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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이슈

Daily/Diary 2023. 1. 1. 21:29

 

2022년도 이렇게 지나갔다. 역시 45세에 혼인한다던 말은 개소리였다. 구차하게 질척거려본다면 만 나이로 따졌을때 대에충 2023~24년이긴 한데...ㅋㅋ

 

 

1. 판교

 

8월에 회사가 판교로 이전하면서 다시 독립을 하게 됐다. 진접까지 거리상으로는 50km 지만 내가 출퇴근하는 시간에 출근 40분, 퇴근 30분 밖에 걸리지 않았는데 힘들다고 투정대며 집을 나왔다. 부모님의 잔소리가 어지간히 힘들었나보다? 라고 남일마냥 얘기하고 지나가련다. 아무튼 그렇게 5개월 정도 지났는데, 뭐 그럭저럭 괜찮다. 딱히 좋을 것도 없고, 나쁠 것도 없고... 평일에는 야근하고 집에 와서 잠만 자는데 요즘 금리에 이자 나가는거 생각하면 잔고는 항상 그대로고... 그래서 돈을 많이 벌어야 한다는건가ㅎ 당연한 소리지만... 게다가 판교 물가는 그냥 미쳤다. 삼성동에 비해 밥값은 두배, 헬스비는 세배를 더 주고 생활하고 있다. 거품도 이런 개거품이 없다. 비싸게 팔아도 다들 법카로 긁어대니 상점들이 버릇만 나빠진듯?

 

2. 허리

 

그 와중에 해피한 일도 있었다. 허약해 보이는 트레이너가 영업 들어오면서 기본적인 신체 체크를 해줬는데, 걸을 때 상체가 앞으로 기울어져서 무릎에 통증이 있을 수 있고 기울어진 상체를 피려다 보니 허리에 통증이 있을 수 있다는 기가막힌 진단이 나왔다. 쉽게 말해 무게 중심이 앞으로 쏠려서 걷는다는 내용. 반대로 무게 중심을 뒤로 하고 걸어보니 오히려 코어에 힘이 빡 들어가서 아랫배에만 힘이 들어가고 허리가 너무 편했다. 더 웃긴건 난 무게 중심을 뒤로 했다고 생각하고 거울을 봤는데 전혀 뒤로 젖혀지지 않은 정상적인 걸음으로 보였다. 그만큼 내가 앞으로 쏠리게 하고 걸었다는 얘기이다. 뭐 급한게 있다고 그렇게 상체 하체 따로 놀았을꼬... 그렇게 무게중심을 뒤로하고 요즘은 스쿼트까지 하고 있다. 2월인가 살짝 허리 아프고 나서는 현재까지 엄청 쌩쌩하다. 근데 헬스는 몇살까지 해야 할까...

 

3. 식물집사

 

이건 정말 태어나서 생각도 안해봤던건데 내가 이렇게 될 줄이야ㅋ 신축빌라에 들어온 첫날 베이크아웃을 하면서 새집증후군을 얻고, 그 해결책 중 하나로 공기정화식물이 효과적이라는 글을 보게 됐다. 어떤걸 사야할 지 막막했지만, 당근에서 가장 저렴한 것으로 선택했고 그것이 바로 스파티필름이었다. 그 후에 알파돔시티에 널려있는 식물들이 모두 공기정화식물이란 것도 알게 됐고, 나름 공부도 좀 해보다가 양재화훼단지에 가서 쇼핑을 하기 시작했다. 지금은 집안의 공기를 정화하는 식물들을 위해 열심히 밥주고 재워주고 그러고 있다. 실내 공기가 정말 좋아졌는지는 알 수 없지만, 책임질 생명이 늘어났고 또 잘 자라고 있는 그들을 보고 있으면 뿌듯하기도 하고... 풀멍도 가능하고ㅋ 나름 괜찮은 취미하나 추가요~

 

4. 회사생활

 

한 해동안 그 어떤 자기계발에 대한 계획도 없었던 것 같다. 회사에 전념해야 했었고, 실제로 1년동안 거의 매일 야근을 했고, 야근이 익숙해져서 딱히 힘들지는 않았다. 개인시간이 좀 부족했지만 마지막 2개월동안 휴가 오지게 썼어도 딱히 한게 없는걸 보면 개인시간이 많다 해도 지금은 딱히 뭘 해야할지 모르겠다. 그저 회사 생활이 조금씩 지쳐간다. 나이가 많아지면서 어린 분들 모시는게 참 거시기 하다. 최대한 노인네 대우는 받고 있지만 가끔씩 선을 넘을랑 말랑 하면서 거슬릴 때가 있는데 그럴 때가 참 거시기 하다. 회사가 직급체계로 가는건 맞는데... 아직도 적응이 안되네 덜 늙어서 그런지... 내가 바뀌어야지. 혼자 집에와서 시팔 저팔 해봤자 뭐가 풀리는 것도 아니고, 내 정신만 피폐해지지. 아직도 10년은 더 버텨야 되는데 거참ㅋ

 

5. 고혈압

 

7월에 건강검진한 이후로 혈압이 우상향을 그렸다. 135정도로 시작했다가 160을 찍고나서 처음으로 고혈압 약을 먹기 시작했다. 그리고 3일만에 정상수치까지 떨궜다. 술을 자주 마시기는 하지만 꾸준한 운동이 모든 것을 해결해 줄거라 생각했는데, 뇌졸증을 앓으셨던 할머니와 아버지의 피가 더 강한 듯 하다. 웬만해서는 약 같은거 안먹는 스타일인데 혹시라도 혼자 있다가 잘못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ㅎ; 내 생활방식이 고혈압에 적합하다고 생각하지 않아서 인정하고 싶진 않지만 억울해도 소용없다. 앞으로 얻을 병이 더 많아질테니. 내 힘으로 안된다면 약에 의지하는 수 밖에.

 

6. 장례


크리스마스 직전에 집안의 가장 연장자이신 외할머니의 장례를 치르며 회복하는데 꽤 시간이 걸렸다. 내가 장가갈 때까지 절대 눈 못 감는다고 항상 말씀하셨는데 결국 지켜드리지 못했다.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거의 25년만에 상을 치뤄보니 3일 동안 육체적/정신적으로 너무 힘들었는데, 식구들이 많아서 서로에게 위로가 될 수 있었고 큰 힘이 되었다. 우리 식구들은 더욱 끈끈해졌고, 외할아버지의 장례가 외할머니를 성당으로 인도하셨듯, 이번 장례로 가족 일부를 천주교로 인도하셨다. 그 무엇보다 원하신건 내가 다시 성당을 다니는 것이었는데... 그러고 보니 외할머니께서는 특히 나에게 바란게 많으셨는데 아무것도 해드린게 없네.

 

 

※ 2023년 계획

 

올해도 그냥 열심히 살면 될 것 같고, 추가적으로... 하루종일 TV보면서 멍때리지 말고, 남 욕 좀 그만하고, 즐거운 취미 찾고, 내가 누구인지 꼭 찾기를...


WRITTEN BY
손가락귀신
정신 못차리면, 벌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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