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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부터 과연 내가 반려동물이나 식물을 키울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했었다. 지금까지의 경험으로 볼 때 반려동물은 아직 마음의 준비가 안되어 있고, 반려식물은 한 10년전에 행운목을 키워보았지만 곧 방치하면서 어머니 손길을 타게 했다. 그 뒤로도 책상 위에 작은 화분 하나 놓고 키우는 것을 꾸준히 생각해 왔지만 실행에 옮기는건 쉽지 않았다. 그러다가 알파돔시티에 상점마다, 통로마다 배치되어 있는 무수히 많은 공기정화식물을 보게됐고, 뭔가 효과가 진짜 있나보다 했다. 공기정화식물의 효과는 건축자재, 페인트, 접착제, 매트리스에서 발생하는 휘발성유기화합물 (포름알데히드, 톨루엔, 아세트알데히드, 벤젠, 자일렌 등의 발암물질) 을 제거해 준다고 하여 새집증후군에도 좋다.
 
이사온 새집에도 공기정화식물이 큰 도움이 될 것 같고, 마침 공간도 조금 여유있고 해서 몇개 정도 마련해 놓으면 효과를 볼 수 있을지 검색을 해 보았는데, 안타깝게도 공기정화식물은 공기 질에 뚜렷한 영향을 줄 정도로 실내 공기를 정화시키지 못한다고 한다. 나사의 연구결과로 유추하자면 1제곱미터당 5개 정도 있어야 공기정화 효과가 난다고 한다. 그럼 대충 10평이면 적어도 150개 정도가 필요하다는; 일일이 다 물주려면...;; 일반적인 자연 환기가 훨씬 더 효과적이라고 한다. (자연 환기의 중요성!) 그런데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1평당 화분 1개 이상이 있으면 효과적이라고 한다. 두 기관의 발표가 너무 차이가 많이 나긴 하지만 일단은 실현 가능한 농촌진흥청의 발표를 따르기로 했다.

 

효과가 미미할수도 있지만 난 이미 공기정화식물에 꽂혔다. 공기정화식물의 대부분이 식물을 처음 키우는 초보자들에게 어렵지 않고, 내가 잘 키워만 준다면 계속해서 좋은 산소를 공급해 줄터이니 니가 살아야 나도 산다는 마음으로 정성껏 키워보기로 다짐했다. 아래는 어렵게 모신 공기정화식물들 리스트이다.
 
  1. 아레카야자
  2. 뱅갈고무나무
  3. 드라세나 콤팩타
  4. 여인초
  5. 보스톤고사리
  6. 스파티필름
  7. 스킨답서스
  8. 스투키
  9. 몬스테라
  10. 스노우사파이어
 
화훼단지

 

반려식물은 사실 새싹부터 키우는 것이 계획이었다. 어릴 때부터의 성장 과정을 느껴보고 싶었는데 지금 상황이 그런 새싹들로는 답이 나오지 않았다. 그래서 일단은 선수들이 잘 키워주신 아이들을 입양하기로 하고 양재화훼단지를 방문했다. 선수들 앞에서 호구처럼 보이지 않기 위해 나름 공부를 하였으나 통했을지는 모르겠다. 단지 안이 엄청 커서 어딜가야 할지 고민스러웠지만 가동이든 나동이든 그냥 한동에서 털면 된다. 한동에 거의 모든 식물이 다 있어 보였다. 열심히 털긴 했는데 배달료가 만만치 않아서 차에 싣고 와보니 차에 다 들어가지 않아 5개씩 두번을 다녀왔다. 다음 차는 무조건 SUV 를...
 
처음 집에 와서는 물주는데 고생했다. 작은 것들은 겉흙만 말라도 주는 녀석이 있고, 2~3센치 속이 마르면 주는 녀석이 있고, 한달에 한번 주는 녀석도 있다. 큰 놈들은 대부분 10센치 속까지 다 마르면 주고. 또 물은 줄 때 화분 아래로 줄줄 흐를 정도로 흠뻑 주어서 뿌리 주변의 흙에 있던 노폐물들이 함께 씻겨 나오도록 해야 한다. 화분 물받이라는게 있는지도 모르고 흐르는 물 비워주느라 고생했다 (다이소에서 바퀴까지 달린 화분 물받이 싸게 삼). 물은 질소가 녹아있는 빗물이 가장 좋다고 하는데 현실적이지 않고, 수돗물을 24시간 이상 받아 염소 소독제를 날린 후 주면 좋다고 한다. 추가적인 유료 영양분은 나중에...  물을 주는 시간은 너무 더운 온도에서는 화분속이 끓어올라 뿌리가 손상될 수 있으므로 피하도록 하고, 저녁시간에도 물을 흡수하지 않기 때문에, 광합성을 시작하는 햇볕이 들기 직전인 아침이 좋다. 온도가 낮은 계절일 수록 물주는 주기는 늘려야 한다.
 
대부분이 반음지, 반양지 식물이라 햇빛은 적당히 비춰주면 되는데 햇빛에 직접 노출되는 직사광선은 피하고, 창문을 관통하거나 얇은 커튼을 통한 햇빛을 3~4시간 비춰주면 좋다. 잎 끝에 이슬이 맺히는 일액현상이 있을 때 햇빛을 쏘이면 잎끝이 타들어가므로 주의해야 한다. 모든 식물이 건조와 과습을 피해야 하므로 습도 조절도 잘 시켜야 한다. 통풍은 필수이며, 너무 건조하거나 습하면 응애, 깍지벌레가 생길 수도 있다. 온도가 10도 이하면 대부분의 공기정화식물이 죽기 때문에 겨울에는 온도도 잘 맞춰주어야 한다.
 
보니까 공기정화식물도 키우기가 상당히 어려운거 같다. 물을 안좋아 한다고 하여 물을 조금 주어서는 안되고, 물을 좋아한다고 하여 물을 많이 주어서도 안된다. 햇빛이 없어도 된다고 해서 햇빛을 안쏘이면 안되고, 햇빛을 좋아한다고 해서 햇빛을 많이 쐬여서도 안된다. 상당히 까다롭다. 초보자에게 어렵지 않다는 뜻은 그런 것들을 정확히 지키지 않아도 잘 죽지 않는다는 것이지, 그게 잘 키우는 것이라고 할 수는 없다. 어디에 배치해야 할지도 아직 모르겠고 해서, 10일 정도를 동일한 환경에 놓아 봤다. 오전 6시부터 12시까지만 햇볕이 드는 공간에 놓고 물은 잘 주었다. 배치하고 싶은 곳들이 거의 그늘이라 앞으로도 잘 자랄지는 모르겠다. 출근할 때마다 햇볕 자리에 놓아줄 수도 없고... 벌써부터 다음 이사갈게 걱정이다. 그래도 최대한 잘 키워봐야지. 아직 한 달도 안되었지만 너무 만족스럽다. 공기 변화는 모르겠지만, 이게 바로 반려구나 하는 느낌...

 

공기정화식물

 

 


WRITTEN BY
손가락귀신
정신 못차리면, 벌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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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축빌라 열심히 돌아다니면서 살짝 신경쓰였던게 새집 냄새였다. 새 자동차에서 나는 냄새처럼 그저 냄새겠거니 생각했다. 그래도 새집 냄새 보다는 향기가 나을거 같아 디퓨저랑 향초를 좀 준비했다.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대처하는지 좀 찾아봤는데 알고보니 새집은 냄새가 문제가 아니었다. 건축자재에서 새집증후군을 일으키는 유기화합물이 발생하여 사람들에게 유해물질을 노출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이다. 포름알데히드, 벤젠, 톨루엔, 아세톤, 에탄디올 등의 발암물질과, 석면 등의 오염물질...
 
그렇다면 모든 새집 입주민들은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했을까. 정답은 베이크 아웃(Bake Out)이다. 베이크 아웃은 빵을 굽듯이 집안의 온도를 높여 유해물질을 최대한 발생하게 한 후 환기를 시키는 방법이다. 방법은 다음과 같다.
 
  1. 집에 공기가 통하지 않도록 모든 창문을 닫는다.
  2. 열 수 있는 수납가구나 서랍장을 모두 연다.
  3. 난방을 35~40도까지 높이고, 10시간 정도 유지시킨다.
  4. 그 후 모든 창문을 열어 1~2 시간 정도 환기시킨다.
 
이 과정을 5회 정도 반복하라고 하는데, 실행이 가능하다면 하는 게 좋겠지만 대부분의 경우 여건이 쉽지 않을 것이다. 누군가가 때마다 집에 들어와 난방 높이고, 10시간 뒤에 2시간 환기시키고 다시 난방 높이고... 나도 이사전 집이랑 새집 거리가 50km 라 한번 밖에 못했다. 여의치 않다면 한번에 3일정도 난방하고 5시간 정도 환기하는 것도 좋다.
 
아무튼 내 경우에는 베이크아웃 할 수 있는 시간이 하루 밖에 없었다. 퇴근하고 오후 10시부터 새벽 5시까지 급하게 난방하고 그 동안 차에서 자고, 오전 9시부터 가구가 들어오기로 해서 최대한 환기를 실행했다. 선풍기 다 켜고 쓸고 닦고... 그 뒤에 온 기사님들이 8월의 더위와 40도의 난방 때문에 눈으로 욕을 심하게 했다. 그 와중에도 새집은 다 그렇다면서 이해하는 기사님도 있었다는.
 
어느 정도 짐을 다 들이고 나서 저녁에 사우나를 갔는데, 환기와 동시에 계속 집 안에 있으면서 일을 한 결과, 가슴팍에 두드러기가 심하게 났다. 이렇게 나도 새집 증후군이란 것을 겪게 됐다. 다행스러운건 증상은 더 심해지지 않았고 1주일쯤 뒤에 사라졌다.
 
직접 해 본 결과, 난방비가 좀 들긴 하겠지만 베이크 아웃은 새 집에 반드시 필요하다. 아무리 친환경소재를 사용했다고 해도 난 못 믿것다. 할 수 있다면 70시간 정도 굽는게 최고. 유해물질은 바닥에 깔리므로 창문으로 빠져나가지 못한 것들은 현관문으로 빠져나갈 수 있도록 현관문을 반드시 개방. 난 열심히 물걸레질을 했다. 베이크아웃 후에도 지속적으로 환기를 하는 것이 좋다.
 
인터넷 찾아보면 새집증후군을 위한 여러 다른 방법들이 있다. 네이버 쇼핑에서 새집증후군을 검색하면 편백수 피톤치드, 숯 등 엄청 많은 제품들이 평점 좋게 나와 있는데, 방송의 모든 전문가들은 하나같이 베이크 아웃이 우선이라고 얘기한다. 제품은 그 뒤의 옵션일 뿐. 나도 그말에 전적으로 공감하는 바이다. 그리고 난 공기정화식물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WRITTEN BY
손가락귀신
정신 못차리면, 벌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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