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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봉산 신선대

Daily/Hiking 2020. 9. 21. 23:33

2020. 09. 19.


얼마전 막내이모가 도봉산 오봉쪽에 같이 가자고 바람을 넣고는 몸살로 누우셨다. 다음에 갈까 하다가 타이밍 상으로 이날이 좋을 듯하여 강행하였다. 새벽 3시에 기상해서 기상청을 보니 서울은 아침 3~9시에 비가 예보되어 있었다. 어제 저녁부터 예보되어 있긴 했다. 적은 양이기도 하고 비구름 영상을 보니 북서에서 남동방향이라 강북지방인 도봉산은 이미 비가 오고 그쳤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집 밖을 나가자마자 도로에 비가 쫙 깔렸다. 동부간선도로를 탈 때부터 비는 거의 멈췄고 도봉산 근처는 내 예상대로 거의 비가 오지 않았다. 동네별로 친절하게 예보해 주는 기상청 서비스는 정말 쓰레기 같다. 직접 구름 영상을 보는게 2~3시간 앞을 예측하는데는 훨씬 도움됨. 아무튼...






* 코스 및 소요 시간


04:55 - 송추2주차장

05:05 - 오봉탐방지원센터

05:50 - 여성봉 (30분 휴식)

06:50 - 오봉

07:10 - 오봉삼거리

07:50 - 신선대 (30분 휴식)

09:00 - 오봉삼거리

09:35 - 송추폭포

10:20 - 송추2주차장


40분만에 도착한 도봉산 송추주차장. 신선대가 목표였지만 오봉이랑 여성봉을 보기 위해 도봉탐방지원센터가 아닌 오봉탐방지원센터를 출발지로 정했다. 거리는 조금더 멀지만 도봉탐방지원센터 쪽 주차장은 시간당 1200원, 오봉탐방지원센터 쪽 송추주차장은 일일권 5000원이라 일일권이 속편하다. 참고로 난 4시반쯤 주차장에 들어섰는데 주차장에 일하시는 분들이 없어서 공짜로 이용했다; 들어올때 돈내고 나갈때는 프리패스하는 시스템... 역시나 사람이라고는 나밖에 없고 난 또 이 깜깜한 산길을 홀로 나선다. 4시55분 주차장에서 출발. 오늘은 원래 여성봉에서 6시 20분에 일출을 보려고 계획했었다. 5시 50분에 도착해서 보니 와우~ 생각치도 않았던 확 트인 여성봉 뷰가 놀라웠다. 고작 1시간도 안올랐는데 이런 멋진뷰를 볼 수 있다니. 연신 감탄하며 일출을 기다리는데 떡하니 앞을 가로막고 있는 오봉 능선 때문에 과연 멀쩡하게 일출을 볼 수 있을지 의문이었다. 그냥 시간만 되면 어디서든 일출을 잘 볼 수 있을 거라는 자신감은 어디서 온것인지... 




6시 20분까지 기다려보다가 여긴 자리가 아니다 싶어 일출을 포기하고 오봉을 향해 다시 걸었다. 이제 날도 환해졌겠다 후레시도 넣고 편안하게 걸었다. 30분 정도 걸으니 금새 오봉에 올랐다. 아... 여성봉에서 기다린 30분이 아니었으면 여기서 장관을 보는 것인데 조금 안타까웠지만 오늘은 또 기대도하지 않았던 운해가 예술이었다. 서울에서 이런뷰... 실화? 대충 수락산, 불암산 정도로 예상하고 신선대를 향해 발걸음을 옮긴다. 오봉에서 신선대까지는 약 1시간 정도 걸렸는데 이 코스는 조금 버라이어티하다. 오봉탐방지원센터에서 오봉까지는 약간의 경사, 약간의 계단이 있어 오르는데 전혀 문제가 없었는데 오봉에서 신선대 코스는 난간을 잡고 오르내리는 구간이 꽤 많다. 근력이 부족한 여성 유저들은 조금 힘들수도 있다. 토나올 정도는 아니었고 적당한 놀이 수준? 아무튼 적당히 재밌는 정도였다. 




그렇게 8시에 신선대에 도착했는데 이게 웬걸 '사장님 나이스샷~' 뷰 예술이얌~ 정상에는 이미 장비로 무장한 사진사 두분이 작품을 만들고 계셨다. 그분들도 감탄하고 있는걸 보니 '이거 정말 비싼뷰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적당히 사진을 찍고 송추폭포 방향으로 내려갔다. 신선대 바로 밑에서 새끼 고양이를 발견했는데 어찌 산짐승들 틈에서 용하게 살아 저렇게 돌아다니나 싶었다. 너무 이쁘게 생긴 냐옹이. 지못미~ 오래오래 잘살아~ 이제부터는 공포의 내리막이 시작된다. 뚜벅뚜벅 지루하게 내려가다보니 1시간 10분 만에 송추폭포가 나왔다. 장마 끝난지 좀 되서 그런지 물살이 약함... 계속해서 계곡을 따라 내려오다가 송암사 라는 절을 보았지만 패스... 그리하여 10시 20분에 주차장에 다시 복귀했다. 유후~




도봉산 등산 소감은... 역시 북한산 국립공원이다. 강북쪽의 많은 산들을 내려다 볼 수 있는 전망과 기암괴석이 훌륭했다. 북한산에서는 도봉산을 바라보고 도봉산에서는 북한산을 바라보는 장관 또한 기가 막히다. TOP 산 in 서울로 인정. 한가지 의아했던 것은 그 새벽에 다른 산을 오르면 갖은 새소리, 물 흐르는 소리, 짐승들 지나다니는 소리, 바람에 날리는 낙엽소리, 벼라별 소리가 다 들리는데 내가 간 오봉 코스는 정말 음소거 모드. 진짜 내 발자국 소리밖에 들리지 않았다. 신기해서 도대체 언제 소리가 날까 했더니만 송추계곡 쪽으로 내려올 때 그 때부터 물소리, 매미소리가 들리더만. 서울이라 그런가 왜 새소리도 안난대? 약간 삭막한 느낌도 있었지만 나름 신박한 경험이었음ㅋ 


그리고 또 하나의 숙제. 내 무릎팍... 등산을 위해 하체운동과 파워워킹으로 무릎 테스트 준비를 마쳤었는데 코로나 2.5 단계로 인한 헬스장 휴업으로 2주간 운동을 못했었다. 한주만에 다시 몸상태를 끌어올리는 중이었는데 결과는 어느 정도 성공적이었다. 이날은 무릎 상태를 지켜보기 위해서 등산 스틱도 꺼내지 않았다. 안전을 위해 무릎밴드는 했다 ^^; 4시간 동안은 거의 완벽했다. 조금의 통증도 느끼지 못했는데 하산을 시작하고 1시간 쯤 뒤부터 아주 약간의 통증이 있었지만 전혀 무리는 없었다. 간만에 정말 기분좋은 상쾌한 등산이었다. 최근 다닌 산들에 비해 경사가 완만하기도 했고 거리도 짧았고, 파워워킹도 했고... 확실한건 계속해서 파워워킹을 하면 이정도 거리와 경사의 산행은 여유 있게 가능하다는 사실이고 정말 다행스럽지만, 이것이 한계가 아니기를...



WRITTEN BY
손가락귀신
정신 못차리면, 벌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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