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도 지나가고 2월도 지나가고, 이쯤에서 T 멤버십 VIP 무료영화권을 한번쯤 써야 했다. 스릴러 중에 그나마 볼 만한건 <사바하>. 가나다라사바하. 가장 가까운 코엑스 메가박스로 예약을 해보려 했으나 '무료로 이용할 수 없는 영화관(?)' 이라고... 코엑스 영화관에 꿀들 발라놨나.ㅡㅡ 사이트 안내에 써놓기라도 하던지.ㅉ 마침 봉사가 건대로 잡혀 관람이 가능한 시간대인 7시 30분 조조를 잡았다. 한가로운 토요일을 산뜻하게 5시50분 기상으로 시작. 전철에서 생각지도 않은 꿀 일출 직전 풍경에 감탄하며 연신 직찍. 며칠동안 기승부리던 미세먼지도 걷혔는지 시야도 기가 막히구만. 차를 두고 다니면 이런 꿀 장점도 있다는.
간만에 도착한 스타시티는 이른 시간대라 썰렁했다. 그 와중에도 손잡고 영화관 앞을 서성이는 새벽형 커플들. 훠~~이~~ 30분을 기다려 영화관에 입장했더니만 음... 설마 나혼자?? 오 개이득. ㅋㅋㅋ 이른 시간이기도 하지만 사바하가 이제 내려갈 때도 됐고 해서 볼 사람이 없나보다. 또 이리저리 뛰다니며 찍찍찍찍~ 영화가 시작하는 그 순간까지 아무도 들어오지 말기를 바랬는데, 간절히 원하면 이루어진다고 했던가? 난 영화 상영시간인 2시간 10분 동안 이 큰 영화관에서 혼자 호흡하는 영광스러운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부러울 수 있겠지만 그 시간 동안 귀신이랑 독대하느라 고생했다. 그렇게 무서운 류의 영화는 아니었는데 한 세번 정도 산뜻한 장면들이 있음. 공포 영화라 그런건지 온도를 안맞춰줘서 그런건지 꽤 춥게 봤다. 사람 혼자 영화관에 있어도 히터 좀 틀어주지...ㅡㅡ 편도선 부은 상태에서 영화관 나올 때는 콧물을 흘렸고 12시간이 지난 시간부터는 목소리가 안나오기 시작했다. 진짜 2주동안 감기 로테이션 끝내준다. 아무튼...
<사바하>는 반야심경 마지막에 나오는 말로, '~을 이루어지게 하소서' 라는 뜻으로 종결에 붙여주는 말이라고 한다. 불교+기독교계의 사상(?) 같은 내용이 바탕을 하고 있어서 곡성의 무당+카톨릭 콜라보와 대조될 것이라는 기대감들을 보통 가지고 있었겠으나 음... 뭔가 전개는 많이 다르다. 배우들의 연기는 다 괜찮았으나, 무서운 귀신 얼굴 들이미는 거 지긋지긋한데 그런 귀신 생김새로 공포를 주려는 약간의 식상함. 영화 분석하는거 딱 질색이니 여기까지. ㅋㅋ 난 뭐 한국영화 그닥 따지지 않고 잘 봐주는 편이니, 어쨌든 공포물로는 곡성 다음으로 괜찮았다. 한번쯤 다시 보고 싶은 영화? 그 정도로 우리나라 공포물 수준은 쓰뤡~ (곡성은 하루에 한번씩 볼만한 대작이다.)
이제 공짜 5편 남았다. 다음 영화로는 예고편으로 보여준 <어스> 라는 영화가 재미날꺼 같다. 꽤 재미나게 본 <겟 아웃> 감독인 '조던 필' 이란 분이 만들었다니 기대된다. 3월 27일 개봉이니 4월에 꼭 봐야지 ㅋㅋ
WRITTEN BY
- 손가락귀신
정신 못차리면, 벌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