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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공을 받아줄 첫 필드. 뉴스프링빌CC 입니다.
새벽 몇시에 잠든지 모를 정도로 말똥말똥 양을 세다가 얼마 못잤지만 컨디션은 최고였습니다.
토요일 낮12시쯤 CC에 도착하고 주차장 옆 광활한 필드를 내다보며 느낀 설레임은 생전 처음 느껴보는 떨림이었습니다.
곧 나도 저 넓디넓은 곳에서 자유롭게 공을 날리게 될꺼라는 기대?
하지만 주차장에 다다른 순간 이바닥의 레벨을 다시 한번 느꼈고 내 차로는 절대로 오지 않겠다는 다짐도 했습니다.
날씨는 정말 구름 한점 없고 선선하게 자연풍이 부는 딱 좋은 날씨였습니다.
새옷을 입고 새신을 신고 최대한 처음 온 사람 아님... 척을 하고 말을 아꼈습니다.
아기자기한 붕붕이를 타고 첫 코스에 내려 다함께 준비 운동을 하고 순서를 기다리고, 드디어 내 차례가 왔습니다.
그토록 기다리던 필드에서의 첫번째 티샷. 다들 감상하도록.
...
그러나 역시 실전은 상상 속의 훈련과 달랐습니다.
첫 스윙이 바람을 가르는 순간! .............. OB...
약 3초 간의 침묵 후에 동행인1, 동행인2, 동행인3, 캐디. 4명이 한마디씩 했습니다.
"자자 긴장하지말고~", "너무 힘들어갔다. 힘빼고~", "어드레스가 좀 삐뚤은거 같은데?", "천천히 치세요~"
모두들 긴장을 풀어주기 위해 한마디씩 했지만, 생각지 않았던 상황에 내 머릿속은 백지가 됐고,
코앞에 있는 공이 시야에서 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뭐가 잘못된거지;; 어드레스, 그립, 백스윙... 뭐지;;;'
그 상태에서의 스윙은 지금 생각해도 끔찍했습니다.
두번째 샷! .......... OB...
"...", "...", "...아...아깝...", "자 일단 카트 타실게요~"
아 저 듣기싫은 '카트 타실게요~.'
한 10번은 들은듯...ㅋ;
사실 내 인생에 첫 필드 티샷 촬영을 부탁하고 싶었는데, 이 부탁못하는 성격, 으이그...
결국 저 두장의 휑한 사진만.
4번홀쯤 지나면서 보여줄꺼 다 보여주고, 이미 만신창이된 스코어를 보며 마음을 비웠고 조금씩 나아지기 시작했습니다.
나아져도 뭐... 결국 공은 스무개 정도 잃어버렸고, 후반부터는 재미나게 친 것 같습니다.
중간중간 섭취한 맥주와 막걸리도 인상적이었고.
벙커를 한번 경험해 보고 싶었는데 안타깝게도(?) 벙커엔 빠지지 않았습니다.
결국 나의 첫 필드 스코어는 96타. 24오버.
뭔가 이상하죠. 공을 스무개 잃어버렸는데 24오버라니.
머리 올릴 때는 대부분 너그럽게 써준다네요.
실제로는 한 130타 정도 치지 않았나 싶습니다 ㅋㅋ
두손으로 곱게 찢어 휴지통에 넣으려 했지만, 기념이니 간직하라며 굳이 챙겨주셔서 그냥... 간직해 봅니다.
라운딩을 끝내고 샤워장에서 몸좀 지지고 사람들과 헤어지고 차에 올라타서 정신을 차렸을 때는,
그냥... 너덜너덜해진 느낌?
즐거웠지만 결국 만신창이가 된 느낌?
이게 아닌데, 내가 생각했던건 이게 아니었는데...
"처음치고 정말 잘치시네요!"란 말이 듣고 싶었던건데!!!
됐고...
즐거웠습니다. 여러분...
간단히 후기를 적어보자면,
일단 필드를 한 번 나와본건 정말 큰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다음에는 어느 필드를 가도 잘, 아니 실력만큼 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확붙은 것 같습니다.
(모든 초보골퍼 마음이 그렇겠죵?^^)
다만 캐디가 읊어주는 남은 거리만 믿지 말고, 눈대중으로 높낮이와 비거리 계산을 잘해서 클럽을 잡아야 하는데...
그건 필드를 많이 다니면서 경험을 쌓는 수 밖에 없겠죠? 그건 잘 모르겠고.
퍼팅도... 그린 재질에 따라 틀리니 초급자들은 그냥 뭐... 열심히 컨시드 하는 수 밖에...
첫필드에 저 성적에 매우 건방진 후기가 아닌가 싶습니다.ㅎ
조금 아쉬웠던건 머리를 올리러 오건, 초보자건 다음팀들 때문에 후딱후딱 쳐야 한다는거.
맘편한, 느긋한 라운딩을 다닌다는건 상상하기 힘들다는거.
가장 중요한건 서민들이 다니기엔 너무 비싸다는거.
이렇게 즐거운 사람들과 시간맞추기도 힘들다는거.
결국 스쿠버처럼 좋은 추억으로만 남을수도 있다는거 ^^;
내 후기에 모든 주변 관계자들이 하나같이 입을 모았습니다.
"역시... 골프존의 폐해...", "골프존만 다니면 그렇게 되는거야", "이래서 골프존을 다니면 안돼..."
내가 저 소리 듣기 싫어서 정말 잘치고 싶었는데, 젠장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