리가 좀 더 있다는 거지?ㅎ 잘 들렀다 간다. 가파르지 않아서 나에게 딱 맞는 산행길이었다.

 

참고로 이번에 등산앱 좋은거 연동할꺼 있나 찾아보다가 제일 유명한 트랭글을 한번 써봤는데... 뭐 그저 그렇다. 램블러나 뭐 그게 그거 인듯... 난 결과 리포트에 GPS 표시랑 포인트 지점들이 잘 표시되기를 바라는데 결과 리포트에는 왜 그 포인트가 다 사라지냥. 쩝... 더 찾아봐야것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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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락귀신
정신 못차리면, 벌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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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10. 27


어제 소백산 갔다가, 주왕산 주산지에 들렀다. 내가 생각해 놓은 주왕산 등산 코스대로라면 주산지는 따로 봐야했기에 지나는 길에 잠시 들렀다. 소백산에서 1시간 40분 걸렸고 오전 11시 반에 입장했는데 토요일 그 시간에도 주차장이 거의 만차였다. 이시간에 주산지를 들른게 지금 생각해보면 신의 한수였다.ㅋㅋ 입구에서 20분쯤 걸으면 주산지가 바로 보인다. 예술이지. 물에서 자라니 수초인가... 그 정체는 버들나무, 버드나무이다. 새벽 안개꼈을 때 봤으면 더 예술이었을텐데 만약 그랬다면 등산이 어려웠겠지...




강구항 가던길에 만난 청송 얼음골 폭포... 이것도 예술~




그리고 드디어 오늘 주왕산 주차장에 6시에 도착해서 짙은 안개를 보고 있노라니 또 어제의 악몽이 떠올랐다. 주왕산 오전 6시에서 9시까지 기온이 3~6도 였다. 어제보다 11도가 낮다니.ㅠ 정말 날씨가 이틀연속으로 안도와준다. 근데 근래 새벽의 주차장과는 다른게 주차장에 나 혼자가 아니다. 차에서 40분 정도 대기 했는데 그 사이 들어온 차들만 스무대가 넘었던 것 같다. 약간 설악산 같은 관광 명소 느낌이랄까. 어제의 그 미친듯한 칼바람 때문에 오늘은 한겨울에 입는 파카까지 무장하고 서둘러 길을 나섰다. 내가 이른 아침 입산할 때는 항상 매표소에 사람도 없고 그랬는데 여긴 역시 다르다. 지갑 안챙겨 왔으면 왕복 20분 낭비할뻔. 입구엔 대전사라는 사찰로 시작되는데 원래 대전사 위로 주왕산 기암이 멋지게 보이는데 안개때매 아무것도 안보인다.ㅋㅋ 새벽 산행의 단점... 일단 서둘러 산행을 시작한다.




주왕산 코스 [상의 탐방지원센터 - 아들바위 - 급수대 - 학소대 - 시루봉 - 용추협곡 - 용연폭포 - 주봉 - 상의 탐방지원센터] 4시간 30분 소요.


주왕산은 백악기의 호수가 화산폭발로 인해 암벽이 형성되어 우리나라 어느 산에서도 볼 수 없는 독특한 바위, 폭포, 계곡, 산세를 볼 수 있으며, 이 산을 비롯한 청송군 일대가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에 등재되었다고 한다. 설악산, 월출산과 함께 우리나라 3대 암산이다.



입산하고 곧 주왕계곡 입구를 만나게 되고 주봉 가는 길과 용추폭포 가는 길로 나뉜다. 주봉을 먼저 가든 용추폭포 쪽을 먼저 가든 어짜피 만날 길이다. 용추폭포 방향​으로 조금만 가면 아들바위가 가장 먼저 보인다. 바위를 등지고 다리 가랑이 사이로 돌을 던저 바위에 올리면 아들을 낳는다는 아들바위... 위에 올려진 돌이 엄청 많다. 옆에 계곡을 끼고 20분 가량 걸으면 이때부터 한동안 장관이 펼쳐진다. 급수대, 학소대, 학소교, 시루봉, 용추협곡, 용추폭포, 용연폭포... 기가 막힌다. 거의 대륙 클라스. 사람들이 왜 많은지 알겠다. 일단 여기까지는 별다른 오르막 내리막 없이 누구나 쉽게 산책할 수 있게 되어 있어서 큰 노력없이 시간만 투자해도 어마어마한 장관을 구경할 수 있다.




눈요기는 여기까지 이제 주봉으로 향한다. 처음 만나는 햇빛과도 인사. 




주차장에서부터 여기까지가 딱 2시간. 갑자기 심장마비 주의하라는 문구와 함께 주왕산 2.5km 의 오르막이 시작된다. 50분 가량 하염없이 오르면 곧 주봉을 만나게 되며 이 구간은 경치도 딱히 ^^; 인증샷 찍고 하산 고고싱~




하산길에는 암산을 감상할 수 있다. 혈암, 장군봉, 기암, 연화봉, 병풍바위, 급수대...





쭈욱~ 열심히 내려왔더니 주봉에서 대전사까지 1시간 10분이 걸렸다. 입산할 때 못봤던 기암이 보인다. 캬~




사실 전날 칼바람의 트라우마 때문에 겨울 파카를 입고 입산하긴 했는데 더운건 둘째치고 사람들 시선이... 어떤 사람은 반팔도 있었는데... 등산 한번 할 때마다 이렇게 착실하게 시행착오를 겪는 것도 쉽지 않은데. 쩝... 이렇게 이번 산행을 마무리 하는듯 했지만 오전 11시에 주차장 빠져나오는데 10분 넘게 걸렸고, 그 시간에 들어오려는 차들의 행렬이 적어도 3km 는 넘어보였다. 문제는 주차장 안이 꼼짝도 안하고 있다는 것. 3km 뒤에 있던 차는 몇시쯤 주차장으로 들어갈 수 있을지. 아무튼 처음으로 경기권을 벗어난 산행은 나름 성공적이었다. 과연 등산을 계속 해야 하는가를 가지고 심각하게 고민하던 중 늦으막한 단풍에 갑자기 나서게 된 즉흥적인 여행이었는데 일단 나름 괜찮았다. 다음주는 전라도 단풍이 피크인데 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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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락귀신
정신 못차리면, 벌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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