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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증의 피아노

Daily/Diary 2019. 3. 3. 18:15

3번 고민, 애증의 주인공 피아노가 입장하고 있습니다. 두둥~ 옆에 두고 지낸걸로 따지면 컴퓨터보다 더 오래된 내 피아노 친구들. 그 동안 너희를 외롭게 해서 미안 끼윰~ 일단 욕심은 재즈, 즉흥연주, 편곡, 클래식 모두를 잘하고 싶지만, 장래 희망이 피아니스트도 아니고 그만큼 연습을 하는 것도 아니고 스승이 있는 것도 아니고 적당한 선에서 타협을 좀 해야하는데 갈피를 못잡고 있다. 지금껏 클래식만 해왔으니 실용음악 쪽으로 공부를 좀 하고 싶은데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악보들을 추려서 유튜브에 올리려는 선계획 때문에 딴 건 뭘 하지를 못하고 있다. 게다가 그마저도 맘처럼 빨리 안되고... 연습시간은 둘째치고 어디선가 계속해서 튀어나오는 피아노 곡들 때문에 하얗게 질려가고 있다. 왠지 이것도 쳐야할 것 같고, 저것도 쳐야할 것 같고. 한 살이라도 손가락 팔팔할 때 빨리빨리 쳐야하는데, 끝이 보이질 않는데다가 악보보고 따라치기에 흥미를 잃고 한 동안 멍 때리고 있었다. 


이론적으로 보면 코드 분석을 먼저 하는게 맞는거 같은데... 완벽하게 코드 분석, 패턴 분석, 기능 분석 다하면서 치려니 시간이 배 이상으로 걸리는 것 같고, 맞게 분석한건지 봐줄 사람도 없고, 그래서 그냥 무작정 치면 얼마 못가서 까먹게 되고. 피아노 전공자들은 소나타나 에튀드 연습할 때, 곡 분석이나 일반인들이 잘 모르는 그런 학습을 하면서 연주하는건지, 그냥 쿨하게 악보만 보고 후리는건지 궁금허다. 하지만 주변에 피아노 전공자는 없고, 피아노 커뮤니티는 애들로 북적이고... 해서 내린 결론은 전공자들의 뒤를 밟아 보는 것이다. 피아노 전공 커리큘럼을 조금씩 따라해보면 악보를 좀 더 전문적으로 해석할 수 있지 않을까... 시창청음/화성학/대위법/건반화성/반주법/교수법/악실론/작곡이론... 음... 이런거 맞냐... 이런걸 언제 보냐.. 쿠헬헬~ 그래도 시간 있을때 뭐라도 해봐야지. 아닌거 같으면 후딱 접어버려야지. 쿠헬헬~







WRITTEN BY
손가락귀신
정신 못차리면, 벌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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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은 방안에 피아노가 멍때리고 있다는 건 방 주인에게 큰 갈등을 안겨 줍니다.
저걸 없애면 조금 더 넓은 방을 사용할 수 있는데, 없애자니 10년 동안 배운게 아깝고.
내비두자니 열심히 연습 안하면 또 금방 잊어버리고, 계속 외우고 있자니 어디서 보여줄 곳도 없고;
피아노를 계속 쳐야하나 말아야하나. 이런 고민으로 현재 있는 피아노가 3대째 입니다.

 

초딩 2학년부터 6학년까지 피아노 학원을 다녔고, 중1부터 고2까지 개인레슨을 받았습니다.
바이엘, 체르니100, 하농, 소나티네, 체르니30, 재즈피아노, 체르니40, 모짜르트, 베토벤, 1000장이 넘는 가요 피스들...
10년 동안 돈들여 배운거라고는 기억나지 않는 이론들과 악보보고 열심히 연습해서 틀리지 않고 외워치기?
내 뇌의 성능으로 3곡을 완벽히 외운다면 4번째 곡을 준비할 때는 이전 곡 중 하나는 서서히 잊혀져 갑니다.
50마디쯤 마다 악보 넘기면서 연주하는 건 참 모냥 빠지고... 이런 상태로 십수년을 유지해 왔습니다.

 

아주 오래전 어머니께서 성가 반주를 요청한 적이 있습니다.
성가책에는 반주가 없지요. 멜로디랑 코드만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학생때도 음악 선생님은 멜로디랑 코드만 있는 책을 보고 반주를 해주셨었네요. 아무튼...
간단한 코드들을 대충 아는대로 쿵짝짝짝~ 쿵짝짝짝~ 하면서 완주했습니다.
나름 만족하고 얼마뒤 성당에서 반주자를 보았는데 반주자가 오른손으로 멜로디를 안치고 에드립만 넣더군요.
악보가 따로 있던지, 에드립을 배웠던지, 그 땐 사실 딱히 궁금하지도 않았고 반주에 관심이 없었습니다.
'나 모짜르트, 베토벤 치는 사람인데 그런거 궁금해 해야 돼? '
지금 생각해보면 모짜르트, 베토벤이 음악의 천재인건 확실하지만 마냥 똑같이 연주해서 얻은게 대체 무엇인지...
분명 피아노 학원에서는 바이엘부터 이론과 같이 가르쳐 줬겠지만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습니다.
'난 체르니40 마스터하려고 온 사람이지 이론 따위에 시간낭비 하러 온 사람이 아니야'
그리고 사람들한테 체르니40까지 쳤다며 자랑을 했을테고, 지금은 이러고 있고...

 

얼마전 '공기반 소리반'을 강조하던 TV 오디션 프로에 키보드 3인방이 나왔었습니다.
원곡을 편곡해서 피아노 연주도 하고 노래까지 부르는 신기한 사람들.
처음에는 오디션을 위해 열심히 연습했을꺼라고 생각했는데, 매주 한 곡씩 뽑아내는 걸 보고 후덜덜 했습니다.
사실 예전에는 피아노 전공할게 아니란 이유로 적당히 치려는 생각이 많았는데,
저 사람들을 보자면, 역시 피아노 전공자가 아니며 음악을 좋아한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나는 마냥 듣는 걸 좋아하는 것이고, 저들은 곡을 분석하고 편곡하고 노래를 부른다는 거.
중3 정도때 빅뱅의 '거짓말'을 어쿠스틱으로 편곡한 아이유도 마찬가지.
어린 처자들이 이런 편곡 능력을 어떻게 키웠을까. 천부적인 능력일까, 편곡법을 배운걸까.

 

피아노를 잘 치고는 싶은데 콩나물만 보면서 연주하는 지금까지의 연습 방법은 내가 원하는게 아닌 것 같습니다.
처음으로 음악을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잘 치는 정도에 대해 목표를 정하자면,
흔한 가요등을 듣고 멜로디 따고, 실제 노래에는 들리지 않는 코드진행과 애드립도 넣고 재즈스러운 느낌을 가미하는 정도??
천재인가요. 흐흐. 하지만 이미 위에 거론한 님들을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이미 자연스럽게 하고 있다는거.
그 사람들이 다 천재일리는 없고, 남들도 다 하는거 나도 한 번 해보겠다는 의지를 가져봅니다.
여러 조건들로 인해 레슨은 힘들고 독학을 해야겠는데 무엇부터 공부해야 할까요.

 

구글링을 당최 뭐라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피아노 잘치기'는 너무 광범위하고, '피아노 레슨'은 기존 클래식 피아노 학습과 다를게 없는거 같고,
실용음악, 재즈피아노, 즉흥연주 등의 키워드에서 해답을 찾았습니다.
바로 재즈화성학(Harmonics)과 대위법, 그리고 청음 입니다.
간략하게 화성학은 화음 쓰는 방법을, 대위법은 화성학과 비슷하지만 화음을 잘~ 쓰는 방법(?;)을... 배울수 있다고 합니다.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한번 시작해 보려 합니다.

 

Hello Harmony~ (직업병...)


WRITTEN BY
손가락귀신
정신 못차리면, 벌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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