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달리기 잘하는 사람한테 지구력이 좋다고 한다.
오래 놀 수 있는 능력도 지구력이 좋다고 해야 하나.
어렸을 적 과학상자에 손대면 12시간, 농구는 120점 내기까지 해봤고,
당구도 12시간, 음주 12시간, 게임은 하루종일 한 적도 있고, 이번에는 골프를 45홀을 쳤다.
하루가 지나니 손가락이 퉁퉁 부었네?
물집이 밀려 살갗이 벗겨지는 과정이 반복되면서 한겹씩 속을 드러내다가,
어느 순간에는 모세의 기적에 바다 갈라지듯이 그냥 쩍~ 하고 벌어져버린다. 지금이 그래 유유~
누군가는 '뭐 저 정도 가지고...' 라고 할지 모르지만, 난 워낙 곱게 자라서 생색내는 중.
다섯 손가락 중 세 손가락이 아프면 골프채를 어찌 잡으라고...
그럴 때 쓰라고 대일밴드를 개발한건가. 아니지 난 손가락귀신이니까 안아프지.
사실 저건 피나는 노력으로 생긴 상처가 아니라, 잘못된 그립으로 인한 상처.
손가락이 아파서 더 이상 골프채를 잡을 수가 없는 상황에도 열심히 연습하며 엄청난 스킬을 터득했다.
더이상 손가락을 고문하지 않을 수 있는 스킬. 아픈만큼 성숙해졌다.
손가락귀신이 아니라 손가락ㅄ같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