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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등산 서석대

Daily/Hiking 2021. 4. 2. 01:50

2021. 03. 21.

광주/화순/담양에 걸쳐 있는 무등산. 봄에는 진달래, 여름에는 참나리, 가을에는 단풍과 억새, 겨울에는 설경 등 사계절 생태경관이 뚜렸하다는 무등산. 난 3월 말에 이곳에서 설경을 볼 거라곤 상상도 안했다.

천왕봉이 정상이나 통제되어 일반 등산객은 서석대 까지 밖에 갈 수 없다. 코스를 정하려고 국립공원 사이트에 들어갔는데 서석대 위주의 코스들보다는 영 겉돌기만 하는... 아무튼 수만리탐방센터를 찾게 되어 서석대 찍고 원점회귀하는 짧은 코스를 준비했다.

※ 코스
수만리탐방지원센터 - 장불재 - 입석대 - 서석대(주봉) - 중봉 - 원점회귀

 

주차장은 수만리탐방지원센터를 지나면 우측에 넓게 보인다. 참고로 난 목적지 50M 전에 허름한 시골길로 안내하는 티맵을 믿지 못하고 유턴해서 헤메다가 다른 차 따라 잘 들어갔음..ㅋㅋ 새벽이라 시골길이 무서웠음ㅜ. 결론은 그냥 티맵 따라가면 됨. 소백산 정상에서 가을 추위를 맛보고 일단 파카에 핫팩을 지참하여 등반 시작. 주차장이 삼거리라 푯말을 보고 장불재 방향으로 고고~ 출발한지 10분쯤 되니 안개에 점점 뒤덮여 잡생각 시작. 이거 또 한라산/소백산에서처럼 정상에서 안개만 보다가 가는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발걸음을 더 무겁게 함. 

 



장불재에 도착했을 때 오늘 조망은 없을꺼라고 확신했는데, 입석대 쯤 다다르자 코앞에 주상절리대는 잘 보였다. 서석대로 가는길에 몇 초 정도 살짝살짝 구름이 걷히면서 산봉우리들도 보이고 반갑게 해님도 보임.

 


서석대에 도착했을 때 주변은 온통 안개와 칼바람. 아주 잠깐씩 보여주었던 희망 때문에 핫팩을 벗삼아 조금이라도 구름이 걷히기를 기다렸는데 약 20분 뒤에 하늘이 딱 5분 정도 구름을 걷어주셨다. 난 미친듯이 셔터를 눌러댔고 언제 또 있을지 모를 설경을 담았다. 이내 다시 구름이 다 가려버렸지만 그 잠깐의 순간에 카메라에 모두 담아 너무 기뻤다. 룰루랄라 중봉 거쳐 원점회귀. 

 


눈덮힌 겨울 산을 오르는 것은 로망 중에 하나였다. 하지만 눈덮힌 산까지 차로 이동하기도 쉽지 않을 뿐더러, 등반을 시작한다 해도 그 추운 영하속에서 미끄러운 산길을 온전히 오를 수 있을 지도 의문이었다. 그런데 그런 고통하나 없이 이렇게 큰 선물을 얻게 됐다. 완벽하진 않지만 이 정도 추위에 감상할 수 있는 최고치의 겨울 풍경(?)을 본 것 같다. 등산로도 험하지 않고 가성비(오른 노력에 비해 볼거리가 많음)가 좋다. 강추~♡♡♡

 

 

 


WRITTEN BY
손가락귀신
정신 못차리면, 벌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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