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8년 9월 14일 금요일
딱 10년 전이다. 따로 살겠다고 나갔다가 3개월 만에 돌아왔던 그 때... 그 때 돌아오지 않았으면 어땠을까. 적어도 지금처럼 아무 생각없이 살고 있진 않겠지. 이 나이에 부모님과 형네 식구와 함께 살고 있는 사람이 몇이나 있으려나. 장가가기 전까지만 같이 살기로 한 것이 어쩌다 보니 10년이 됐네. 이제 조카들도 방이 필요할 때가 됐고 언제까지 이러한 모양으로 살 수는 없으니 또 때가 된 것 같다. 장가는 못가더라도 일단은 나가야겠다. 고민 끝에 독립을 선언했다. 좋은 일이 있어서 나가게 되면야 다들 환영하겠지만, 생뚱맞게 나간다니 분위기가 썩 좋지는 않다. 가장 최악인건 지금의 내 기분... 10년 전에 나갈 때는 해방됐다는 느낌과 처음 해보는 홀로서기에 흥분되고 모든 것이 열정적이고 긍정적이었다. 마냥 좋기만 했었는데 지금은 다르다. 이제 나가면 다시는 같이 살 명분도 없고, 그럴 이유도 없다. 혼자 조용히 살고 싶다는 바램이 있었는데 그로 인한 외로움이 훨씬 더 커서 그런지 가슴 한 켠에 응어리가 생긴 것처럼 먹먹하고 답답하다. 이것도 나이탓인가. 이 나이에 혼자 살게된게 한심해서 그러나. 이러다 말겠지... 지금까지 1도 안본 '나 혼자 산다' 나 보면서 이겨내야지... 이제 나도 혼자 산다.
WRITTEN BY
- 손가락귀신
정신 못차리면, 벌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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