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미세먼지가 연일 그래프를 뚫고 있다. 누런 하늘을 보면 정말 심하긴 하다. 이 때 필요한건 뭐다? 실내운동. 들여마신 납덩어리 반납해야지. 실내라고 안전할꺼라고 생각하진 않지만 하루이틀도 아니고 허구언날 미세먼지 경보 뜨는데 계속 쉬고 있을 수는 없지. 헬스 참 오래했다. 20대는 집에서 30대는 헬스장에서. 긴 시간을 투자한 것 치고 몸은 그냥 뭐 그럭저럭. 비슷한 몸매의 신입 트레이너들이 6개월 정도 뒤에 근육돼지로 변신하는걸 보면 자괴감이 들곤 했다. 부럽기는 하지만 체지방 10% 미만의 몸짱이 되는 일은 앞으로도 없을꺼다. 보여줄 사람도 없고 나이가 들어서 그런가 몸도 자주 아프고...ㅋㅋ
지난 주말에는 혈압이 150을 넘겼다. 지금까지 최고 기록이 138이었는데 한 방에 크리터졌다. 고혈압 집안에 혼자 저혈압이었는데 이제 나도 따라가는가 보다. 보통 2~3달에 한번 먹을까 말까 한 두통약을 일주일 사이 네번이나 먹었다. 그리고 기존 두통은 거의 술병이었는데 이번엔 느낌이 쎄하다. 약 먹고 누워서 하루종일 핸드폰으로 검색만 했다. 뇌졸중, 뇌경색, 뇌출혈, 뇌종양, 또 어느 병원을 가야 하는지, 뭘 먹으면 좋은지, 뭘 먹으면 안되는지 기타 등등. 검색 결과 저 무시무시한 뇌질환들은 두통만으로는 잘 나타나지 않는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구토, 고열, 시력저하, 마비증상, 경련 같은 증상이 동반된다고... 두통만 가지고는 CI 나 MRI 찍어봤자 대부분이 정상으로 나타나며, 그 시간에 밥 잘먹고 스트레스 받지말고 잠 충분히 자는 것이 낫다고 한다. (어떻게 해서든 병원은 피하고 싶은 1인)
이번 두통으로 알게 된 것이 구부정한 자세 때문에도 두통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었다. 특히 거북목! 이게 참 안고쳐진다. 턱이 자꾸 하늘을 향하려 하는; 처음 듣는 얘기기도 하고 지금껏 이 자세로 살아왔는데 갑자기 두통이 생겼다는 것도 그렇고 평소 같았으면 절대 안믿을 얘기지만, 이번 두통의 시작이 그랬다. 상당히 불편한 자세로 잠이 든 적이 있었는데 깨면서 부터 두통이 시작됐다. 그 뒤엔 알콜 때문에 두통이 싹 사라지지 않은 것 같고, 수면부족도 문제고... 주말에 그렇게 누워 있다가 월요일 아침 헬스장에서 스트레칭을 평소보다 조금 더 해줬더니 그 뒤부터 아직까지 안아프고 있다. 언제든지 까딱하면 다시 아플 것처럼 머리가 무겁고 긴장되어 있는 것 같긴 하다.
자세를 바로해야 하는 진짜 이유는 따로 있다. 오마이 허리. 이게 바로 헬스를 진짜 끊을 수 없는 이유이다.ㅜ 사무실에서 온종일 앉아만 있으니, 2~3시간 운동하면서 온 몸의 근육들을 조금씩이라도 써줘야지. 헬스는 안하고 스트레칭만 하면 되지 않나고? 안돼 난 같이 해야돼. 경험상 스트레칭만 했을 때보다 근력 운동 + 스트레칭 했을 때가 몸이 더 유연한 느낌이다. 그렇게 3년 동안 잘 버텼다. 내 마지막 고민은 헬스를 하고 안하고가 아니라 헬스강도를 어떻게 하냐는 것이다. (이게 중요한건데 계속 딴소리만 했네;)
고민 중인 헬스 강도
1. 미친듯이 소리지르며 근육 다 찢어버리기. 근육돼지.
2. 무리하지 않고 기구를 사용한 적당한 운동, 적당한 몸매
3. 체중부하운동. 말라보이지만 멋진 몸매.
1번 강도는 지금껏 해본적 없다. ㅋㅋ 요즘 운동을 너무 설렁설렁 해서 더 늦기 전에 한번 해볼까? 하고 생각해 봤다. 녹초가 되서 회사생활에 큰 지장을 초래할 수도 있다. 2번 강도는 현재 하고 있다. 적당히 하려다 보니 이게 운동이 되는거 같기도 하고 안되는거 같기도 하고 하루 쉬어도 될것 같기도 하고... 이렇게 나태해지는 느낌이 드는 단점이 있다. 3번 강도는 소실적 집에서 하던 방법이다. 달리기, 턱걸이, 푸쉬업, 싯업, 스쿼트 정도로도 충분하며, 부상 위험이 적다. 경험상 2번 보다는 3번 체중부하운동이 나에게 더 잘 맞는다. 턱걸이 빼고는 집에서도 충분히 할 수 있는 운동들이지만 집에서 땀냄새 맡고 싶지 않으면 헬스장으로 가는 것이... 일단 헬스장이 직원 할인에 사우나도 있다보니... 1년 동안 운동 안하고 사우나만 해도 본전은 뽑는다. 게다가 이 사우나의 효능이 아주, 온탕에서 몸지지고 있으면 코감기고 목감기고 싹 사라지는 느낌이다. 아무튼... 결국 헬스장에 갔는데 그 많고 좋은 기구들을 옆에 두고 3번 운동을 하고 있는건 아무래도 손해보는 느낌이랄까. 그래서 결국 2번을 유지하는 중이다.ㅋㅋ 게다가 요 며칠은 두통 때문에 별로 하지도 못하고. 나이도 나이지만 수면부족에 요즘 먹는것도 그냥 그렇고 이제와서 1번 근육돼지를 꿈꾸는 건 확실히 아닌것 같다. 조금 더 안전하게 2와 3을 잘 병합해서 만족할 만큼의 프로그램을 잘 짜봐야겠다.ㅎ
운동을 포기할 수 없는 또 하나의 이유.
식품 서랍장에 차마 다 못들어가고 현관문 앞에 방치돼 있는 내가 줼로 좋아하는 포테토칩과 콜라!
이거 다 먹고 배출하려면 운동밖에 없음. ㅋㅋ
WRITTEN BY
- 손가락귀신
정신 못차리면, 벌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