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에 해당하는 글 1건

냉담의 끝

Daily/Diary 2014. 6. 1. 22:07

 

약 18년간 꾸준히 냉담을 지켜온 1人.
올초에 갑작스레 외할머니께서 건강이 악화되셔서 우리집에 와계신다.
그 때부터 주말마다 외할머니, 어머니를 미사시간에 맞춰 성당에 모셔다 드리고, 모셔 오고.
의도치 않게 두번씩 성당에 나가고 있다.
이번 외할머니의 생신에 마땅히 해드릴 수 있는 것도 없고, 조촐하게 소원을 들어드리기로 마음 먹었다.
외할머니의 소원은 내가 다시 성당에 나가는 것. 말씀은 안하시지만 우리 어머니의 소원이기도 할 것이고.

 

다른 신도들에 비해, 예수님과 성모님에 대한 나의 믿음이 너무나도 작다는 것을 느꼈을 때,
더 이상 성당을 다닐 필요를 느끼지 못하고 난 성당을 나오지 않았다.
지금도 그 믿음은 전혀 자라지 않았지만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고 그냥 돌아가려고 한다.
내가 원래 있었던 그 자리로, 나를 품어 주셨던 내 아버지께 다시 돌아가려고 한다.

 

18년만의 고백성사에 신부님은 멀어진 하느님과의 거리를 아주 조금씩 좁혀가라고 말씀하시며 작은 보속을 주셨다.
맞춤형 보속이라 할 수 있겠다. 지금까지 안나오던 녀석에게 할 수 있을 만큼만 주신 것이다.
미사시간 내내 익숙하면서도 낯선 기분은 정말 묘했다. 원래 내 집이었는데, 남의 집에 들어와 있는 느낌...
기도문도 중간중간 단어들이 많이 바뀌었고, 너무 어렸을 적부터 놀러다니듯이 다닌 곳이라, 이론적으로도 모르는게 너무 많다.
처음부터 기초부터 하나씩 다시 다가가려 한다. 공부할게 하나 더 늘었다.ㅎ

 


WRITTEN BY
손가락귀신
정신 못차리면, 벌 받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