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획'에 해당하는 글 11건

2022년 이슈

Daily/Diary 2023. 1. 1. 21:29

 

2022년도 이렇게 지나갔다. 역시 45세에 혼인한다던 말은 개소리였다. 구차하게 질척거려본다면 만 나이로 따졌을때 대에충 2023~24년이긴 한데...ㅋㅋ

 

 

1. 판교

 

8월에 회사가 판교로 이전하면서 다시 독립을 하게 됐다. 진접까지 거리상으로는 50km 지만 내가 출퇴근하는 시간에 출근 40분, 퇴근 30분 밖에 걸리지 않았는데 힘들다고 투정대며 집을 나왔다. 부모님의 잔소리가 어지간히 힘들었나보다? 라고 남일마냥 얘기하고 지나가련다. 아무튼 그렇게 5개월 정도 지났는데, 뭐 그럭저럭 괜찮다. 딱히 좋을 것도 없고, 나쁠 것도 없고... 평일에는 야근하고 집에 와서 잠만 자는데 요즘 금리에 이자 나가는거 생각하면 잔고는 항상 그대로고... 그래서 돈을 많이 벌어야 한다는건가ㅎ 당연한 소리지만... 게다가 판교 물가는 그냥 미쳤다. 삼성동에 비해 밥값은 두배, 헬스비는 세배를 더 주고 생활하고 있다. 거품도 이런 개거품이 없다. 비싸게 팔아도 다들 법카로 긁어대니 상점들이 버릇만 나빠진듯?

 

2. 허리

 

그 와중에 해피한 일도 있었다. 허약해 보이는 트레이너가 영업 들어오면서 기본적인 신체 체크를 해줬는데, 걸을 때 상체가 앞으로 기울어져서 무릎에 통증이 있을 수 있고 기울어진 상체를 피려다 보니 허리에 통증이 있을 수 있다는 기가막힌 진단이 나왔다. 쉽게 말해 무게 중심이 앞으로 쏠려서 걷는다는 내용. 반대로 무게 중심을 뒤로 하고 걸어보니 오히려 코어에 힘이 빡 들어가서 아랫배에만 힘이 들어가고 허리가 너무 편했다. 더 웃긴건 난 무게 중심을 뒤로 했다고 생각하고 거울을 봤는데 전혀 뒤로 젖혀지지 않은 정상적인 걸음으로 보였다. 그만큼 내가 앞으로 쏠리게 하고 걸었다는 얘기이다. 뭐 급한게 있다고 그렇게 상체 하체 따로 놀았을꼬... 그렇게 무게중심을 뒤로하고 요즘은 스쿼트까지 하고 있다. 2월인가 살짝 허리 아프고 나서는 현재까지 엄청 쌩쌩하다. 근데 헬스는 몇살까지 해야 할까...

 

3. 식물집사

 

이건 정말 태어나서 생각도 안해봤던건데 내가 이렇게 될 줄이야ㅋ 신축빌라에 들어온 첫날 베이크아웃을 하면서 새집증후군을 얻고, 그 해결책 중 하나로 공기정화식물이 효과적이라는 글을 보게 됐다. 어떤걸 사야할 지 막막했지만, 당근에서 가장 저렴한 것으로 선택했고 그것이 바로 스파티필름이었다. 그 후에 알파돔시티에 널려있는 식물들이 모두 공기정화식물이란 것도 알게 됐고, 나름 공부도 좀 해보다가 양재화훼단지에 가서 쇼핑을 하기 시작했다. 지금은 집안의 공기를 정화하는 식물들을 위해 열심히 밥주고 재워주고 그러고 있다. 실내 공기가 정말 좋아졌는지는 알 수 없지만, 책임질 생명이 늘어났고 또 잘 자라고 있는 그들을 보고 있으면 뿌듯하기도 하고... 풀멍도 가능하고ㅋ 나름 괜찮은 취미하나 추가요~

 

4. 회사생활

 

한 해동안 그 어떤 자기계발에 대한 계획도 없었던 것 같다. 회사에 전념해야 했었고, 실제로 1년동안 거의 매일 야근을 했고, 야근이 익숙해져서 딱히 힘들지는 않았다. 개인시간이 좀 부족했지만 마지막 2개월동안 휴가 오지게 썼어도 딱히 한게 없는걸 보면 개인시간이 많다 해도 지금은 딱히 뭘 해야할지 모르겠다. 그저 회사 생활이 조금씩 지쳐간다. 나이가 많아지면서 어린 분들 모시는게 참 거시기 하다. 최대한 노인네 대우는 받고 있지만 가끔씩 선을 넘을랑 말랑 하면서 거슬릴 때가 있는데 그럴 때가 참 거시기 하다. 회사가 직급체계로 가는건 맞는데... 아직도 적응이 안되네 덜 늙어서 그런지... 내가 바뀌어야지. 혼자 집에와서 시팔 저팔 해봤자 뭐가 풀리는 것도 아니고, 내 정신만 피폐해지지. 아직도 10년은 더 버텨야 되는데 거참ㅋ

 

5. 고혈압

 

7월에 건강검진한 이후로 혈압이 우상향을 그렸다. 135정도로 시작했다가 160을 찍고나서 처음으로 고혈압 약을 먹기 시작했다. 그리고 3일만에 정상수치까지 떨궜다. 술을 자주 마시기는 하지만 꾸준한 운동이 모든 것을 해결해 줄거라 생각했는데, 뇌졸증을 앓으셨던 할머니와 아버지의 피가 더 강한 듯 하다. 웬만해서는 약 같은거 안먹는 스타일인데 혹시라도 혼자 있다가 잘못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ㅎ; 내 생활방식이 고혈압에 적합하다고 생각하지 않아서 인정하고 싶진 않지만 억울해도 소용없다. 앞으로 얻을 병이 더 많아질테니. 내 힘으로 안된다면 약에 의지하는 수 밖에.

 

6. 장례


크리스마스 직전에 집안의 가장 연장자이신 외할머니의 장례를 치르며 회복하는데 꽤 시간이 걸렸다. 내가 장가갈 때까지 절대 눈 못 감는다고 항상 말씀하셨는데 결국 지켜드리지 못했다.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거의 25년만에 상을 치뤄보니 3일 동안 육체적/정신적으로 너무 힘들었는데, 식구들이 많아서 서로에게 위로가 될 수 있었고 큰 힘이 되었다. 우리 식구들은 더욱 끈끈해졌고, 외할아버지의 장례가 외할머니를 성당으로 인도하셨듯, 이번 장례로 가족 일부를 천주교로 인도하셨다. 그 무엇보다 원하신건 내가 다시 성당을 다니는 것이었는데... 그러고 보니 외할머니께서는 특히 나에게 바란게 많으셨는데 아무것도 해드린게 없네.

 

 

※ 2023년 계획

 

올해도 그냥 열심히 살면 될 것 같고, 추가적으로... 하루종일 TV보면서 멍때리지 말고, 남 욕 좀 그만하고, 즐거운 취미 찾고, 내가 누구인지 꼭 찾기를...


WRITTEN BY
손가락귀신
정신 못차리면, 벌 받는다.

,

2022년의 시작

Daily/Diary 2022. 1. 1. 02:10

2022years

 

피곤하다. 힘들다. 하지만 재미있고 행복하다...

 

2021년 신축년(흰소띠해)은 44살로 딱히 좋아하지 않는 숫자가 두개나 들어있는데도 나름 운이 좋은 해였다. 일단 기억나는 악재가 없었다. 수년째 그렇긴 하지만... 올초에 쓴 반성문을 보니 원룸살던 그때가 조금은... 아니 매우 그립다. 벌써 1년이 지난것도 신기하고, 지금이 한 해가 끝나는 12월 31일이 맞나 싶기도 하고... 11월부터 크런치 모드에 돌입했더니 정신을 차리기가 힘들다. 이 힘든 와중에도 결산은 해야지. 2021년의 이슈들을 한번 돌이켜 봤다.

 

 

1. 합가

 

같이 사는게 효도라고 생각하고 살림을 합쳤지만, 생각처럼 쉽지는 않았다. 혼자 살다가 다시 돌아와보니, 누군가와 함께 산다는 것은 정말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 누군가가 부모님이더라도... 나를 향한 부모님의 걱정이 점점 더 커져간다. 과도한 부모 사랑이 부작용을 일으키고 있다. 하루에 부모님을 마주치는 시간도 얼마 안되는데 신기하기도 하지. 함께 살면 부모든 형제든 누군가는 참아야 하고, 누군가는 이해해야 하고, 누군가는 희생해야 한다. 가족끼리 그렇게 사는 것이 이상한 일은 아닌데... 하... 혼자 살고 싶다. 아니면 둘이... 부모님이 그립다면 자주 찾아뵈면 된다. 용돈을 더 드리면 된다. 같이 살지 않으면서도 효도할 방법은 많지 않을까. 마침(?) 3월부터는 판교로 출근을 해야 한다. 다시 한번 선택의 기로에 서야 하는 날이 머지않아 올 것 같다.

 

 

2. 이직

 

한 회사에 조용히 있으면서 6년이란 박봉의 시절을 보냈다. 이래저래 아끼고 살면 모을 수 있으니 박봉인 줄도 모르고 만족하고 살았는데, 나와보니 박봉이었다. 다행히 그 곳은 너무도 일이 없어 한가로이 보냈으니 대충 퉁이라 치자. 이직할 때 즈음에 '네카라쿠배당토' 등의 회사들과 더불어 개발자 버프가 생기면서부터 개발자들의 몸값이 많이 높아졌다. 그렇게 SI 란 생소한 직군을 선택했지만 적응하기도 전에, 또 한번의 기회가 찾아왔다. 그리고 두번의 이직 후 지금까지 크런치 모드가 이어지고 있다. 불과 1~2년 전까지만 해도 잉여시간에 무엇을 해야 할까 고민을 많이 했었는데... 물론 워라밸 좋다. 그게 사는 맛이지.  하지만 그렇게 몇년을 살았는데도 만족을 주지는 못하더라. 못가졌을 때나 갖고 싶은 거지, 가지고 나면 기존의 상상은 다 허상이 된다. 지금은 닥치고 개발이다. 그때가 굳이 노력을 하지 않아도 되는 자리였다면, 지금은 최선을 다해야 하는 자리이다. 모두의 기대가 크고, 잘하고 싶고, 잘해야 한다. 어깨가 무겁다... 털썩...

 

 

3. 운동

 

2월 쯤이었나. 집에서 맨몸으로 스쿼트 하다가 디스크가 터져서 한달쯤 고생했던 기억이 난다. 그렇게 허리 개입 운동을 피하다가 레그 컬/프레스와 익스텐션에 반해 버렸다. 하체는 물론이고 몇일을 앉아 있어도 허리에 통증이 생기지 않았다. 그걸 알게 된 순간부터 하루에 한시간씩 레그 컬/프레스, 익스텐션을 꾸준히 했다. 얼마 전까지는... 거리두기 때문에 헬스장을 못가면서 이번에는 집에서 스쿼트를 연구(?) 하다가 드디어 맨몸 스쿼트에 성공했다. 44년만에 만족스러운 자세, 느낌(?) 나옴.ㅋ 하지만 그건 몇달전 얘기고... 지금은 7시출근, 23시퇴근, 안피곤하면 홈짐 1시간. 이게 요즘 루틴이다. 주말도 여지없고. 게임에 미쳐있을 때도 눈알이 이렇게 힘들어하지는 않았었는데 지금은 눈에 좋다는 약은 다 먹고 있다. 보통 12시간은 계속 앉아서 모니터만 보고 있으니... 체력이 받쳐줘야 하는데 꾸준히 운동할 여건이 안되네. 등산은 시간도 없을 뿐더러 다치면 짤릴지도 모르니 일단 참는 중. 당분간 집에서 시간 날 때마다 홈짐으로 몸만 풀기로.

 

 

4. 연애

 

작년 사주풀이에서 2022년에 결혼운이 있다길래 용기내서 한번 찔러봤는데 역시나... 꽝이었다. 이 나이에도 찝쩍거릴 수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올해도 어김없이 우리은행의 사주풀이를 보았다. 여전히 2022년에 남쪽에서 귀인을 만날 수 있다고 한다. 남쪽이라면... 판교인가.ㅋ 정말 마지막이다. 1년만 더 믿어봐야지.

 


 

* 계획

 

2022년 임인년(검은 호랑이해)은 피아노고 나발이고 일단 닥치고 개발. 지금처럼 꾸준히 건강하게 열심히. 하루에 딱 2시간만 고정으로 다닐 수 있는 헬스장만 있으면 좋겠는데, 일단 거주지가 확정되기 전까지는 대기. 가장 중요한... 주거지 선택에 만전을 기하기. 지금은 연봉이 얼마던 그런건 중요하지 않다. 그저 집 가진 백수의 승리. 그렇다고 해서 최고점에 물리지 않기. 서두르지 않기. 2022년 12월 31일에 기쁜 마음으로 다시 결산할 수 있기를...

 


WRITTEN BY
손가락귀신
정신 못차리면, 벌 받는다.

,

남도 여행

Daily/Diary 2021. 3. 28. 23:10

3월 말에 사라지는 휴가 5일을 써야하는 바람에 간만에 휴가 계획을 세워야 했다. 주말까지 하면 총 9일인데... 코로나 때문에 해외는 제외. 가까운 곳은 주말에도 갈 수 있으니 제외. 하니 그나마 먼 전라도, 경상도, 제주도 셋이 남았다. 경상도랑 제주도는 아무래도 관광지가 많은 편이니 걷고, 산책하고, 구경하고... 이걸 혼자하기에는 조금... 몇 번 해보기도 했고... 해서 제외. 하고나니 전라도 하나 남았다. 멀어서 한 군데만 다녀오기엔 기름값 아까운 곳들을 쓸고 오겠다는 일념하에 컨셉은 정해졌다. 자연과 함께 하는 여행? ㅋㅋ 조금더 구체적으로는 등산과 풍경, 꽃축제 위주로 8박 9일을 돌아보기로 했는데 마지막 토요일과 일요일의 기상이 비로 예정되어 있어서 일단 최소 6박으로 정하고 일정을 짜봤다.

초록창에서 '가볼만한곳' 을 검색하면 지역별로 인기 순위의 리스트를 볼 수 있다. 그 중에 내가 갈 전라도 부근의 시/군 별 리스트에 식당, 숙소, 등산로, 코스 정하는데 까지 꼬박 며칠 걸렸다. 코스도 물론 최단거리 위주이지만 아침에 꼭 봐야할 곳, 점심에 봐도 괜찮은 곳, 저녁에 봐야할 곳, 날씨가 맑아야 할 곳, 구름이 있어도 되는 곳, 비가 와도 되는 곳 등을 고려해서 정했고, 등산로는 통제구간 체크하고 되도록 짧은 코스이면서 볼 게 많은, 주차장도 일찍 도착한 사람들만 쓸 수 있는 등산로에 가까운 알려지지 않은 주차장, 숙소는 걸어서 식당에서 지역 특산물과 함께 술한잔 할 수 있는 곳으로, 또 정상 영업중인지 확인, 개화 상태는 3월말에 접어드는 이 순간 어느 정도 진행되고 있는지 등을 파악하고 나니 일정 짜는데만 며칠 걸려 안걸려? 최소 6박을 가려니 챙길 것도 많았다. 등산마다 갈아입을 옷들, 물, 프로틴, 비타민, 비상약, 진통제, 침낭, 핫팩에 손톱깍기 까지.

여느때 새벽 등산갈 때처럼 이것저것 준비하다가 결국 잠은 3시간 자고 휴가는 시작됐다. 아래는 휴가 맵과 일정표이다.

 

 

1일(20일 토요일: 비)
- 마이산(진안) - 산수유마을(구례) - 천은사 - 화엄사 - 세량제(화순)

2일(21일 일요일: 구름)
- 무등산(화순) - 유달산(목포) - 팽목항(진도) - 신비의바닷길

3일(22일 월요일: 맑음)
- 월출산(영암) - 대한다원보성녹차밭(보성)

4일(23일 화요일: 맑음)
- 천관산(장흥) - 소등섬 - 낙안읍성민속마을(순천) - 여수해상케이블카(여수)

5일(24일 수요일: 구름조금)
- 영취산(여수) - 남해독일마을(남해) - 다랭이마을 - 망운산

6일(25일 목요일: 맑음)
- 남해금산 - 남해패러글라이딩 - 여좌천로망스다리(진해) - 경화역벚꽃길

7일(26일 금요일: 구름조금)
- 해인사(합천) - 가야산

 

남쪽 지방 진달래 산들 쏵다 다녀오려고 했는데 황매산, 천주산, 화왕산은 아직 덜 핀 바람에, 토/일요일에 비가 예보되어 있기도 하고, 해서 6박 7일로 자연과 함께 하는 극기훈련(?)을 마쳤다. 혼자 6박 동안 계획했던 코스들을 모두 돌고 나니 뿌듯하다. 비오고 흐리고 강풍까지 있었지만 모든 일정을 소화 했으니 운도 많이 따른 듯 하다. 어느 한 곳도 아쉬운 곳이 없었고, 모든 순간이 감동이었다. 목포 홍어삼합, 벌교 꼬막, 여수 꽃게장 등의 현지 먹거리까지. 일정의 저 하루하루가 주말에 시간내서 하나씩 다녀와야 하는 코스인데 그렇게 일곱번 왔다갔다 하면 기름값만 아깝지. 그래서 언젠가 한번에 다 돌아보면 좋겠다 싶었는데 이렇게 기회가 왔네. 가장 힘들었던건 아무래도 코로나로 인한 숙소 선정이었다. 방역이 그래도 잘 갖춰진 호텔급들은 혼자 이용하고 새벽 5시에 일어나야 하는 나에게는 너무 낭비였고, 그래서 후미진 찜질방 위주로 전전하다가 남해에서는 시/군 전체에 찜질방 휴업령이 떨어져서 모텔도 이용하고... 최악의 경우를 대비해 차박할 준비까지 하고 침낭도 챙겼으나 등산한 나에게는 샤워가 꼭 필요했다.ㅜ 숙박이야 어디서든 씻고 싸게 잘 수만 있는 곳으로 생각했으니까 이 정도면 선방한셈. 식사도 아침 점심은 챙겨간 바나나와 찐게란으로 잘 때웠고. 등산시 진통제 먹고 파스 무지하게 바르고 다녔는데 크게 좋지도 나쁘지도 않았음. 일부러 적당한 코스로만 다닌건데... 후유증으로는 7일 동안 9등산을 해서 그런지, 피곤할 때 주로 생기던 포진들이 지금 팔에 점점 퍼져가고 있고 발목과 종아리가 많이 부었다. 참고로 난 청바지 핏 때문에 종아리 운동은 1도 안하는데 이번 9등산으로 펌핑이 제대로 됐다. 느낌 완전 좋은데 이번주 안에 다시 다 빠지겠지.

내일부터는 밀린 일들도 해야 하는데, 지금은 그저 저 코스들을 언제 다 블로깅 할지가 걱정될 뿐...

 

 


WRITTEN BY
손가락귀신
정신 못차리면, 벌 받는다.

,

2020년 12월 31일 월미도

 

 

스피드하게 2020 결산을 하긴 했지만, 반성할 게 별로 없다고는 썼지만 한 달 전인 그때만 해도 정신머리가 어디 고여 있었던 것 같다. 전 세계가 코로나니까, 모두가 힘드니까, 나도 그냥 이렇게... 한 해를 보냈던 것 같다. 그렇게 살아서 뭐 문제 있어? 라고 묻는다면 문제는 없지만 발전 없는 하루하루가 좋니? 라고 말하고 싶다. 근데 왜 그러구 있니? 라는 물음에는 할 말이 없어 이렇게 또 반성문을 써본다. 12월 31일에 월미도에서 석양을 보며 정신 차리려고 했는데 그날부터 시작된 음주가 오늘에서야 글을 쓰게 만들었다.ㅋ

 

그 힘든 1년간의 코로나 시대에, 집값은 2배가 됐고, 코스피는 3천을 넘었는데, 월급은 그대로고,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 자들은 오히려 바보가 됐다. 딱 1년만을 보자면 그렇다. 내 노력으로 생긴 보상 보다, 운으로 생긴 보상이 더 크게 되니, 피땀의 가치가 이렇게 초라할 수 없다. 이렇게 신분 상승의 기회를 주는데도 제대로 못 받아 먹은 게 아쉬울 따름. 뭐 이런 얘기를 하려는 건 아닌데, 아무튼... 

 

코로나로 인한 재택근무가 많아지고 개인 시간도 많았었는데, 열정적으로 아무것도 하지 않은 시간이 너무 많다. 결과적으로 많이 실망스럽다. 흔히 사람들이 시간을 돈에 비유한다. 이 시간이란 돈은 쓰려고 하지 않아도 계속 돌아가고 쓰이고 있다. 그런데 이 소중한 시간을 한순간이라도 아무 생각 없이 보낸다는 게 과연 정상적인 삶일까. 다음 주면 싱글라이프도 끝나고... 지금이 딱 재정비하기 좋은 시기다. 각자 삶의 방식은 모두 다르지만, 올해 나는 이 시간을 의미 있게, 집중적으로, 효과적으로 쓰는 것을 목표로 하고 정리 한번 들어간다.

 

 

1. 잠은 최고의 보약.

 

하루에 사용할 에너지를 충전하는 시간. 규칙적인 시간에 잠들기. 5시간을 자도 일어나기 힘들고 6시간을 자도 일어나기 힘들면 5시간만 자는 게 맞다. 8시간쯤 자면 쉽게 일어나지만, 그럼 아무것도 못 하고 맨날 회사<->집만 반복하다가 하루가 끝날 것이다. 4시간을 자면 가끔 알람 소리가 안 들릴 때도 있으니 난 5시간만 자는 것이 맞는 것 같다. 점심시간 쪽잠은 안 자는 걸로... 점심 먹고 몇 분 자는 게 꿀이긴 하지만 점심 먹고 바로 잠이 들면 속도 편치 않고, 정작 밤에는 제시간에 못 잘 수도 있다.

 

 

2. 출퇴근 시간 활용.

 

자가 이용 시는 아무것도 할 수 없고, 대중교통 이용 시는 이게 참... 사람 많을 때는 낑겨서 아무것도 못 하는데 그렇다고 왕복 세시간을 포기하는 것도 아깝고... 갈아타느라 잠도 제대로 못 자고. 약 20년간을 돌이켜 보면 뭘 하던 결국 몽롱하게 있다가 잠으로 이어졌음. 어쨌든 잠들면 어쩔 수 없는 거고, 핸드폰/태블릿 활용하는 게 최선이겠지.

 

 

3. 업무 및 자기계발

 

사실 이거때매 작년에 망했다고 내가 지금 이 글을 쓰는거다. 하루 중 시간을 가장 많이 할애하는 업무시간과 자기계발시간. 이 시간에 얼마나 집중할 수 있느냐에 따라서 더 많은 시간을 확보하거나 잃을 수 있다. 재택 하면서 생긴 심각한 버릇이 일 하다 말고 자꾸 딴짓하게 된다. 감시자들이 없어서 그런 건지. TV 틀어놓고, 음악 틀어놓고 그러니 1시간이면 끝낼 일을 2시간, 3시간이 넘도록 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고 전기 충격 같은 걸 설치할 수도 없고, 이건 그냥 다 끄고 다시 집중하도록 노력하는 수밖에. 뽀모도로 앱도 일단 깔아봤다.ㅋ

 

 

4. 헬스

 

한 달이 넘게 헬스를 못 했고, 안 했다. 못한 이유는 헬스장 셧다운 때문이고, 집에서조차 안 한 이유는 이거 뭐 무게도 칠 것도 없고 시간만 낭비하는 거 같아서 아예 아무것도 안 했다. 그런데 코로나뿐 아니라 언제라도 전염병이 돌면 또 같은 상황이 반복될 것이 뻔하다. 이제는 자의로 헬스장을 꾸준히 다닐수 없는 세상이 왔고 나는 홈 짐을 선택했다. 이것도 방 하나를 다 차지 하니 쉽게 결정할 수는 없다. 이제 나이도 계속 들어가고 하니 중량도 필요 없고 내가 평생 무리 없이 할 수 만큼만 해서 최소한으로 준비해 보려 한다.

 

 

5. 음주

 

고질병... 시간 빨아먹는 주요인.ㅋ 사실 한 2년간 혼자 있으면서 술을 진짜 적당히 잘 마셨다. 혼술할 때는 마실만큼 마시지만, 오래 마시지도 않고, 많이 마시지도 않고, 흔히 말하는 반주로 기분 좋게 마셨지. 이렇게만 먹으면 문제없는데, 날 잡고 지인들과 만날 때가 문제. 과할 때는 다음 날 저녁쯤이 돼서야 움직여지니 만 하루를 버리는 셈인데. 이거 안 만날 수도 없고, 분위기 깨지게 덜 먹을 수도 없고. 여우 같은 마누라가 있나 토끼 같은 자식이 있나 핑계거리도 없고. 안타깝지만 간을 새 걸루 바꾸지 않는 한 이것도 방법이 없다. 술 먹자고 선창만 날리지 말아야지.

 

 

6. 효도

 

올해로 부모님이 70세를 넘기셨다. 또한 손자들로부터도 해방이 되셨다. 그리고 내가 합가를 선언했다. 아버지께서 아직 일하시고 두 분 다 아프지 않으시니, 내가 모시고 산다고는 볼 수 없다. 사실 혼자 살면서 내가 이렇게 싱글라이프에 최적화 되어 있는지 몰랐다. 내가 평생 자신 있는게 외롭지 않고 심심하지 않는거다.ㅋㅋ 부모님 잔소리나 심부름이 없어진 것은 덤. 뭐 암튼 그럼에도 불구하고 합가를 결심한 것은 모든 가족의 바램이기도 하고, '가정도 못 꾸렸는데 부모님이라도 책임져야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은 먼 얘기지만, 한 분만 남게 되었을 때 모시려면 그 또한 서로 쉽지 않을 것 같았다. 그냥 일찍부터 함께 살고 있는 것이 자연스러울터. 부모님 돌아가시면 어차피 죽을 때까지 혼자 살 거. 운세에 나온 45살까지 밖에서 버텨보려 했는데... 부질없다.ㅋ 우리 세 식구 살면 큰 소리 날 일도 없고, 나만 잘하면 평생 행복하게 산다. 매일 저녁 함께 하면서 얘기 나누고, 주말도 되도록 함께 보내는 착한 아들 돼야지. 45살 전에 며느리 얻으면 더 착한 아들인데...

 

 

작년 한 해는 이 부모님을 모시는 문제 때문에 정말 고민이 깊었다. 마지막 순간에 내가 원하는 집을 찾고도 맘 편히 계약하지 못하는 나를 보면서 합가를 결심하게 됐다. 물론 지금은 맘이 엄청 편하다. 후련하고. 앞으로 남양주에서의 출퇴근이 걱정이지. 출퇴근하고 운동할 시간만 잘 짜낸다면, 남은 인생 어찌되든 상관읍따! 내년 이맘때 이 글을 보고 부끄럽지 않도록 실천 잘하자. 신축년 새해에도 아프지 않고 소처럼 열심히 일하기! (1월 1일에 눈다래끼 시전으로 액땜 끝!)

 

 


WRITTEN BY
손가락귀신
정신 못차리면, 벌 받는다.

,

2020년 결산

Daily/Diary 2020. 12. 8. 20:17



참내, 그 미친 미세먼지 공습에도 마스크를 안쓰던 난데, 1년을 이러고 있네... 


코로나 3차 대유행이 시작됐다. 남은 3주 가량도 대충 이렇게 지나갈 듯 하여 올해 결산이나 하려고 한다. 근데 올해 뭐 한게 있던가. 올해는 일기를 하루 썼네.ㅋㅋ 뭐 아무래도 별 이벤트가 없다보니... 앞으로도 그럴 예정이지만.


2020년은 깔끔했다. 그냥 코로나의 해. 질병이나 이런건 젬병이라 아는바 없지만, 전 세계의 그 많은 똑똑한 인간들이 치료제 하나 만드는데 해를 넘길 줄은 꿈에도 몰랐다. 이러다 말겠지... 이러다 말겠지... 했는데 참나... 나만 힘든 것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뭐 딱히 힘들다고 할 것도 없다. 단지 회사가 가까워 재택근무가 1도 고맙지 않은 것. 자리세가 아깝다... 또 하나, 반복되는 헬스장 셧다운으로 오히려 몸이 고장날지경, 몸 좀 끌어 올리면 문닫고, 끌어 올리면 문닫고... 지금 또 3주를 이러고 있자니 한숨만 나온다. 마스크 착용하고 운동하기 너무 짜증났었는데, 지금은 운동이라도 하게 해주면 좋겠구먼...



신년운세


건강/재물/뭐... 이제 다 관심없음. 2022년에 결혼운이 있다니 그것만 좀 기대해 보고 2022년에 결혼 못하면 영원히 운세 따위 안본다. 근데 2022년에 결혼하려면 2021년에는 누군가를 만나야 말이 되는건데...



직장


할많하않... 단지 여가시간을 취미활동에서 다시 직무역량강화로 바꿨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겠으나, 그래야 되는 입장이 된거 같아 어쩔 수 없다.ㅋ 그 덕분에 또 쉬어도 쉬는 것 같지가 않다. 놀 땐 놀고 일할 땐 일해야 하는데, 놀 때도 일해야 할 것 같은 심적 부담감이...



헬스


올해도 어김없이 군것질을 너무 많이 했다. 기존에 안먹던 아이스크림까지 추가됐다.ㅋㅋ 강제 셧다운으로 꾸준하게 헬스를 할 수 없게한 것이 나를 이렇게 만들었다. 건강검진에서 아무 이상 없었으니 당분간 이렇게 살아도 괜찮겠지...? 올해는 유튜브 덕분에 헬스 수행 능력 및 요령이 +1 상승했다. 한가지 아쉬운 것은 스쿼트와 데드리프트를 아직도 제대로 못한다는 것. 이론은 더 볼 것도 없다. 웬만한 여자들도 다 드는 40kg 를 들다가도 허리에 살짝 힘이 잘못 들어가면 2주일을 시달려야 한다. 한번 통증이 시작되면 다시는 파워랙에 들어가지 말아야지 생각하면서도, 집에 있으면 맨몸으로 이렇게 저렇게 스쿼트를 시도하니 이것도 병이다... 



등산


시즌 마지막에 내 무릎의 심술에 무릎을 꿇었다. 단풍 시즌에 못간 것이 조금 아쉽고... 그래서 올해를 마지막으로 등산이고 뭐고 다 때려치려고 했는데... 진통제를 아직 안써봤네? 하여 내년에는 진통제와 함께 한번도 도전! 이 무릎이 등산 다녀와서 며칠을 아프거나 그런 단계면 당연히 등산을 하지 말아야 하는게 맞는데, 내려오는 그 순간에만 아픈 수준이라 접기도 애매함.



거주


올해 나를 가장 괴롭힌 이놈의 집. 예전에 가족들과 북적거리며 살았을 때는 전혀 모르고 살았는데, 이렇게 혼자 나와서 조용히 사니 별의 별 소리가 다 들린다. 나는 조용히 사는데 소음을 발생시키는 이웃들로 인해 언제나 손해보는 느낌. 내 착한 신경계에 스트레스를 주는 강도를 굳이 표현하자면... 그냥 패 죽여버리고 싶을 정도? 맞대응 해줄 방법은 많지만 다른 조용한 이웃에게 피해가 될까바 참고 살았다. 다행히 곧 있을 회사 이전으로 이사를 계획 중이긴 한데, 집 알아보는 것도 참 쉬운게 아니다. 지금 집은 답정너였는데, 어떻게 이번엔 맘에 드는 집이 한개도 없을까... 돈은 없는데 눈만 높아짐ㅋ. 네이버 부동산 감시하는 것도 지긋지긋...



* 총평


뭐 이렇게 나름 고통받으며 살고 있다. 작년 이맘 땐 만족도가 100%가 넘었던거 같은데 올해는 코로나와 집걱정 때문에 행복지수가 많이 떨어졌다. 아이러니한건 반성할게 별로 없음...;



내년 계획


곧 이사를 준비하는게 가장 큰 일이 될 것이고... 집에 있는 대부분의 시간에는 직무역량을 강화하고, 꾸준한 헬스, 틈날때 등산... 이렇게 또 건강하게 1년을 보내 봐야지. 아주 가끔 피아노도 치고, 자전거는... 일단 대기. 그럼 이만...




WRITTEN BY
손가락귀신
정신 못차리면, 벌 받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