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에 해당하는 글 6건

이번 가을엔

Daily/Diary 2019. 9. 24. 00:50



추석 지나고부터 진짜 가을이 실감이 난다. 최저 온도가 20도 밑으로 내려가니 에어컨 없이도 살 만하고. 정말 놀기 최고 좋은 계절. 뭘 해도 좋은 계절. 이 좋은 계절에 뭘하고 놀까 걱정이다. 자전거 타고 나가기 정말 좋은 날씨지만, 관광장소까지 가더라도 항상 자전거 옆에 붙어 있어야 하는 문제 때문에 제약이 많아서 고민이다. 자전거 보관소만 보장된다면 어디든 자전거만 타고 다닐텐데. 피아노는... 여름내 에어컨 앞에서도 빤쭈에 땀 차면서까지 연습했었는데 드디어 피아노 치기에도 좋은 날씨가 됐지만 이 날씨에 집안에 틀어박혀 피아노를 치고 있는 것도 왠지 억울하다. 게다가 며칠전 어느나라 색긴지 모를 놈한테 '싫어요' 와 악플 하나를 받고 나서는... 고민중이다. 역시 인터넷상은 너무나도 무자비하다. 소수의 몇놈들이 그렇긴 하지만... 보통 싫으면 뒤로가기 버튼을 누르고 다른 게시물을 클릭하기 마련인데 싫어요를 누르고 댓글까지 쓸 정도면 정말 듣기 싫다는 거지.ㅋㅋ 내 노력의 결과물에 대한 모욕에 맞서 쌍욕을 하려다가 나머지 게시물에 모두 싫어요 세례를 할까봐서 겨우 참았다. 어짜피 들을 사람이 많은 것도 아니고 못쳤다고 뭐라 할 사람도 없을 것 같아서 지금까지는 이런저런 실수에도 그냥 올렸었는데 앞으로는 쉽게 올리지 못할 듯. 아무튼... 날씨도 좋고 이런일도 있고 해서 피아노는 좀 시큰둥한 상태. 자전거랑 피아노 말고 또... 체력이 받쳐줄때 할 수 있는 등산 같은걸 하고 싶기도 한데 지난번 등산때 무릎 통증에 깜놀해서 이것도 고민이다. 한번 겪고 나니 자칫 잘못하면 올라갔다가 못내려올 수도 있겠다는 섬뜩한 생각이... 이 좋은 가을날 놀게 많을 줄 알았는데 적고보니 자전거, 등산, 피아노. 이것 뿐인건가.ㅋㅋ 셋다 해도 그만 안해도 그만이라 해야할지 말아야할지. 막상 뭔가 하려니 귀찮기도 하고. 집에 가만히 누워서 잠만자도 좋을 계절이라.^^ 사실 한달 중 주말 8일. 여기서 4일은 본가에 가고 하루는 봉사가고 나머지 3일에 경조사 끼거나 비라도 와 버리면... 아무것도 못하고 곧 겨울이다. 자전거도, 등산도 하기 힘든... 하고 싶은거 하고 살려고 했는데 할 것도 몇개 없고 그마저도 몇번 못하게 생겼네; 희한하네.ㅋㅋ 자~ 그래도 나가야지! 가을에 몇번이나 기어나가는지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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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락귀신
정신 못차리면, 벌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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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05. 04

 

간만에 토/일/월 3일짜리 연휴. 간만에 외박이나 할까 했었는데 '롯데월드타워 불꽃축제' 때문에 그냥 뭐 평소처럼... 오늘의 목적지는 '수원 화성'. 수원 화성은 '정조대왕' 의 업적이며 정약용의 '거중기' 가 축성 공사에 사용되었고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도 등재 되었다. 예전부터 한번쯤 가보고 싶었지만 수원에는 정말 아~~무런 연고가 없다.ㅎ 마지막 수원 땅을 밟았던게 26살 때... 아무튼 그곳을 목적지로 정했다. 편도 약 40km 굿~. 탄천 자전거길에서 시작하여 성남, 분당, 용인을 지나 수원까지 슝슝슝~

 

 

얼마 가지도 못하고 서초로 빠져버린; 안가본 길은 정말 재밌지만 목적지로 잘 가고 있는지 5분마다 지도 앱을 확인해야 하는 불편함... 그렇게 또 달리고 달려 수원에 입성했고 제일 먼저 보이는 창룡문 사거리 성곽과 수원 화성의 정문 '장안문'.

 

 

화성행궁 앞까지 갔으나 자전거를 가지고 들어가기가 애매하여 그냥 먼 발치에서만 찍찍.

 

수원화성을 동쪽으로만 한바퀴 돌아봤는데 제대로 보려면 관람시간인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꼬박 돌아야 할 것 같다. 오늘은 불꽃축제 스케줄 때문에; 오는 길에 진짜 엉덩이가 너무 아파서 승질이 다 났다; 왜 이 비싼 자전거 안장을 병신같이들 만들어가지고 뭔 자전거를 엉덩이가 아파서 못타겠다는게 말이 되냐고. 엉덩이 아파서 무게 중심을 앞으로 조금만 옮기면 손목이랑 어깨가 아프고, 다시 뒤로 하면 엉덩이가 아프고. 열 받아서 한강으로 안가고 집으로 갔다. ㅡㅡ 아 짜증... 4번 만에 자전거가 싫어진 날. 

 

자전거 추적앱이 실수로 중간에 꺼졌당.ㅜ

 

 

 


WRITTEN BY
손가락귀신
정신 못차리면, 벌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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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케저케해서 꽁 자전거가 생겼을 때, 예전과는 많이 달라진 자전거 문화에 발을 맞추기 위해 걱정이 많았다. 소실적 자전거를 탈 때만 해도 아무 준비없이 그냥 올라타고 달리면 그만이었는데, 요즘은 이래저래 준비할게 많다.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당연 많은 종류의 자전거들 중 본인의 취향과 목적에 맞는 선택.

그 다음 자전거 피팅으로 내 신체에 맞게 자전거의 조절 필요.

자전거는 좋은데 뭐 달려있는게 없다. 전조등/후미등/킥스탠드/수리키트/물통/케이지/자물쇠.

라이더 안전장비. 헬멧/조각모/고글/두건/장갑/패드바지/수리키트....

안전수칙과 매너.


  1. 난 꽁으로 생긴 자전거이므로 자전거 종류에 대해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ㅎ

  2. 나름 자전거 운전 경력이 적지 않아서 따로 피팅도 받지 않았다. 처음 타는 사람이라면 전문가들이 맞춰주는게 아무래도 도움이 되겠지만 이미 자전거가 있고 함부로 조절할 수 있는 것은 안장 하나이므로 직접 타보고 내가 편안한 높이를 찾는게 더 나을 것 같았다.ㅎ 인터넷에도 찾아보면 가볍게 체크할 수 있는 방법들이 나와 있다. 일단 기본적으로 안장 높이는 자신의 골반 높이에 두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 후에 자전거에 올라타 인도 등을 이용해(고정 롤러 등은 없을테니...) 다리를 쭉 뻗었을 때 아랫쪽 페달에 뒷굽이 맞도록, 또한 양발이 까치발로 땅에 닿도록 안장을 조절하면 된다.(클릿페달러는 전문가에게 문의!) 대충 피팅은 이렇다.^^; 난 이 정도만 해도 상당히 안장이 높게 느껴졌다. 주변에 안장 높이를 폭주족들 쇼바 올리듯 미친듯이 올린 분들도 많은데 그게 라이더들 사이의 가오인지는 모르겠으나 다리가 페달에 닿고 딱히 아픈 곳이 없다면 도전해 보시던지;

  3. 야간 라이딩시에 전조등과 후미등은 필수이다. 아직 야간 라이딩을 해 본 적은 없지만 의도치 않게 주행 중 밤이 될 수도 있는 것이고 주행 목적이라기 보다 식별 목적으로... 박지 말아달라는... 후미등은 수시로 충전도 해줘야 한다. 요즘 고가(?) 자전거에는 기본적으로 킥스탠드가 없다. 조금이나마 무게를 줄이는 목적과 주행중에 혹시 모르는 장애물에 걸리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제거했다고 한다. 선수도 아니고 난 필요하것다 싶으면 구매하면 된다. 처음에는 킥스탠드 없이 어떻게 세우나 했는데 지금은 편안하게 아무데나 그냥 기대어 놓는다.ㅎ 기댈 곳이 없다면 체인을 위로 향하게 하여 그냥 눕혀 놓으면 된다. 펌프 등 셀프 정비가 가능한 수리키트도 있으면 좋고. 물통과 케이지는 주행 중에 물을 마시기 유용하다. 난 아직 주행 중에 굳이 목이 마른 적도 없고 해서 잠시 쉴 때 꺼내 먹는다. 장거리 선수들은 목이 마른 뒤에는 이미 컨디션 회복이 늦는다며 목이 마르기 전에 틈틈이 물을 마신다고 한다. 참고. 예전에는 자물쇠가 꼭 필요했지만(그 때는 잠겨있으면 가져갈 생각을 별로 안했었지...) 요즘은 잠겨 있어도 좋아 보이면 가져간다. 분해를 하던 뭘하던 무슨 수를 써서든 가져갈꺼다. 잠금장치에 돈쓰지 말고 항상 곁에서 지켜주는 것이 최선.ㅜ

  4. 장비... 아무것도 필요하지 않을꺼라 생각했고 예의상 헬멧 정도만 착용하려 했다. 조각모라는 것을 처음 알았는데 머리에서 흐르는 땀을 꽤 막아준다. 이쁘기도 하고... 고글 역시 썬글라스처럼 그냥 멋인줄 알았는데 빠르게 달릴 때 눈으로 돌진하는 벌레를 막아준다. 난 고글이 없어서 평소에 쓰던 썬글라스를 햇빛 방지용으로 썼는데 나쁘지 않았다. 단지 화창한 날씨에 나가서 화창한 날씨를 본 기억이 없다는 단점... 두건 역시 입과 코로 돌진하는 벌레를 막아준다. 두건 없이 나갔다가 4월에 코가 새빨갛게 탔다; 장갑은 사고 위험으로부터 보호해 주며 오래 탈 경우 통증도 덜 하다. 참고로 얼마전 자빠져서 무릎/어깨/팔꿈치/손등을 다쳤다. 다행히 연고만으로 치료가 가능하지만 여성유저들은 조그만 흉이라도 지면 안되니 최대한 조심하던지 무장을 하던지... 원래 장비라는게 다 있으면 좋다.ㅜ 패드바지 역시 필수다. 패드바지는 엉덩이뼈를 덜 아프게 해준다. 패드바지를 입어도 엉덩이는 아프다. 그래도 안입는거 보다는 훨씬 낫다. 다들 그냥 버티고 타니까 나도 버티는 것 뿐... 

  5. 자전거는 법적으로 자동차로 분류되어 차도로 다니게끔 되어 있다. 곧 음주운전, 과속, 안전거리 역시 사고를 불러 일으키는 것은 당연하다. 본인들 과실로 본인만 다치면 괜찮은데 죄없는 사람까지 다치는게 문제! 헬멧은 필수! 방향을 틀어야 할 경우는 해당 방향의 팔을 뻗어 후방에 신호를 미리 주는 것이 안전하다. 추월할 때는 좌측으로 하며 소리를 내어 알리도록 한다. 기나긴 라이딩이 지루할 수도 있는데 헬스장에서 처럼 귓구녁이 찢어지도록 볼륨을 높이고 음악을 듣다가는 주변의 경고를 듣지 못하고 언제 무슨 사고를 당할지도 모른다. 그래도 들어야겠다면 이어폰 등을 사용하여 아주 작게... 또한 외부 스피커를 이용해 남에게 피해를 주는 행위는 언제 무슨 공격을 당할지 모르니 조심하자. 나도 이미 여럿 봤다. 취향치고는 타인에 대한 배려가 너무 없다. 특히 어르신들이 그러한 것 같다. 보험도 하나 정도 가입되어 있으면 좋다. 요즘은 지자체에서 해당 주민들 자동 가입시켜주는 좋은 곳들이 많다. (강남구는 2009년 시행했다가 때려쳤단다... 이런 거지같은;)


죄송하지만 난 이제 라이딩을 세번밖에 하지 않은 쌩초짜라는 점을 뒤늦게나마 밝히는 바이다.ㅋㅋ 세번밖에 못탔지만 초보자의 후기가 이미 전문가가 된 사람들의 후기보다는 더 공감이 갈 수 있다. 일단 안전이 우선이다. 당연한 소리지만 한번 자빠져보니 더 와닿는다. 한 순간이라도 건방져지지 말아야 하며, 방심해서도 안된다. 대부분의 운동이 그렇듯 건강하자고 하는 건데 운동하다가 다치면 주변에서 불쌍하게 보지도 않는다. 다른 자전거는 모르겠지만 로드 바이크는 유연성 없고 운동도 안하던 일반인이 시작하기에는 많이 버거울 수도 있다. 일반 자전거보다 허리를 숙이고 고개를 쳐드는 바람에 첫 라이딩에서 팔, 다리가 저림을 느꼈고 엉덩이 뼈에 멍드는 줄 알았다. 팔, 다리 저림은 보통 목 디스크나 허리 디스크와 연관이 있기 때문에 바짝 쫄았었다. 다행히 아무일 없었지만... 평소에 운동도 골고루 하고 스트레칭도 많이 하는데 저 정도였다. 겁주려는 건 아니고 살~살~ 시작하면 된다. 나 역시 로드가 잘 맞는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위에 계속 얘기했듯 꽁 자전거이고 요즘 대세인것 같기도 하고 해서 피지컬도 안되지만 열심히 내 몸을 로드에 적응시키려는 것 뿐.(엉덩이 아파서 진짜 짜증남;) 세번째 라이딩에서는 자빠져서 그렇지 따로 아픈데는 없었다. 허벅지 땡기는 느낌, 팔로 버틸 때는 삼두 땡기는 느낌, 목 살짝 뻐근하고, 엉덩이는 뭐 어떻게 할 수가 없다. 남들보다 말라서 더 아픈것 같은데 여자들은 오죽할까. 언제나 가장 겁나는 것은 타지에서 외롭게 타이어가 펑크나는 경우...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그것만은 그냥 운에 맡기려 한다. 1년에 한번 터질까 말까 하는데 그 장비와 기술들을 습득하기는 싫다. 그냥 최대한 자전거 도로 위주로만 다녀야지. 자전거는 자동차처럼 소모품이다. 단골 샾을 만들던, 커뮤니티에 가입을 하건, 셀프 기술을 키우건 해서 주기적으로 점검이 반드시 필요하다. 안장과 핸들의 조임상태, 공기압 체크등은 필수!


자전거도 미치면 돈이 수천 들어가는 종목이다. 인터넷을 보다보면 동호회 가입하고 여러가지 자전거들 다 타보고 바꿔보고 튜닝하고 장거리/단거리, 오르막/내리막 전문 스킬 키우고 하는 전문유저들도 많지만 난 그냥 지금에 만족한다. 지금도 충분히 만족하고 그냥 딱 이 정도 타면서 운동용으로 안전하게 꾸준하게 매너있게 타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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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락귀신
정신 못차리면, 벌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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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04. 27


오늘의 출발지는 남양주집이다. 주말에 남양주 오면 행님이랑 같이 타기로 했었는데 수술 후 복구가 아직 완벽하지 않은 관계로 나홀로 또 장거리 라이딩. 오늘의 목적지는 지난 주 두물머리 강제 유턴 사태로 인한 재도전. 진접에서 편도 40km, 소요 예정 시간은 2시간 40분. 거리 괜찮고 오늘은 날씨가 지난주 보다 더 예술~ 상쾌한 기분으로 출발~~



출발한지 얼마 안되어 발견한 나를 촬영하려는 수 많은 대포 카메라들. (7시간 뒤에 돌아올 때도 저대로 있었음;)



저 멀리 보이는 것은 또 무엇? '왕숙천' 주변에 환경정화 봉사나온 단체가 또 앞을 가로막는 듯 했으나 다행히 패스~ (길막 노이로제;)



한강 진입과 동시에 펼쳐진 남양주 한강 체육공원의 민들레 씨앗밭.



지난주 유턴했던 악몽의 그 장소, 팔당 유원지.



남한강 자전거길을 따라 슬슬 달리니 팔당댐이 보인다~!



곧이어 보이는 200미터 가량의 짧은 터널.



집 떠난지 두 시간이 지났는데 아직도 남양주 >.<



많이 녹슬었지만 그래서 더 특별해 보이는 빈티지 북한강 철교.



북한강 철교 위에서 트레긔 사진 한 방~



북한강 철교를 지나 약 200미터 쯤 지나 오른쪽 갈래길이 나오면 바로 빠져야 두물머리. 갈래길 10m 쯤 전 표지판에는 1km 라고 쓰여 있지만 그만큼 갔다가 양수역에서 유턴했음; 우측 통행로로 내려가면 금새 짜잔~ 두물머리 입구!



두물머리는 남한강과 북한강이 만나 한강으로 흐르는 지점으로 예전에 나루터였음. 가볍게 산책하면서 즐길 수 있는 관광명소. 입장료 무료, 주차장 유/무료. 두물머리 인증샷 날리고~ 여기까지가 약 40km. 집으로 돌아가면 80km. 장거리 뛸꺼라고 페이스 조절을 너무 했나 조금 더 가보고 싶은데... 지도에서 황순원문학촌 소나기마을 발견. 거리는 약 12km 딱 좋아.ㄱㄱ~



편도 자전거 도로라 조금은 위험한 길이었지만 어쨌든 안전하게 소나기마을에 도착~ 했으나 아이들로 바글바글하여 간단하게 먼 발치에서 스캔. 때마침 터진 분수 장관. 소나기 마을이다보니...;



되돌아 다산유적지로 가는길에 마주친 10년전 폐지된 능내역 쉼터. 긔요미긔요미~



정약용 쓰앵님의 산소와 생가터, 기념관 등이 있는 오늘의 마지막코스 '다산유적지'. 하악~ 몸은 녹초가 됐지만 차분해 지고 경건해져서 금새 안정을 되찾은... 다음을 또 기약하며 이젠 집으로 ㄱㄱ~



ㄷ... 당 충전이 몹시 하고 싶다. 지갑의 꽁짜 스벅 쿠폰으로 스벅 리버사이드팔당점에서 가장 달달한 초콜릿 크림칩 프라푸치노를 골 빠개지도록 원샷~



힘들어 죽것고만 내 발목을 잡는 미친 오르막.




드디어 귀가!


후아~~~ 요즘 라이딩하는 날은 반나절을 투자해버리니 ㅎㅎ; 지난번에 100km 를 한번 경험해 보니 이제는 100km 를 채우지 않으면 성에 안찬다. 라이딩 분석표를 보면 거리랑 이동시간는 늘어나고 평균속도는 줄어드는 전형적인 초보라이더.ㅋㅋ 신생아 허벅지라 아직 속도 장애가... 시간 소비를 좀 줄여야 하는데 여기저기 구경하느라 원. 평소에 느끼지 못했던 소소한 선물, 아름다운 경치와 명소를 만끽하는 것은 좋으나, 5분 이상 쉬면 운동한거 도루묵 될까 맘편히 구경도 못하고 서둘러 자리를 뜨는 이상한 불안증세. 그러면서도 중간중간 급정거하고 연신 풍경을 찍어대는 셔터홀릭. 지금은 다 처음 보는 것들이라 신기하고 재밌는데 내 거주지를 기준으로 가볼만한 데를 다 가고나면 어쩌나 그게 벌써 고민이다. 주말에 한번은 꾸준히 타고 싶은데 비오면 못타고 미세먼지 심하면 못타고 더워지면 못타고 추워지면 못타고... 이래 보면 자전거도 제약이 너무 심하다. 제길... 어쨌든 누가 깔아놨는지는 모르겠다만 자전거 전용도로 만든건 진짜... 칭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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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락귀신
정신 못차리면, 벌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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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04. 20


지난 주에 바쁜 스케줄(?) 로 빼먹어 버린 라이딩. 거참 자전거 한 번 타기 힘들다. 실시간 자전거 네비게이션이 없는 관계로 오늘은 목적지인 두물머리 경로를 완벽하게 숙지 해놨다. 왕복 75km 5시간 예상. 두물머리, 정약용유적지는 남양주 본가에서 꽤 가까운 거리였지만 언제나 주말 낮은 막히는 시간이라 식구들 갈 때 한번도 동행을 안했었다. 꼭 보고 싶었는데 오늘은 이렇게 여유있게 운동하면서 갈 수 있게 됐다. 라이딩 전 탄수화물을 충분히 섭취한다는게 너무 많이 먹어서 예정된 출발 시간보다 1시간 반 늦게 출발했다. (요즘 5월 1일부터 다이어트를 시작하기 위해 남은 음식들 처리하는게 너무 괴로움...) 10시 반 출발. 역시 두번째라 그런지 운전에 여유가 듬뿍~ 탄천까지 자전거 도로가 없어서 지난번에는 인도로 갔는데 네이버에 검색해 봤더니 인도에서 자전거 탔다가는 범칙금이 3만원이라는... 난 도로는 당연히 자동차만 다니는게 맞다고 생각했었는데 자전거도 법적으로는 자동차로 분류되기 때문에 도로교통법에 따르면 자전거는 우측 차선의 가생이로 다녀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사고에 너무나도 취약한 상황이지만 아무튼 법적으로 그렇다. 


그래서 오늘은 당당하게 자동차 도로를 지나 올림픽대로 옆 자전거 도로에 진입하여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달렸다. 그렇게 열심히 달리다가 꽃들이 유난히 집중되어 있는 곳을 지나게 되면 그 향기 덕분에 기분도 상쾌해지고 피로도 풀리는 듯한 느낌이었다. 지난번엔 반포대교 쪽으로 갔었고 이번엔 반대쪽으로 왔는데 외곽타기 직전 짧지 않은 경사로를 잠깐의 경사로인줄 알고 기어도 바꾸지 않고 치고 나갔다가 토나오는 줄 알았다. 오전에 먹은 누룽지가 위로 올라오려는지 너무 명치끝이 아파서 결국 정상 직전 50m 정도를 앞두고 내려서 끌고 갔다. 유유히 내 옆을 지나가는, 방금전에 내가 제낀 라이더들을 보며 겁나 ㅉ팔렸다. 다행히 바로 속은 괜찮아 졌고 신나게 긴 내리막길에서 스피드를 느끼며 슝슝~ 그렇게 1시간을 달려 차들로 꽉 막혀있는 팔당대교를 스피드하게 건너 내려왔는데 "걷기 행사" 로 팔당댐 방향 자전거 통행을 금지한다는 입간판? ... 난 멈춰서서 이게 대체 뭔 개소린지 계속 보고 있는데 다른 라이더들은 머뭇거리다가 무시한채 계속해서 직진해 나갔다. 나 역시 그렇게 해서 한 2km 쯤 갔을까. 경찰과 행사 관계자들이 막아서서 강제로 유턴을 시켜버렸다. 아니면 팔당역으로 가서 전철을 타고 그 구간을 넘어가라나 뭐라나. 후우... 진짜 기분 좋았는데 급 갈 곳을 잃어버린...


두물머리는 다음주를 기약하며 쿨하게 셀카 한장 찍고 돌아섰는데 다시 집으로 가자니 기껐 나와서 운동 3시간 하고 들어간다는게 또 좀 찜찜했다. 3시간을 하던 8시간을 하던 어짜피 빨래는 해야 되는데 3시간하고 빨래하기는 너무 아깝자나. 썩쓰가 사는 합정을 찍어보니 3시간 반. 썩쓰에게 3시간 반 뒤에 만나기로 약속하고 다시 힘차게 페달을 밟았다. 30분쯤 지났을까. 저 밑에서 푸다닥 하는 소리와 함께 내 앞 20m 까지 다가온 고라니!! 깜짝 놀라 급브레이크를 밟았고 나와 2초 정도 눈을 맞추고는 내가 카메라를 꺼내는 순간 초스피드로 사라져 버렸다. 아니 한강에 고라니가 뛰어다니다니 크기도 꽤 컸는데... 득템의 기회를 놓쳐버렸지만 좋은 징조로 생각하고 내 마음속에 저~장~♡


돌아온 한강은 엄청난 인파들로 붐볐다. 어떤 각도에서는 외국 같아 보이기도 하고. 또 그 속에서 발견한 '드론공원'. 이런게 있는지 몰랐는데 엄청났다. SF 영화에서나 나올법한 스피드로 장애물들을 통과 하는데 진짜 입이 떡 벌어졌다. 이런걸 보면 우리 SM선생님이 원하는 드론으로 출퇴근하는 날이 정말 올 것 같기도 하다.ㅋㅋ 그렇게 다시 반포대교를 건넜을 때가 한 2시 반. 합정까지 1시간 정도 남았었는데 이 구간이 정말 마의 구간이었다. 바람도 꽤 쎈 역풍이었고 속도도 꽤 줄었고 허벅지가 괴사되는 듯한 느낌?ㅋㅋ 정신력으로 페달을 밟아 겨우 도착한 합정. 거기서 200일 만에 썩쓰를 만나 30분간 편의점 앞에서 레드불 한 잔과 함께 썰을 풀고 후딱 집으로 돌아왔다. 30분 휴식 때문인지 레드불 때문인지 10% 남은 체력이 70% 정도로 올라간 느낌으로 편안(?) 하게 돌아왔다.


집에 돌아와 자전거 앱을 열어 보는 순간 깜놀. 거의 100km 를 달렸다니; 긴장이 풀려서 그런건지 남아 있던 체력이 갑자기 방전되어 버렸다. 다리가 스르르 풀렸다. 삶은 계란 하나와 단백질 보충제, 아미노썬, 리버신, 홍삼정을 한 5분 만에 다 챙겨 먹었다. 샤워 후에 스트레칭 제대로 하고 저녁은 어김없이 라면으로. ㅋㅋ 이제 나쁜 부식이 진짜 얼마 안남았다. 김치가 약 1주일치 밖에 안남았으니 5월부터는 완벽하게 건강 식단으로 전환이 가능할 것 같다.


이렇게 장시간 원하는 만큼의 라이딩을 한 건 처음인데, 역시나 난 운동체질이다. 몸을 굴리는 걸 좋아한다. 이런 인간이 근 20년을 책상앞에서 컴퓨터만 두드리고 있으니... 아침에 일어날 때 목 어깨 엉덩이가 살짝 뻐근했지만 지금은 엉덩이 빼고 다 멀쩡하다. 보기엔 별 차이가 없지만 허벅지가 팽창하는 것 같은 이 기분이 너무 좋다. 자전거를 타야 할 아주 중요한 이유가 하나 더 있다. 작년 건강검진에 나왔던 비타민D 부족. 비타민D 가 부족하면 골다공증 및 디스크가 발병할 확율이 높아진다. 작년엔 그나마 점심시간마다 나가고 옥상에서 담배를 그렇게 열심히 피우면서 광합성을 했는데도 비타민D 가 매우 부족으로 나왔다. 회사에서 매우 부족은 내가 유일했다. 올해는 점심도 안에서 먹고 담배도 안피우니 햇빛을 볼 일이 더 없다. 평일은 그러하니 주말에라도 라이딩을 하면서 광합성을 더 하려는 것이다. 4월부터 11월까지, 오전10시~오후3시가 햇빛 합성으로 비타민D를 충분히 합성할 수 있는 최적의 시간이라고 한다. 합성 추천시간은 반팔 반바지일 경우 약 20분 정도? 회사에서도 옥상가서 점심을 먹던지 해야지 원. 아직 반팔에 반바지는 아닌거 같아서 비타민D 보충을 위해 썬구리와 자전거 마스크를 벗고 얼굴을 노출시켰더니 코가 따가워 죽것다.ㅋㅋ 그 바람에 처음으로 셀프 마스크 팩을 다 해봤다. 그 찝찝한 촉감... 매번 누가 해주는거 가만히 누워서 받아만 봤지, 내 손으로 마스크 팩을 할 날이 생길 줄이야. 그제 세미나 가서 우연히 받은 마스크 팩, 버리려고 했는데 이렇게 쓸모가 생기다니... 


오늘의 교훈 : 역시 세상엔 버릴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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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락귀신
정신 못차리면, 벌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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