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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블완 챌린지

Daily/Diary 2024. 11. 15. 20:22

 

11월 7일 우연히 '오블완 챌린지' 를 보고, 심심한데 1등이나 노려볼까? 하는 생각으로 열심히 비공개를 풀었는데, 정신 차려보니 11월 15일이네 ㅋㅋ 욕심 좀 부려서 1등 상품인 아이폰16 Pro 한번 노려 보려고 했는데...

비공개한게 8개월 정도는 됐으려나... 양질은 아니지만서도 조금이나마 광고비 좀 받아볼까 했더니만, 뭔 자동클릭을 감지했다나 말 같지도 않은 태클들로 짜증나게 해서 커스텀 다 빼버리고 적당한 블로그로 다시 갈아타보려고 했는데 참 쓸만한 블로그 찾기 힘들었었지. 얘는 이게 아쉽고, 쟤는 저게 아쉽고, 그래서 그냥 답답한 마음에 닫았었던가... 근데 다시 그대로 열었네ㅋ 내가 왜 그랬을까.. 이런 말도 안되는 이벤트로 다시 일상을 쓰게 됐다는게 좀 어이없긴 한데...

요즘 내 일과이자 내 삶. 매일 야근에 집에 도착하자마자 출근 준비 해놓고 잠자기 바쁘고, 술만 안먹으면 아침 운동가서 온 에너지 불태우고, 회사에서는 또 정신없이 하루가 다 지나가고. 이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화장실에서나 자기 직전에 헤드라인 한번 훑어보고. 가끔씩 술 땡길 때 일찍 퇴근해서 술이나 한잔 때리고. 이렇게 사는게 맞는 거겠지? 돈을 주니까 일은 하겠는데, 언제 짤릴지 모르니 짤릴 때까지는 죽은 듯 붙어 있는게 맞는 거겠지? 괜히 이 나이에 뛰쳐나갔는데 다른 데서 안써주면 허무하니 일이 많은걸 다행이라 생각하고 열심히 일하는게 맞는 거겠지? 이제 놀러다녀보고 싶은데도 딱히 없고, 이래저래 돌아다녀봤자 기름값만 나오니 그냥 들어와 있는 물에서 열심히 노 젓는게 맞는 거겠지? 집에 있으면 몸뚱이만 굳으니까 휴일에도 알바나 하면서 한 푼이라도 더 버는게 맞는 거겠지? 요즘은 그저 집이나 하나 장만하겠다는 마음에 술값 빼고 다 아끼고 살고 있는데, 집값이 월급보다 더 빨리 올라서 이대로는 영원히 올라탈 수 없을 것 같은데, 대출도 다 줄었지만 운 좋게 영끌해서 집 한채 장만한다고 한들, 이자만 갚다가 죽게 되겠지. 그래도 열심히 일하고 벌어서 집을 장만 하는게 맞는 거겠지? 그렇겠지? 확실하냐??

가끔은 전 직원 퇴근하고 홀로 사무실에 앉아 있으면 이런 생각이 든다. 내가 일을 못하는 건지. 나만 열심히 일을 하는 건지. 내가 제일 늙어서 안 짤릴라고 열심히 하는 건지. 어렸을 때부터 아이큐가 좋다고 생각해 본 적 없고, 난 단지 '노력파' 란 생각으로 나름 성실히 살아 왔고, 그러다 보니 뭔가를 효율적으로 하는 방법은 모르는 거 같고, 융통성도 별로 없는 거 같고, 쓸데없이 완벽을 추구하려고 하고, 그러면서 완벽하게는 못하고. 그렇다고 아이큐가 낮은 사람이 무언가를 연구해서 아이큐를 높여 보겠다는 것은 아니고, 그냥 나를 파악했으니 그냥 그런 줄 알고 그냥 이렇게 살겠다는 얘기이다. 바뀔 수 있는 문제도 아니고, 아무리 그래도 중간은 하겠지... 라는 영혼없는 마인드로...

이제 뭔가를 한다는게, 딱히 하고 싶지도 않고, 흥미로운 것도 없고, 술과 안주에 대한 마음도 예전 같지 않지만 그래도 그나마 아드레날린 뿜을 수 있는건 술 뿐이지! 짠하다고 생각할 테지만 그래도 지금은 그냥 사무실에 앉아서 컴퓨터나 두드리는게 제일 편안하다. 더울 때 시원하고, 추울 때 따듯하고, 밥주고, 재워주는 사람은 없어도 맘만 먹으면 잘 수도 있고. 왜 따로 월세를 내고 살고 있는거지... 그래도 흥미(?)로운 무언가가 언젠간 생길지 모르니, 몸이나 녹슬지 않게 기름칠 잘 해놔야지. 언젠가 다시 아드레날린이 솟구칠 날을 기다리며...

 

 


WRITTEN BY
손가락귀신
정신 못차리면, 벌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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