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초'에 해당하는 글 5건

벌들의 의문사

Daily/Diary 2014. 3. 23. 23:30


날씨 화창하고 따뜻하고... 이 좋은 날에 조부모님의 산소에 성묘하러 왔다.
뭐 주말에 딱히 할 일이 있는게 아니므로 나쁘진 않았다. 기쁘지도 않았다 ^^;
어머니 꿈에 할아버지께서 누추한 집에서 혼자 식사를 하고 계셨던 것이 몹시 맘에 걸리신 듯 했다.
간만에 호미질 좀 했더니, 손목이... 간만에 농약 좀 쳤더니 등짝이...ㅜ
신기하게도 산소 반경 8미터 안에서 DMB가 터지는 바람에 류현진의 첫번째 등판을 생생하게 귀로 들으며 기분좋게 일했다.

 

산소에서 내려오는 길에 버려진 아이스크림 봉지에서 이 광경을 목격했다.
벌들이 달달하게 녹은 아이스크림을 먹고 있었고 몇 마리는 이미 사망한 듯 보였는데, 사인이 너무도 궁금했다.
아이스크림 때문에 몸이 굳어져서 죽은건지, 행복하게 아이스크림에 코를 박고 죽은건지,
아니면 누가 아이스크림에 묻어 달라고 해서 저리 된건지.
어떻게 죽었든 상당히 멍청해 보이지만, 왠지 사람과도 매우 흡사한 것 같아 반사적으로 폰을 꺼내들었다.
그 주위에도 계속 벌들이 꼬이는 바람에 멀리서 줌인하여 촬영했다. 벌 공포증이 여전히...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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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락귀신
정신 못차리면, 벌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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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벌초

Daily/Diary 2013. 8. 25. 21:52

가는데는 순서가 없다.
나이가 들수록 벌초에 대해 관대해질 줄 알았는데 그 반대다.
벌초를 해야 하는 이유보다 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를 더 많이 댈 수 있다.
어짜피 1년에 한두번 하는거, 어짜피 해야 하는거 그냥 좋게 하면 되는데, 이게 참...
못됐다...

 

됐고!! 올해도 무사히 벌초를 마쳤고, 농작물을 수확해 왔다.
마늘, 가지, 고추, 감자, 애호박, 복숭아, 콜라;;
이 모든게 고춧가루 구입하면서 받은 서비스.
콜라는 매번 족발시켜드시는데 콜라 1.5가 그 때마다 오는데 콜라먹는 사람이 없어서 쟁여놨다는...
그 중에 여주열매를 처음 봤는데, 오 대박.
외모는 파프리카 맛 날꺼 같은데, 속은 정말 상큼함.
효능 -> 당뇨에 좋고 비타민C가 많아 피로회복에 좋음.
하지만 이것을 위해 벌초를 올 수는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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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락귀신
정신 못차리면, 벌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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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벌초

Daily/Diary 2012. 9. 1. 23:24

8월 15일에 비님이 오신 관계로 2주나 미뤄진 벌초.
그래도 구름님이 햇볕을 가려줘서 그나마 수월하게 벌초를 마쳤습니다. 가고 오고 차도 안막혔고...
우리 할아버지는 수염이 많으시기로 유명하셨는데, 수염과 이 무덤의 풀들과의 관계가 참 궁금합니다.
이렇게 무덤에 풀이 많이 자라는건 관리 소홀이라고 주장하실지 모르겠지만,
약이란 약은 다 써봤고, 잔디란 잔디는 다 심어봤고,
이제 풀이 못 삐져나오도록 지면을 대리석으로 도배하는 방법 밖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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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락귀신
정신 못차리면, 벌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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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벌초

Daily/Diary 2011. 8. 24. 10:00
아버지와 간만의 데이트; 처음으로 아버지와 단둘이 벌초를 다녀왔다.
제초기 한번 잡으면 등근육 뭉쳐서 언제나 2~3일씩 고생하는 이유로 언제나 벌초는 꺼려지지만 안갈수 있나.
산소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풀이 많이 자라서 ㅠ. 금값이 연일 상승하듯 산소의 풀들도 매해 대박이다.
약이란 약은 다 써봤는데도 이게 참... 우리 집안이 대대로 한털하셔서 그런거 같기도 하고...
아무튼 3시간의 노력 끝에 깨끗하게 벌초를 마쳤고,
벌님들도 안뎀벼서 목숨도 부지하고,
평일이라 오고가고 차도 안막혔고...

돌아오는 길에 아버지께서 강추하신 감곡의 월정손칼국수집.
역시나 맛집에서 웨이팅은 기본이라고 했던가.
주인 겸 주방장님께서는 문을 다 열어 놓고, 휑한 식당안 테이블에 메모만을 남긴채 출타하셨더랬다.
참 아름답다. 이 얼마나 믿을 만한 마을인가, 누가와도 아무것도 훔쳐가지 않을 꺼라는 이 믿음.
먹느라 깜빡하고 칼국수 사진은 못찍었지만, 명동칼국수와 맛은 비슷했다.
물론 그 맛 때문에 그 곳을 찾았을리는 없다. 그 때 그 시절의 칼국수를 추억하고 싶으셨겠지...
아무튼 조~용하게 잘 먹고 왔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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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락귀신
정신 못차리면, 벌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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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년 2nd 벌초

Daily/Diary 2008. 8. 12.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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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초 후유증이 왜이리 오래가냐;
때앙볕 아래서 세시간 넘도록 땀 오지게 흘렸더니, 3일이 지났는데도 온몸이 쑤시는건 기본이고 옵션으로 눈알까지 뻑뻑하다.
혹시나 하고 카메라를 가져가긴 했었지만, 역시나 땀 흘린 손으로 카메라를 만질 수 없어 찍은건 없다.
신기한 우리 산소는 갈때마다 길이 없어진다. 예초기로 길 만드는게 일단 한나절.. 거기서 이미 풀린 다리를 이끌고 산소까지 간다.
임신 중이신 형수는 누군가 밟은 땅벌떼에 초반러쉬 당하고 빠른 ㅈㅈ... 그 때만 생각하면 지금도 등골이 오싹.
정성은 둘째치고 완전 사람 잡는거지.. 벌초 대행도 열라 싸던데.. 유류비, 톨비, 밥값, 땀비.. 이래저래 하면 완전 마이나스임.
고인돌 왜 만들었는지 알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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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락귀신
정신 못차리면, 벌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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