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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고흐 해바라기

Daily/Diary 2015. 2. 22. 13:20

사건의 발단은 '빈센트 반 고흐' 에게 있었다.
얼마전 전쟁기념관에서 전시했던 '반 고흐 10년의 기록' 을 보고 온 한 가족.
며칠뒤 대형마트에서 발견한 '반 고흐 작 해바라기' 퍼즐.
딸과 함께 맞춰보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에 일단 구매하였지만,
집에 와서 열어보니 난이도가 후덜덜.
힌트는 아무것도 없다. 덩그러니 해바라기 사진 한장만 있을 뿐.
또 그 해바라기를 찢어발긴 500개의 조각들.
보드에 최소한 퍼즐 아웃라인 정도는 있을줄 알았는데 아무것도 없다.
함께 하려 했던 딸은 일찌감치 나가 떨어졌고.
그 딸의 아버지는 멍하니 앞에 벌어진 참사를 지켜보고 있었다.
그 모습을 쌩깠어야 하는데 마음이 여린 나는 곁으로 가서 함께 퍼즐을 맞춰가기 시작했다.
30분이 지나자 두 허리 환자에게는 조금씩 시련이 찾아왔다.
방석을 가져오고 기대고 눕고 엎드리고.
계속되는 신음 서라운드, 점점 줄어드는 신음 간격.
곧 들이닥칠 손님들이 오기 전에 완성해야 하는 중압감.
중도 포기하고 상태를 보존할 공간 부재.
허리가 너무 뻐근한데 그만 둘 수도 없는.
그렇다고 퍼즐이 탑 쌓듯이 쌓으면 끝나는 것도 아니고.
구정 새벽의 정말 웃픈 광경이었다.
그렇게 딱 5시간 만에 퍼즐을 완성했다.
그리고 약 이틀 뒤 저 딸의 아버지는 다시 디스크가 찾아왔다.

 

 

 

 

 

 

 


WRITTEN BY
손가락귀신
정신 못차리면, 벌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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