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술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사람들이 대부분 그런 경험을 하듯이, 한 때 마이크로소프트사 엔지니어였던 마르셀로 칼버치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 가족들이 웹사이트를 구축한다든지 등으로 컴퓨터를 사용하다 문제에 부딪히면 그를 찾았다.

칼버치는 사촌, 고모, 엄마, 여동생 등 너나할 것 없이 각자 웹사이트를 만들어달라고 부탁해서 온 가족에게 사이트를 만들어 주었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그는 ASP.Net과 같은 마이크로소프트사의 개발자 툴을 사용했다.

이런 과정을 몇 차례 거치니 그에게 사업구상이 떠올랐다. 칼버치는 소프트웨어 개발에 착수했다. 소소하게 챙길 게 너무 많은 HTML을 최소한으로 사용하여 사용자가 직접 웹사이트를 구축할 수 있도록 하고자 함이었다.

칼버치는 “항상 느낀 점이지만 내가 (가족들에게) 해주고 싶은 것은 다른 누구에게나 필요한 사항이었기 때문에 더 나은 솔루션의 필요성을 느꼈다.”고 말했다.

사용자가 직접 만드는 DIY형 웹에 들어가보라. 칼버치의 삼파(www.sampa.com)처럼 일반인에게 웹 애플리케이션 저작환경을 제공하여 단순 사용자들이 온라인 스프레드시트나 매쉬업(여러 사이트에 분산된 다양한 서비스를 혼합한 새로운 서비스) 정보를 공유하도록 하는 신생 인터넷업체들이 점점 늘고 있다.

프로그래머가 아닌 일반 사용자들이 정적인 웹 페이지를 단순히 모아놓은 것이 아니라 동적인 요소까지 가미하여 웹사이트를 만들 수 있게 하는 것이 DIY형 웹 플랫폼의 개념이다. 이 과정에서 개별 사용자들은 온라인의 협업과 의사소통을 도모하기 위해 더 나은 툴을 확보할 것이며 특히 이러한 서비스가 업무와 연계된 경우라면 더욱 그러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입장이다.

전 제록스사 수석과학자이자 현재 컨설턴트로 활동중인 존 실리 브라운은 “웹 DIY와 업무의 연계는 사무직원 개개인이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는 패러다임의 전환을 알리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말하고, 엄청난 파괴력으로 일대 혁신을 몰고 올 것이라는 게 그의 견해다.

실리 브라운은 대역폭 확장과 함께 하드웨어/소프트웨어가 빠른 속도로 상용화되면서 복잡한 호스팅 서비스가 현실적인 대안이 되고 있다고 말한다. 또한 최신 브라우저를 이용하여 사용자는 양방향 웹 애플리케이션을 구현할 수 있게 되었다. 이에 따라 다양한 웹사이트의 콘텐츠를 혼합하여 사용자 자신만의 애플리케이션을 만드는 일이 점점 쉬워지고 있다.

최종사용자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겠다는 구상은 오래 전부터 있었으나 대부분 현실로 구현되지 못했다. 하지만 새로 등장하는 툴을 이용하면 훈련이 안된 단순 사용자들도 딜리셔스(Delicious)처럼 블로그와 위키, 즐겨찾기 공유 사이트가 확장된 그런 세련된 웹사이트를 구축할 수 있다는 게 기업인들과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버튼 그룹 피터 오켈리 애널리스트는 “블로그와 위키를 통해 협업 컨텐트를 아주 쉽게 공유할 수 있지만 내 경우 데스크톱에서 스프레드시트와 데이터베이스와 같은 툴을 사용한다.”고 말하고, “그런 익숙한 툴을 웹사이트 저작 툴로 사용한다면 정말 멋질 것이다. 그게 바로 혁신이다.”고 강조했다.

뒤죽박죽 싸구려 모텔?

DIY형 웹 구현방식은 아주 다양하다. 소셜텍스트와 잣스팟을 위시한 신생업체들은 보다 쉽게 사용자 참여형 웹페이지나 위키를 제작하는 방법을 모색 중이다. 또한 닝이나 코그헤드와 같은 업체들은 일반 호스팅 방식 애플리케이션 개발 서비스를 기치로 내걸고 있다.

한편 몇 개 업체에서는 호스팅 방식의 데스크톱 애플리케이션을 제공한다. DabbleDB나 Zoho Creator이 그 예로 소그룹간 협업에 도움이 된다. 또한 다수의 저작툴(예: SiteKreater)과 사용자 편의를 고려한 서비스를 이용하여 블로그나 개인별 취향에 맞게 커스터마이징한 홈페이지를 구축할 수 있다.

1세대 웹 저작 툴(예: 프론트페이지와 드림위버)과는 달리 새로 등장한 서비스 중 대부분을 이용하여 사용자는 웹 브라우저를 통해 애플리케이션을 제작할 수 있으며, 사이트 구축이 완료되면 동일 컨텐츠 공급자가 호스팅을 담당한다. 단순한 웹 페이지 제작이 아니라 컨텐트 공유와 협업에 주안점을 둔다. 예를 들어 삼파는 YouTube, Flickr, Amazon.com과 같은 웹사이트와 연동하도록 설계하여 사용자가 자신만의 매시업(혼합 서비스) 사이트를 구축할 수 있게 하고 있다. 그러나 그러한 자유가 있는 만큼 위험도 따르게 마련이다.

대다수 신생 호스팅업체들은 자사의 사업모델에 대해 철저한 검증과정을 아직 거치지 못한 상태여서 고객과 자사 데이터에 대한 위험요인인 상존한다. 대체로 웹 2.0 업체들은 운영자금을 광고수입이나 회비에 의존하고 있다. 오켈리는 “특히 사업적인 맥락에서 호스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들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협력업체의 사업모델과 사업적 바탕을 면밀히 검토하는 일”이라고 말하고, 실패한 인터넷기업은 데이터를 분실해버린 “뒤죽박죽 싸구려 모텔”로 전락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오켈리는 “최종사용자가 특히 사업을 하는 경우라면 출처를 믿을 수 없는 정보를 사용하여 잘못된 결정을 내릴 수도 있지만 이 경우는 위험이 덜한 편”이라고 말한다.

80%의 다수가 큰 힘을 발휘한다?

“웹사이트 구축과정을 단순화하고자 한 시도들이 과거에 있었지만 미흡한 편이었다. 그러나 이에 동조하는 사람들은 기술진보에 따라 웹사이트 구축 단순화 구상이 다른 모습으로 다시 떠오르고 있다고 말한다. 수요가 딸리는 일은 없다는 말이다. 넷스케이프 공동설립자 마크 안드레센이 설립한 신생기업 닝을 보면 알 수 있다.

호스팅 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일반사용자는 기존의 다양한 템플릿을 복사하여 자신만의 애플리케이션을 구축할 수 있다. 즉 레스토랑 정보를 온라인상에서 공유하거나 Creative Commons가 제공하는 음악감상 사이트로 연결된다. 지난해 서비스를 시작한 이 사이트는 사용자가 만든 애플리케이션이 수천 개에 달한다.

닝이 개인사용자 위주로 DIY 웹 플랫폼을 개발하는 반면 코그헤드는 기업사용자 참여형 웹 플랫폼 개발에 초점을 두고 있다.

코그헤드의 CEO 폴 맥나마라는 “우리가 진정으로 바라는 것은 기업환경과 가장 밀접한 관계를 갖는 사람들이 애플리케이션을 구축하는 일”이라고 말하고, “지금까지 기업사용자는 프로그래머에만 의존해 와서 전환과정에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좌절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초기 테스트 단계로 금년 말 출시를 앞두고 있는 호스팅 서비스는 적당한 수준의 기술적 배경을 갖춘 사람(예: 엑셀 매크로 기능을 활용할 수 있는 자)이라면 누구나 웹 애플리케이션 구축이 가능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코그헤드 설립자이자 최고기술책임자 그레그 올슨은 “이 서비스가 성공한다면 새로운 애플리케이션들이 봇물을 이룰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에선 문제해결 시 IT 부서를 활용하지 않고 인투잇의 퀵베이스와 같은 제품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올슨은 어플리케이션의 롱테일 이론(인터넷 시대에는 별 볼일 없는 다수가 힘을 발휘한다는 주장) 측면을 언급하면서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어플리케이션을 필요로 하지만 문턱은 매우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개발자는 죽지 않았다

웹 2.0 서비스는 대부분 기존 웹제작툴보다 접근성이 뛰어나지만 주요 이용 층은 전문개발자들과 매니아들이다. 예를 들어 닝의 웹사이트는 스크립트 언어에 정통한 개발자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따라서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를 통해 닝이 제공하는 서비스를 커스터마이징 할 수 있다.

개발자가 웹서비스를 커스터마이징하여 사이트 트래픽을 유도할 수 있도록 API를 제공하는 일이 점차 일반화되어 가고 있다. 이것은 인터넷 거인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의 핵심전략이기도 하다.

버튼 그룹의 오켈리는 “기업 내에서도 강력한 최종사용자 툴이 등장했다고 해서 전문개발자가 몰락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애플리케이션 설계와 같은 업무는 데이터 완전성을 보장하고 최종사용자에게 지침을 제공하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 그는 “이러한 툴은 강력하기 때문에 신중을 기해 사용하지 않으면 다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코그헤드와 같은 서비스업체는 자체적으로 고도화된 개발기법을 사용할 것으로 실리 브라운은 전망한다. 또한 그는 호스팅 사이트가 서비스 중심 아키텍처를 채택하면 발 빠르게 최종사용자에 대한 커스터마이징 서비스를 시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리 브라운에 따르면 기민한 대응력을 구축하는 첫 단계가 서비스 중심 아키텍쳐이고, 두 번째 단계는 프론트 엔드 서비스이다. 죠우 크라우스 잣스팟 CEO 겸 공동설립자는 “PC에서 팟캐스팅으로 진화가 이루어졌듯 지금 DIY형 웹사이트에서 나타나는 현상도 수많은 여타 기술진보와 다를 게 없다.”고 말했다. 크라우스는 “가장 획기적인 기술혁신이라면 사용자가 직접 컨텐츠를 창출하는 사용자 참여형 웹 플랫폼”이라고 말하고, “특수한 툴에만 적용해 온 권한을 일반 사용자에게 부여하여 엄청난 혁신을 이끌어내고 있다.”고 말했다.


♣ 자료출처 : http://www.cnet.com/

WRITTEN BY
손가락귀신
정신 못차리면, 벌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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