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에 해당하는 글 2건

2019년을 맞이하고 벌써 두 달이 지나가고 있다. 반갑게 맞아주진 않았지만 아무튼 약 42.2살이 됐다. 그 두 달이란 시간동안 앞으로의 계획을 세워보려고 했는데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하루만 날 잡고 정리하면 충분한데 하지 못했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하는 사이 눈알은 TV 를 보고 있고 손가락은 핸드폰을 두드리고 있고, 이렇게 두 달 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으며 바쁘게 보냈다.


나는 아주 오래전 구구단을 못외우던 시절에도 생활계획표를 즐겨 짜던 아이였다. 작심삼일이 되더라도 생활계획표를 짜면서 마음을 다잡는 그 순간이 좋았다. 그 때 내 좌우명이 '삼일마다 작심삼일' 이다. 세부 계획이 부실해서 그렇지 그 때부터의 습관이 지금의 꾸준한 나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작년과 다르게 환경도 바뀌었고, 패턴도 조금 바뀌었고, 나이도 바뀌었고... 해서 마찬가지로 새로운 계획을 세우려던게 벌써 두 달이나 지났다는...


주제는 간단하다. <뇌 정리>

부제는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위한 셀프 고민상담 이다.




본업에 대한 집중도, 여가 시간의 활용, 취미 정리 등에 대한 고민인데, 간단한 주제에 비해 생각만으로는 답을 내리기가 쉽지 않아 이렇게 글로써 정리해 보려 한다. 메인job/스킬, 투잡, 피아노, 블로깅, 헬스, (골프), (여행) 등의 키워드가 현재 내 뇌구조이다. 내 생활 패턴에 저들을 끼워넣기 위해 시간을 계산해 봤다.


  • am 06:00 ~ am 09:00 운동
  • am 10:00 ~ am 19:00 업무
  • am 20:00 ~ am 24:00 잉여


나의 여가 시간은 특이사항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평일 저녁 4시간과 주말 풀타임이다. 함께 사는 가족이 있다면 상상할 수도 없는 오롯이 내가 하고 싶은 것을 방해받지 않고 할 수 있는 시간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10년 동안 각 과목별로 하루 한 시간씩 공부해서 수능을 볼 정도의 실력을 만들었다. 한 시간은 그 정도로 위대하고 소중하다. (지금 막 느낌). 그 위대한 시간들을 어디에 소비해야 하는지에 관한 따끈따끈한 신상 고민들을 적어봤다.



고민1. 메인잡과 job skill


메인잡은 별 이견이 없다. 개발자라는 직업을 선택한 것에 대해 만족하고, 다른 직종으로 바꿀 수 있는 지식이나 경험이 없으며, 바꿀 수 있다고 해도 신입연봉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ㅎ 문제는 잡(job) 스킬이다. 어느 직업이든 그렇겠지만 개발자에게 인정받는 개발자가 되기란 정말 쉽지 않다. 프로젝트에 필요한 적당한 스펙을 선택하려면 다양한 플랫폼에서 여러 서비스들을 미리 공부하거나 경험해 봐야 올바른 결정을 내릴 수 있다. 올바른 코딩 능력과 패턴 사용이 능숙해야 하고, 최대한 많은 예외를 예상하고, 장애 발생시 빠르고 정확한 대처 능력도 필요하다. 또 개발자끼리의 대화에서 서로 경쟁하듯 쏟아내는 신기술 토론에서도 아는 척에 뒤쳐지면 안된다. 이런 슈퍼 개발자가 되려면 본 업무에 충실하기도 해야 하지만, 나머지 공부가 필수다. 야근을 하던 세미나를 가던 커뮤니티를 가던 온 신경이 개발에 쏠려 있어야 한다. 하지만 이런 개발자들이 얼마나 될까. 퇴근하면 술마시러 가거나, 가정을 돌보거나, 연애를 하거나, 취미생활을 하거나, 쩔어서 뻗어있거나... 이들이 과연 개발이 좋아서 미쳐 지내는 사람들과 비교가 될 수 있을까. 그래서 고민이다. '내 여가 시간에도 과연 스펙 올리기 놀이를 해야 하는가' 에 대한 고민을.



고민2. 투잡


여가 시간을 활용한 투잡 고민. 모두가 그런건 아니지만 주변에 투잡 생활하는 사람들이 심심치 않게 있다. 기혼맨들은 생계유지형, 미혼맨들은 노후대비형 혹은 재테크 시드 마련. 그런 사람들을 보면 나도 이러고 있을 형편이 아닌데 내가 맘편히 여가를 즐길 정도로 지금껏 살아왔나 라는 생각이 든다. 결과적으로는 전혀 아니다. 결과적으로는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지만 '이 순간에 놀면서 충전할 것이냐, 닥치고 돈 벌러 뛰쳐 나갈 것이냐' 에 대한 두번째 고민. 몸 편하게 할 수 있는 일은 내가 그나마 할 줄 아는 개발일이다. 프로젝트 하나 맡아서 시간 날 때마다 불꽃코딩하면 되는 일이지만 회사를 다니면서 이런 일이 가능하려면 의뢰인이 나의 투잡 상황을 이해해 주는 사람이어야 한다. 거의 불가능하며, 경험상 풀스택은 스트레스가 많은 일이라 피하고 싶기도 하다. 종목을 바꿔 본다면 노가다나 대리기사 처럼 머리쓰지 않는 일들도 나쁘지는 않을 것 같은데... 어떤 일이든 경쟁도 심하고 고되겠지만, 문제는 지금 투잡 뛰고 싶다는 절실함, 절박함이 없다. 노후에 얼마나 편하게들 살라고 이렇게 빡세게들 살지. 투잡 안뛰는 지금이 너무 행복한데, 이러다가도 주변에 투잡 뛰는 사람들 보면 다시 불안하고. 회사 옆에 비싼돈 주고 집 얻어서 편하게 좀 있나 싶었는데 다시 밖에 나가서 일을 한다라... 이래서 사람들이 주식같은 것에 손을 대나보다. 나가기는 싫고 돈은 벌어야겠고.



고민3. 피아노


이런 빌어먹을 피아노. 이렇게 나를 심난하게 만들고... 이사를 오면서 다시 피아노를 샀던 이유는 단지 이 집에서 주말에 심심하지 않기 위해서 였다. 근데 지금은 시간 잡아먹는 기계가 됐다. 따라치기 보다는 편곡 공부나 좀 해보려고 했는데 구매 후 4개월 동안 냅다 따라치기만 하고 있다. 소유하고 있는 악보들만 후딱 유튜브에 올리려고 했더니 생각보다 시간이 꽤 걸린다. 자리에 앉으면 한 시간 정도 쳐가지고는 뭐 연습도 안되고 그냥 킬링타임 정도... 연습되려면 3~4시간은 쳐야 되는데 평일에 잘못 앉았다가는 그냥 일과 끝이다. 계속 칠꺼냐 말꺼냐에 대한 고민은 이미 수도 없이 해서 그냥 돌아보지 않고 이 놈이랑은 평생 갈꺼다. 단지 시간 분배가 좀 필요하다.



고민4. 블로깅


6학년때까지 공책에 일기를 쓰고, 고등학교까지는 다이어리에 일과 체크를 하고, 2002년부터 도메인을 사서 개인홈피에 공개 일기식의 글들을 쓰기 시작했다. 사진도 올리고, IT관련 글도 정리하고 잡다한 것들도 하나 둘씩 쓰다보니 어느새 게시물이 2천개가 넘었다. 질보단 양이 되어 버렸지만, 가끔씩 추억도 돋고 내가 쓴 지도 모르게 포털에서 검색될 때는 정말 뿌듯하다.ㅋ 허나, 이런 글들을 올리는 것도 남들이 볼 것 까지 감안하고 정리하면 방심하다가 또 시간이 후딱 가버린다. 이쁜 사진도 하나 편집해서 올려주려면... 쩝... 그 뿐이냐, 동영상 찍어서 PC에 옮겨서 편집하고 인스타, 페북, 유튜브 마다 올리는 것도 토나온다. 토나오고 시간도 좀 소요되나 기록을 남기는건 나에게 얼마 남지 않는 좋은 습관 중에 하나, 이런 흔적마저 없었다면 대체 뭐하다가 세월이 다 흘러갔는지 알 수 없을 일이다. 직업이 바뀌지 않는 한 IT 관련 글들을 계속 올릴 것 같긴 한데, 너무 잡다하게 카테고리가 많아서 이런 것도 정리를 좀 하긴 해야 하고. 새롭게 마음 잡는 김에 다른 블로그 프레임워크로 넘어가고 싶기도 하고, 티스토리도 언제 없어질지 모르니, 근데 백업/복구가 잘 될지도 모르겠고. 개인사와 코딩도 블로그에서 좀 분리하는게 맞는거 같은데, 그럼 또 개인사는 올리고 여기서 코딩은 저기서 올리고, 이런 것도 좀 이상하고. 이것도 고민을 좀 해야 된다.



고민5. 헬스


헬스장에 있는 시간은 약 2시간 30분. 1시간 40분 운동, 30분 스트레칭, 20분 샤워. 사우나 하는 날은 운동 -20분. 최소 운동 시간이 1시간 20분인데 한 2년전쯤 부터는 강도를 많이 낮췄다. 웬만하면 무거운거 안들고, 팔 두꺼워 지는거 안하고... 유산소 위주의 운동을 했다. 어쨌든 꾸준히 운동하니 아픈데는 없는데 거울 속의 내 모습이 계속 야윈다고 해야하나.ㅋ 아프지 않은 것에 만족을 해야 할지, 아니면 어짜피 1시간 20분 운동하는거 빡시게 해야할지 고민이다. 요즘 먹는것도 부실한데... 사실 꼭지 돌 정도로 힘빼고 나면 다음날 아침에 알람 소리가 잘 안들리고 온몸이 아파서 일어나기도 힘들긴 하다. 여기에 식단관리까지 하면 몸짱되는 거죵! 하지만 꾸준히 하기가 힘들다는게 단점. 2주마다 남양주 다녀오느라 주말에 이틀 쉬고, 회식이나 기타 술자리들 생겨서 다음날 쉬고 하다보면 계획이 틀어진다. 타협이 필요하다. 허벅지를 포기할껀지, 팔뚝을 포기할껀지, 등짝을 포기할껀지, 왕짜를 포기할껀지.(가슴은 포기못함) 다 포기하면 9시까지 자도 되는데, 새벽 3~4시까지 놀아도 되고.(솔깃!)


고민 끝.



이 정도... 웃기는게 이 고민들을 해결하지 않았더라도 잉여시간에 저 중 하나는 하고 있어야 하는데 잉여짓거리하고 보낸다는게 함정. 어쩌다 못다한 업무 좀 볼라하믄 피아노가 치고 싶고, 피아노 좀 칠라하믄 책이 보고 싶고 영화도 보고 싶고... 이러다가 결국 영화 틀어놓고 누워서 핸드폰 게임이나 한다.ㅎㅎ 저 고퀄리티의 고민과는 너무나도 상반되는 현실세계. 아무래도 그 귀한 시간에 쇼팽을 치면 파가니니가 서운해 하고, 삼국지를 읽으면 조선시대가 서운해 하고, AWS를 보면 GCP가 서운해 해서 결국 아무것도 안하는 것 같다. 푸핫! 


자~ 하나씩 풀어보즈아~~~




WRITTEN BY
손가락귀신
정신 못차리면, 벌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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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라 에너지

Daily/Diary 2013. 11. 23. 05:14

 

 

운동 1, 출근 1.5, 업무 8, 퇴근 1.5
하루 중 귀에 이어폰을 꼽고 있는 시간을 따져보니 약 12시간. 놀랍다;;
하루 반나절 음악을 틀어놓고 귀를 혹사시키고 있다.
때로는 조용한 것도 좋은데 귀에 집중하지도 못할꺼면서 왜 이런 습관이 들었을까나.
출퇴근 시간에 무엇을 할까 고민하다보니 또 실의에 빠져버렸다.

 

누구나 하고 싶은 것이 있다. 지금의 나는 운동, 음악, 학업 등을 두고 많은 고민을 한다.
언젠가부터 배움이 즐겁지만, 나이를 생각하니 과목 선택에 있어서 조금 더 신중해진다.
마음 같아서는 유치원으로 돌아가 모든 순간들을 놓치지 않고 다 익히고 싶지만,
이 나이에 시간내서 ABC부터 다시 배우자니, 죽기전에 쓸데나 있을지 걱정이다.
무엇이 지금의 나에게 더 실용적인지, 무엇이 나에게 더욱 행복을 가져다줄지.
이런 고민들로 몇날 며칠을 허비하였다.

 

살기 위해 돈을 벌어야 한다. 돈을 벌려면 일을 해야 한다. 일을 하려면 기술이 필요하다.
현재의 내 기술은 그저그런 편이며 마흔이 넘으면 관리자 급 이상의 기술이 필요하다.
이력서 기재용이던 부끄러운 학력과 경력마저 보완이 필요함이 느껴졌다.
경력이야 어쩔 수 없는 일이고, 학력은 이제와 석박사에 도전을 해야 하나.
만약 도전한다면 경영이냐 컴퓨터냐...
일하면서 돈을 벌면서 공부를 하면서 저축을 해야 하는데, 이게 말이됨?? 후...

 

역사, 세계사, 성경, 영어에도 재미를 느낌. 이를 어찌하면 좋음?
이걸 다 할 시간도 없을 뿐더러 돈은 언제벌음? ㅜㅜ 피아노는 대체 어떡해야대 내다버림?? ㅠㅠ
자신감과 열정은 오버페이스. 하지만 손을 못대고 있다. 이렇게 손을 못대고 있다.
결국 우선순위 생각하다가 아무것도 못하고 있다.

 

그러다 보면 '그냥 가만히 지금처럼 살까' 라는 생각이 든다.
위의 것들은 소위 말하는 공부라는 것에 포함됐던 것들인데 지금 내가 저걸 한들 뭐가 달라지지.
핸드폰 게임하고 싶으면 하고, 졸리면 자고, 영화보고 싶으면 보고, 술먹고 싶으면 먹고.
이렇게 살아도 지금까지는 잘 버티고 있는데, 행복한거 같은데...

 

글로 쓰다보니 드디어 뭔가 정리가 되는듯 하다. 학위는 사실 현실에서는 거의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에 배제.
난 지금 내가 하고 싶어 하는 것들을 나열해 놓았다.
난 이것들을 자격증 따듯이 하나씩 마스터하고 끝내버리고 싶었던 것이다.
실증을 느끼거나 하여 중도포기 하게 될 경우, 그 때문에 그 시간에 다른것도 못하게 됐다고 자책할 것을 두려워 했다보다.
잠은 마스터 할 수 없다. 술도 마스터 할 수 없다. 그냥 하고 싶을 때 하면 되는 것들이다.
공부라고 생각하지 말자. 부담도 갖지 말자. 진짜 재미를 느껴서 하고 싶은 거라면, 언제든 그냥 하고 싶을 때! 즐겁게!!
하루의 에너지 극대화 시키기 프로젝트!

 

그때그때 다르지만... 당분간 이렇게 생각하기로... ㅋㅋ


WRITTEN BY
손가락귀신
정신 못차리면, 벌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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