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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악산

Daily/Hiking 2021. 7. 25. 18:01

서울 낮 기온 35도 예상. 이 날씨에 등산이라? 후후 이 무더운 여름에 산 기온 한번 보고 가실게요~

 

 

산바산이긴 하지만 적당한 거리의 적당한 산을 골라보면 여름에도 이렇게 꿀 기온을 만낄할 수 있다. 참고로 난 최근 3년 동안 등산을 즐겨 했지만 7~8월에 간 적은 오늘이 처음이었다. 이유는 당연했다. '이 날씨에 등산을 한다고?'

 

요즘 운동을 너무 못해서 용문산이나 소요산 정도 조금은 쉬운 산을 생각해 놓고 있었는데 갸들도 최고기온 32도, 그나마 가까운(2시간 안걸리는) 거리에서 치악산을 골랐다. 강원도 산골도 아닌디 오늘 최고 기온 23도? 내 눈으로 직접 확인하러 치악산으로 고고싱 했다. 사이트에서 2시간 반 코스라고 하니 5시 반 일출을 보기 위해서는 새벽 3시에 입산해야 하고 집에서 무료도로로 대충 2시간 걸리니 새벽 1시에 출발. 전날에 술먹고 오후 4시까지 이불 속에서 괴로워했더니 새벽에도 팔팔했다.

 

치악산도 코스가 몇개 되는데, 상원사 / 구룡사 / 세렴폭포 / 향로봉 / 남대봉 은 다음 기회에. 내가 선택한 코스는 정상(비로봉) 최단 코스.

 

※ 코스 
황골탐방지원센터 - 입석사(입석대) - 깔딱고개 - 향로봉삼거리 - 비로봉(정상) - 원점회귀

 

 

역시나 베스트 드라이버 실력으로 25분 가량 일찍 도착해서 슬슬 입산 준비를 했다. 이것저것 장착하다 보니 오늘도 깜빡하고 못챙긴 것들이 있다. 수건과 후레시. 이놔 요즘 정신머리. 야간 산행을 하는데 후레시를 놓고 오다니... 좀 약하긴 하지만 휴대폰 후레시로 대충 카바했다. 오늘은 입산한지 얼마 안되어 운좋게 한팀이 내 뒤에 나타났다. 곧 추월을 당하긴 했지만 새벽 산행에서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 하나 만으로도 큰 위안이 된다. 일출보러 몇번 가보니 대충 노하우가 생겼다. 일출은 최대한 유명한 산으로 가는 것이 동행자를 만날 가능성이 크다. 예로 설악산이나 지리산은 새벽에 사람들 넘쳐난다. 하지만 그외 마이너 산들의 경우 사람도 없고, 풀들이 길 가로 막아서 헤쳐나가야 하고, 몇 발자국 갈 때마다 거미줄 테러를 당해야 한다. 끔찍하지. 암튼 오늘은 나를 앞지른 한팀 덕분에 거미줄 테러는 없었다. 무야호~

 

 

후레시로 땅만 밝히고 우측에 시원한 계곡 소리를 들으며 서서히 오르다 30분쯤 지났을까 입석사를 지났고 다시 40분쯤 지나 쥐너미재 전망대에 올랐다. 그리고 20분쯤 지나 비로봉 도착. 잉? 2시간 반 걸린다고 했는데 1시간 반 걸렸다. 하하~ 1시간 동안 머하고 있지. 우선 일출이 가능할 것 같은 하늘을 확인하고는 이리저리 돌아보며 연신 셔터를 눌러댔는데, 그래도 한 50분 남았음...ㅋㅋ 문제는 땀이 식으면서 저체온증 올 것 같은 느낌. 이 무더위 속에도 역시 정상의 바람은 예사롭지 않았다. 체감온도 15도 정도. 다른 사람들은 익숙한듯 바람막이 하나씩 꺼내서 입고 있는데, 나는 대체 가방을 왜 가져온거지. 음... 하나 또 배워간다. 원래 계획은 일출 약 10분 전에 도착하는 거였는데, 어쨌든 그 덕분에 동 트기 전의 새벽도 보고. 오늘 등반도 성공적이다. 일출을 한 10명 정도에서 본 거 같은데, 아지매도 아재도 대단들 하시다. 그 중에서도 당연 내가 제일 어려보이긴 했음.

 

 

날 밝고나서는 내려 오면서 사진도 좀 찍어가며... 입석대랑 마애불좌상도 보고 하산을 마쳤다. 입석대 하니 무등산이 생각이 나는구먼... 한 줄 평을 하자면, 역시나 국립공원이라 코스가 친절하다. 비포장이 많이 없고 길도 넓은 편이라 천~천히 오르기에 너무 잘 되어 있다. 손으로 돌이나 나무를 짚어야 할 일도 없다. 오르는 느낌은 소백산 때랑 많이 비슷했고, 비로봉에 오르기 전까지는 역시나 별 조망이 없다. 향로봉삼거리 쯤부터 비로봉미륵불탑이 보이긴 함. 머 이정도? 요즘은 등산로 에어브러쉬가 왜케 안보이나 모르겠다. 맨 마지막에 온몸에 땀과 먼지를 날려버려야 마무리한 느낌이 드는데...

 

 

오늘은 반성. 다음번에는 준비물 적어놓고 철저하게 다 챙겨오는 걸로. 아까 휴대폰 후레시 용으로 쓰다가 잠깐 떨어트렸었는데 돌에 떨어졌으면 진짜 개작살 날뻔 했는데 다행히 흙에 떨어져서... 그 생각만 하면 아찔~ 또 오늘 돌아오는 2시간 동안 1시간은 졸면서 왔는데 진짜 위험했음. 잠 푹 자고 다녀야지. >.< 끝!

 

 


WRITTEN BY
손가락귀신
정신 못차리면, 벌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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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등산 서석대

Daily/Hiking 2021. 4. 2. 01:50

2021. 03. 21.

광주/화순/담양에 걸쳐 있는 무등산. 봄에는 진달래, 여름에는 참나리, 가을에는 단풍과 억새, 겨울에는 설경 등 사계절 생태경관이 뚜렸하다는 무등산. 난 3월 말에 이곳에서 설경을 볼 거라곤 상상도 안했다.

천왕봉이 정상이나 통제되어 일반 등산객은 서석대 까지 밖에 갈 수 없다. 코스를 정하려고 국립공원 사이트에 들어갔는데 서석대 위주의 코스들보다는 영 겉돌기만 하는... 아무튼 수만리탐방센터를 찾게 되어 서석대 찍고 원점회귀하는 짧은 코스를 준비했다.

※ 코스
수만리탐방지원센터 - 장불재 - 입석대 - 서석대(주봉) - 중봉 - 원점회귀

 

주차장은 수만리탐방지원센터를 지나면 우측에 넓게 보인다. 참고로 난 목적지 50M 전에 허름한 시골길로 안내하는 티맵을 믿지 못하고 유턴해서 헤메다가 다른 차 따라 잘 들어갔음..ㅋㅋ 새벽이라 시골길이 무서웠음ㅜ. 결론은 그냥 티맵 따라가면 됨. 소백산 정상에서 가을 추위를 맛보고 일단 파카에 핫팩을 지참하여 등반 시작. 주차장이 삼거리라 푯말을 보고 장불재 방향으로 고고~ 출발한지 10분쯤 되니 안개에 점점 뒤덮여 잡생각 시작. 이거 또 한라산/소백산에서처럼 정상에서 안개만 보다가 가는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발걸음을 더 무겁게 함. 

 



장불재에 도착했을 때 오늘 조망은 없을꺼라고 확신했는데, 입석대 쯤 다다르자 코앞에 주상절리대는 잘 보였다. 서석대로 가는길에 몇 초 정도 살짝살짝 구름이 걷히면서 산봉우리들도 보이고 반갑게 해님도 보임.

 


서석대에 도착했을 때 주변은 온통 안개와 칼바람. 아주 잠깐씩 보여주었던 희망 때문에 핫팩을 벗삼아 조금이라도 구름이 걷히기를 기다렸는데 약 20분 뒤에 하늘이 딱 5분 정도 구름을 걷어주셨다. 난 미친듯이 셔터를 눌러댔고 언제 또 있을지 모를 설경을 담았다. 이내 다시 구름이 다 가려버렸지만 그 잠깐의 순간에 카메라에 모두 담아 너무 기뻤다. 룰루랄라 중봉 거쳐 원점회귀. 

 


눈덮힌 겨울 산을 오르는 것은 로망 중에 하나였다. 하지만 눈덮힌 산까지 차로 이동하기도 쉽지 않을 뿐더러, 등반을 시작한다 해도 그 추운 영하속에서 미끄러운 산길을 온전히 오를 수 있을 지도 의문이었다. 그런데 그런 고통하나 없이 이렇게 큰 선물을 얻게 됐다. 완벽하진 않지만 이 정도 추위에 감상할 수 있는 최고치의 겨울 풍경(?)을 본 것 같다. 등산로도 험하지 않고 가성비(오른 노력에 비해 볼거리가 많음)가 좋다. 강추~♡♡♡

 

 

 


WRITTEN BY
손가락귀신
정신 못차리면, 벌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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