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일 없으시지요?
최근 수년을 별일 없이 지내왔고, 현재는 이 질문을 받으면 그냥 뭐 별일 없다고 하기도 뭣하고, 별일을 열거하기도 뭣하고.
별일에 포함되는 좋은 소식과 나쁜 소식에서 좋은 소식을 굳이 찾자면 사지 멀쩡하게 살아있다는 것이고, 나쁜 소식은 나만 멀쩡하게 살아있다는 것이다.
가족이 일주일 사이에 전부 병원 신세를 지게 되었고, 초반에는 집안일과 병간호와 회사일을 하느라 걱정과 짜증으로 뒈지는 줄 알았다.
건강하게 함께 있는 아주 지극히 평범한 일상을 행복으로 여겨야 하는 이 상황을 온전하게 받아들이기에는 억울한게 많은데...
가끔 첫인상으로 먹고 들어가는 착함이란 것은 사라진지 오래고 "이기심" 으로 이름을 바꿔야 할 정도로 개인주의 성향이 더욱 강해진 듯 하다.
멀쩡하게 일상을 보내는 인간들이 다 부럽고, 부자는 부럽지도 비교하지도 바라지도 않는다.
왜 나에게 이런 일이... 라는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나만 피폐해질 뿐.
탓할 것도 없고, 이게 운명이려니, 팔자려니, 그냥 그러려니 하고 살아야지.
나도 그냥 누워버리고 싶다.
ps. 의사 선생님께
규칙적인 일상을 좋아합니다.
늦잠을 자거나 내 의지와 상관없이 일과를 하지 못하면 짜증이 많이 납니다.
이건 무슨 병일까요?
WRITTEN BY
- 손가락귀신
정신 못차리면, 벌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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