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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03. 21.


오전에 무등산에 다녀오고, 진도로 가기전에 잠시 목포의 유달산에 올랐다. 잠시 들를 수 있을 정도의 낮은 산이지만, 목포의 영산이다. 조금이나마 높은 곳에서 다도해 절경을 감상하고 싶었는데... 황사인지 안개인지... 유달산은 산은 작지만 코스도 많고 둘레길도 있고 공원 조경이 깔끔해서 사람들이 꽤 많았다. 노인, 연인, 가족... 이 작은 곳에 일등바위(정상), 이등바위, 노적봉, 이순신동상도 있고, 임진왜란의 흔적들... 또한 일본놈들이 새겨놓은 부동명왕? 그런 것들은 왜 제거되지 않았는지...

 


WRITTEN BY
손가락귀신
정신 못차리면, 벌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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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등산 서석대

Daily/Hiking 2021. 4. 2. 01:50

2021. 03. 21.

광주/화순/담양에 걸쳐 있는 무등산. 봄에는 진달래, 여름에는 참나리, 가을에는 단풍과 억새, 겨울에는 설경 등 사계절 생태경관이 뚜렸하다는 무등산. 난 3월 말에 이곳에서 설경을 볼 거라곤 상상도 안했다.

천왕봉이 정상이나 통제되어 일반 등산객은 서석대 까지 밖에 갈 수 없다. 코스를 정하려고 국립공원 사이트에 들어갔는데 서석대 위주의 코스들보다는 영 겉돌기만 하는... 아무튼 수만리탐방센터를 찾게 되어 서석대 찍고 원점회귀하는 짧은 코스를 준비했다.

※ 코스
수만리탐방지원센터 - 장불재 - 입석대 - 서석대(주봉) - 중봉 - 원점회귀

 

주차장은 수만리탐방지원센터를 지나면 우측에 넓게 보인다. 참고로 난 목적지 50M 전에 허름한 시골길로 안내하는 티맵을 믿지 못하고 유턴해서 헤메다가 다른 차 따라 잘 들어갔음..ㅋㅋ 새벽이라 시골길이 무서웠음ㅜ. 결론은 그냥 티맵 따라가면 됨. 소백산 정상에서 가을 추위를 맛보고 일단 파카에 핫팩을 지참하여 등반 시작. 주차장이 삼거리라 푯말을 보고 장불재 방향으로 고고~ 출발한지 10분쯤 되니 안개에 점점 뒤덮여 잡생각 시작. 이거 또 한라산/소백산에서처럼 정상에서 안개만 보다가 가는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발걸음을 더 무겁게 함. 

 



장불재에 도착했을 때 오늘 조망은 없을꺼라고 확신했는데, 입석대 쯤 다다르자 코앞에 주상절리대는 잘 보였다. 서석대로 가는길에 몇 초 정도 살짝살짝 구름이 걷히면서 산봉우리들도 보이고 반갑게 해님도 보임.

 


서석대에 도착했을 때 주변은 온통 안개와 칼바람. 아주 잠깐씩 보여주었던 희망 때문에 핫팩을 벗삼아 조금이라도 구름이 걷히기를 기다렸는데 약 20분 뒤에 하늘이 딱 5분 정도 구름을 걷어주셨다. 난 미친듯이 셔터를 눌러댔고 언제 또 있을지 모를 설경을 담았다. 이내 다시 구름이 다 가려버렸지만 그 잠깐의 순간에 카메라에 모두 담아 너무 기뻤다. 룰루랄라 중봉 거쳐 원점회귀. 

 


눈덮힌 겨울 산을 오르는 것은 로망 중에 하나였다. 하지만 눈덮힌 산까지 차로 이동하기도 쉽지 않을 뿐더러, 등반을 시작한다 해도 그 추운 영하속에서 미끄러운 산길을 온전히 오를 수 있을 지도 의문이었다. 그런데 그런 고통하나 없이 이렇게 큰 선물을 얻게 됐다. 완벽하진 않지만 이 정도 추위에 감상할 수 있는 최고치의 겨울 풍경(?)을 본 것 같다. 등산로도 험하지 않고 가성비(오른 노력에 비해 볼거리가 많음)가 좋다.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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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락귀신
정신 못차리면, 벌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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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03. 20.

 

전주 옆 진안의 마이산을 다녀왔다. 휴가 6박중 첫번째 코스. 첫날은 비도 예보되어 있고 해서 전라남도로 내려가기전 비가 오더라도 가볍게 오를 수 있는 마이산을 찾았다. 마이(馬耳)산은 말의 귀를 닮아 이름이 마이산으로 지어졌다는... 정말 봉긋봉긋~

 

※ 코스

[진안가위박물관 주차장] - [천왕문] - [은수사] - [탑사] - [암마이봉] - [원점회귀]

 


(안내도를 보니 전망대가 다 있었군...; )암마이봉과 마이산탑사를 빠르게 보기 위해 북부주차장 방면으로 진입했다. 이건 비밀인데 마이산 입구에 가장 가까운 주차장은 [진안가위박물관] 주차장이다. 사람이 많은 시간엔 어림없겠지만 일찍 일어나는 새는 가까이 주차할 수 있을 것이니...

 


암마이봉에 가장 가까운 곳이라 그런지 산행을 시작하면 바로 계단부터 나온다. 이쪽은 암마이봉 빼고는 등산로가 아닌 탐방로이지만 그렇다 해도 적지 않은 계단... 친절히 계단 번호도 쓰여 있다. 그 오르막 끝인 508 계단을 오르면 좌측에 숫마이산(동봉) 우측에 암마이산(서봉)으로 진입하는 지점인 천왕문이 나타난다. 숫마이산 중턱에는 화엄굴이라는 천연동굴이 있고, 암마이산 꼭대기에는 암마이봉이 있다. 나는 빨리 사람들 오기 전에 마이산탑사 원샷 때리고 싶어서 직진한다. 계단을 다시 어느 정도 내려오면 바로 숫마이산 뒷편에 은수사가 있다. 은수사는 역고드름이 장관인데 이 3월말에 역고드름이라니... 근데 얼마뒤 정고드름은 봤다.ㅋㅋ; 숫마이산과 은수사를 함께 사진에 담으니 역시 숫마이산스럽다... hurry hurry~ 조금만 걸으면 이내 나타나는 마이 산탑사.

 


마이산 탑사로 향하다 보면 마이산의 암석 측면에 구멍이 파인 크고 작은 굴(타포니/풍화혈)들이 많이 목격된다. 근데 누가 부처님을 저곳에 외로이... 탑사를 아래서 지켜보니 진짜 탑사다; 돌탑이 하나, 둘... 수 없이 많은데, 이 돌탑은 석정 이갑룡 처사(1860∼1957)가 30여년간 100여 기의 탑을 쌓았으며 현재 80여 기의 탑들만 남아 있다. 각각의 이름들을 가지고 있으며, 태풍에도 무너지지 않는 돌탑이라고 하는데 절대 손대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하는 푯말이 곳곳에 배치되어 있다. 사람 손이 무섭긴 하지. 사람 하나 없는 탑사를 여유롭게 감상하며 암마이봉을 향해 유턴한다.

 


암마이봉은 천왕문에서 15분 정도만 오르면 금새 볼 수 있다. 하지만 약간의 가파른 돌길에, 비가 와서 미끄러워 약간은 위험하기도 하였음. 암마이봉에서 마주하는 풍경은 별로...ㅎ; 숫마이산이라도~ 

 


이렇게 마이산 등산을 마치고 2시간 안걸려 무사히 내려왔다. 두 가지 아찔했던 게 있었는데 하나는 비온다고 우산을 가지고 간 것. 처음엔 아무 생각없이 사진찍고 이짓저짓 다하면서 강풍 불편 우선 부러질 뻔하고 그래도 신경안쓰고... 그랬는데 암마이봉에서 마주친 등산객들을 보자마자 아니... 내가 왜 우산을 가지고 왔지. 벼락을 쳐맞을라고... 등린이 티냈네ㅜ. 둘레길 다녀오려는 생각으로 별 생각없이 우산을 챙긴 듯. 또 하나는 암마이봉을 보고 바로 주차장으로 내려왔는데 자동차 리모컨키가 작동을 안해.ㅜㅜ 아무리 눌러도 마치 배터리가 나간 것처럼 응답없는 리모컨. 배터리를 편의점에서 사온다고 해도 편의점까지 갈 차도 없고, 전용 드라이버가 없으면 리모컨 분해도 안되고 엉엉~ 지금 첫날 첫번째 일정을 시작하자마자 첫단추가 잘못 끼워지는 듯한 불길한 느낌. 하지만 리모컨이 매우 차가워져 있는 것이 이상해 혹시라도 좀 데펴볼까 하여 손으로 비비고 지지고 하다보니... 금새 문이 열렸다는... 가방에 넣어놨었는데도 낮은 온도에 비에 강풍 좀 쳐맞더니 맛탱이 가버리는 외제 리모컨. 아주 좋은 학습이었다. 내일부터는 핫팩 옆에 두고 다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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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락귀신
정신 못차리면, 벌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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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10. 04.


추석 연휴의 마지막날, 갑자기 적당히 산에 오르고 싶어 주변에 만만한 산을 검색해 봤다. 수락산, 불암산, 청계산. 셋다 별 기대는 없지만 생각외로 사람들이 자주 간다는 청계산으로 정했다. 코스도 좀 보고 이것저것 보다가 일출 30분 전 입산을 목표로 계획을 했더니만 또 잠이 오지 않아 밤을 홀딱 샜다; 역시 사방팔방으로 코스가 다양해서 그래도 이름있는 봉우리들 거쳐보려면 검색이 필요하다는... 첫차를 타고 옛골정류장에서 내려 5시 40분에 입산을 시작했다.


* 코스 및 소요시간


5:43 - 옛골출발점(청계산옛골정류장)

6:47 - 이수봉

7:21 - 청계사

8:33 - 망경대

8:57 - 매봉

10:10 - 원터골(청계산입구사거리)


시작은 좋았다. 적당히 고요하고 적당히 으스스하고 사람하나 보이지 않고... 그렇게 적당한 길을 따라 오르다보면 갑자기(?) 오르막이 시작되고 적당히 땀을 흘리다 보면 곧 이수봉에 도착한다. 어디로 올라왔는지 이곳에 세분이 앉아계셨는데(하나는 개님) 아무튼 처음 만나게된 사람들이었다. 대충 4~5시간 코스로 준비했기 때문에 삼거리에서 망경대 방향으로 가지 않고 청계사에 방향으로 향했는데 음... 여기서부터 뭔가 삐뚤어지기 시작했다. 청계사 방향으로 가면 바로 전망대가 있어서 관악산과 경마장 방향이 시원하게 보여 첫번째 뷰를 감상할 수 있었다. 감상까지는 아니고 돌이켜보면 이게 망경대 다음의 최고의 뷰였던것 같다; 청계사까지 1km 라고 해서 쉽게 생각했는데 가파른 내리막이었다. 이날 역시 장비없이 무릎을 테스트 해보려는 생각이었는데 생각없이 내리막을 걷다보니 입산 한시간 반정도 만에 무릎에 통증이 시작됐다. 예상대로라면 무릎보호대와 등산스틱없이 이 정도 산행은 무릎에 이상이 없었어야 했다. 예상하지 못했던 통증에 일찍부터 짜증이 나기 시작했지만 그렇다고 가깝게 돌아갈 길도 없었다. 그렇게 청계사를 보게 되었고 오는 동안 내가 원했던 꼭대기에서 바라본 청계사 뷰는 없었다. 사실 그 뷰를 인터넷에서 보고 청계사 방향으로 향한건데 이 지역의 구조를 보면 그건 헬리캠이었던 것 같다...ㅜ 아무튼... 누워계신 부처님만 보고 다시 유턴해서 망경대 방향으로 향했는데...




 망경대를 앞두고 여기서 또 한번 삽질이 시작된다. 분명히 네비상으로 길은 하난데 갑자기 군사지역이 나오고, 길이 통제되고... 다시 살짝 되돌아가보니 망경대 분기점에 "등산로 폐쇄(사고 위험)" 이라는 푯말이 있었고 그 앞에서 푯말을 보며 난감해 하고 있던 찰나 지나가던 50대쯔음의 부부가 "그쪽으로 가도 되요, 조금 험하긴 한데 그쪽이 빨라" 이러더니 사라졌다. 가도 된다 하니... 게다가 나는 망경대를 봐야 하니 통제된 길로 들어섰다. 램블러 네비 상으로도 길이 이상이 없어 보이고... 해서 가는데 갈수록 점점 길이 길 같지가 않고 그렇다고 아예 막힌 것도 아니고 그냥 길이 당황스러울 따름. 그렇게 가다가 우연히(?) 망경대에 올랐고 하마터면 지나갈 뻔했다; 뭐가 망경대인지, 그냥 길 같지도 않은 바위타고 조금 올라가니 그곳이 망경대 꼭대기다; 뷰는 약 300도까지 가능해서 좋긴한데 이거 바람도 기분나쁜 소리내면서 불고 오금이 저려서 곧 내려왔다. 이건 뭐 사람 4~5명 정도 올라오면 밀려서 절벽아래로 다이빙할거 같은 좁은 공간에 난간도 없고 망경대라는 표식도 없는거 같고. 이걸 매력으로 볼 수도 있겠지만 이 불친절함에 나는 또 기분이 상하고... 




그렇게 이상한 코스로 내려와 매봉에 도착하니 사람들이 서서히 많아지기 시작했다. 계획했던 하산 코스는 원래 옥녀봉 방향이었는데 무릎도 아프고 기분도 꿀꿀하고 해서 가장 빠를 것 같은 경남사출발점(?) 방향으로 변경하고, 빠르게 간식 한입하고 인증샷 하나 남기고 하산을 시작했다. 앞서가던 두 여인네들을 따라 천천히 내려가는데 이게 하산길이 맞나 싶기도 하고 웬 계단 하나 없이 흙길인데 길도 길 같지도 않고, 오늘은 뭔 이런길만 다니나 싶은데 네비를 보니 또 길을 하나 만들면서 왔네... 이 여인들도 이제서야 눈치를 챘는지 잠시 쉬는척 하면서 내 눈치를 보는 눈치? 돌아가자니 너무 멀리왔고 느낌상 막힐거 같지는 않을 듯하여 아픈 무릎을 이끌고 미친듯이 내려오다가 돌뿌리 제대로 걷어차서 엄지 발가락이 곧 뽑힐듯 하고... 어쩌다보니 옆길에 합류하여 생각치도 않은 청계산입구사거리로 제대로(?) 내려왔다. 내려오고나니 참... 이번 산행은 여러모로 나에게 모욕감을 준 듯하다. 물론 그것들이 나에게 피가 되고 살이 될 것지만 그냥 허탈하다.




후기를 조금 쓰자면... 간단하게 가족이나 연인끼리 오르려면 청계산입구사거리-매봉 코스가 좋은 것 같다. 또한 집에서 걸어서 올 거리가 아니라면, 대중교통비를 내고 굳이 등산하고 싶다면 같은 시내에 있는 북한산>도봉산>관악산 이 좋겠다. 이유를 굳이 따지자면 흔한 기암괴석 하나 보기 힘들고 전망이... 보통 날이 흐리거나 구름이 있어도 그만의 멋이 있는데 여긴 1도 못느꼈다. 비슷하게 힘들면서 멋진뷰를 감상하고 싶다면 북한산>도봉산>관악산 을 추천한다. 또 하나... 내 정보 부족으로 인하여 망경대를 굳이 올랐지만 등산로 폐쇄를 너무 안일하게 한게 아닌가 싶다. 펜스라도 쳐놔야 하지 않나? 아무튼 청계산도 내려오다보니 사람이 엄청 많던데... 이렇게 사람이 많이 오는 걸 보면 여기도 나름의 멋이 있는 것 같다. 나만 모르는... 




이번 등산으로 몇가지 지켜야 할 것이 또 생겼다.


1. 코스 거리뷰로 시뮬레이션 및 등산로 폐쇄구간 확인

2. 무릎 보호대 필수 / 내리막에서 되도록 비탈길 밟지 않기.

3. 되도록 밤새고 등반하지 않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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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락귀신
정신 못차리면, 벌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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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봉산 신선대

Daily/Hiking 2020. 9. 21. 23:33

2020. 09. 19.


얼마전 막내이모가 도봉산 오봉쪽에 같이 가자고 바람을 넣고는 몸살로 누우셨다. 다음에 갈까 하다가 타이밍 상으로 이날이 좋을 듯하여 강행하였다. 새벽 3시에 기상해서 기상청을 보니 서울은 아침 3~9시에 비가 예보되어 있었다. 어제 저녁부터 예보되어 있긴 했다. 적은 양이기도 하고 비구름 영상을 보니 북서에서 남동방향이라 강북지방인 도봉산은 이미 비가 오고 그쳤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집 밖을 나가자마자 도로에 비가 쫙 깔렸다. 동부간선도로를 탈 때부터 비는 거의 멈췄고 도봉산 근처는 내 예상대로 거의 비가 오지 않았다. 동네별로 친절하게 예보해 주는 기상청 서비스는 정말 쓰레기 같다. 직접 구름 영상을 보는게 2~3시간 앞을 예측하는데는 훨씬 도움됨. 아무튼...






* 코스 및 소요 시간


04:55 - 송추2주차장

05:05 - 오봉탐방지원센터

05:50 - 여성봉 (30분 휴식)

06:50 - 오봉

07:10 - 오봉삼거리

07:50 - 신선대 (30분 휴식)

09:00 - 오봉삼거리

09:35 - 송추폭포

10:20 - 송추2주차장


40분만에 도착한 도봉산 송추주차장. 신선대가 목표였지만 오봉이랑 여성봉을 보기 위해 도봉탐방지원센터가 아닌 오봉탐방지원센터를 출발지로 정했다. 거리는 조금더 멀지만 도봉탐방지원센터 쪽 주차장은 시간당 1200원, 오봉탐방지원센터 쪽 송추주차장은 일일권 5000원이라 일일권이 속편하다. 참고로 난 4시반쯤 주차장에 들어섰는데 주차장에 일하시는 분들이 없어서 공짜로 이용했다; 들어올때 돈내고 나갈때는 프리패스하는 시스템... 역시나 사람이라고는 나밖에 없고 난 또 이 깜깜한 산길을 홀로 나선다. 4시55분 주차장에서 출발. 오늘은 원래 여성봉에서 6시 20분에 일출을 보려고 계획했었다. 5시 50분에 도착해서 보니 와우~ 생각치도 않았던 확 트인 여성봉 뷰가 놀라웠다. 고작 1시간도 안올랐는데 이런 멋진뷰를 볼 수 있다니. 연신 감탄하며 일출을 기다리는데 떡하니 앞을 가로막고 있는 오봉 능선 때문에 과연 멀쩡하게 일출을 볼 수 있을지 의문이었다. 그냥 시간만 되면 어디서든 일출을 잘 볼 수 있을 거라는 자신감은 어디서 온것인지... 




6시 20분까지 기다려보다가 여긴 자리가 아니다 싶어 일출을 포기하고 오봉을 향해 다시 걸었다. 이제 날도 환해졌겠다 후레시도 넣고 편안하게 걸었다. 30분 정도 걸으니 금새 오봉에 올랐다. 아... 여성봉에서 기다린 30분이 아니었으면 여기서 장관을 보는 것인데 조금 안타까웠지만 오늘은 또 기대도하지 않았던 운해가 예술이었다. 서울에서 이런뷰... 실화? 대충 수락산, 불암산 정도로 예상하고 신선대를 향해 발걸음을 옮긴다. 오봉에서 신선대까지는 약 1시간 정도 걸렸는데 이 코스는 조금 버라이어티하다. 오봉탐방지원센터에서 오봉까지는 약간의 경사, 약간의 계단이 있어 오르는데 전혀 문제가 없었는데 오봉에서 신선대 코스는 난간을 잡고 오르내리는 구간이 꽤 많다. 근력이 부족한 여성 유저들은 조금 힘들수도 있다. 토나올 정도는 아니었고 적당한 놀이 수준? 아무튼 적당히 재밌는 정도였다. 




그렇게 8시에 신선대에 도착했는데 이게 웬걸 '사장님 나이스샷~' 뷰 예술이얌~ 정상에는 이미 장비로 무장한 사진사 두분이 작품을 만들고 계셨다. 그분들도 감탄하고 있는걸 보니 '이거 정말 비싼뷰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적당히 사진을 찍고 송추폭포 방향으로 내려갔다. 신선대 바로 밑에서 새끼 고양이를 발견했는데 어찌 산짐승들 틈에서 용하게 살아 저렇게 돌아다니나 싶었다. 너무 이쁘게 생긴 냐옹이. 지못미~ 오래오래 잘살아~ 이제부터는 공포의 내리막이 시작된다. 뚜벅뚜벅 지루하게 내려가다보니 1시간 10분 만에 송추폭포가 나왔다. 장마 끝난지 좀 되서 그런지 물살이 약함... 계속해서 계곡을 따라 내려오다가 송암사 라는 절을 보았지만 패스... 그리하여 10시 20분에 주차장에 다시 복귀했다. 유후~




도봉산 등산 소감은... 역시 북한산 국립공원이다. 강북쪽의 많은 산들을 내려다 볼 수 있는 전망과 기암괴석이 훌륭했다. 북한산에서는 도봉산을 바라보고 도봉산에서는 북한산을 바라보는 장관 또한 기가 막히다. TOP 산 in 서울로 인정. 한가지 의아했던 것은 그 새벽에 다른 산을 오르면 갖은 새소리, 물 흐르는 소리, 짐승들 지나다니는 소리, 바람에 날리는 낙엽소리, 벼라별 소리가 다 들리는데 내가 간 오봉 코스는 정말 음소거 모드. 진짜 내 발자국 소리밖에 들리지 않았다. 신기해서 도대체 언제 소리가 날까 했더니만 송추계곡 쪽으로 내려올 때 그 때부터 물소리, 매미소리가 들리더만. 서울이라 그런가 왜 새소리도 안난대? 약간 삭막한 느낌도 있었지만 나름 신박한 경험이었음ㅋ 


그리고 또 하나의 숙제. 내 무릎팍... 등산을 위해 하체운동과 파워워킹으로 무릎 테스트 준비를 마쳤었는데 코로나 2.5 단계로 인한 헬스장 휴업으로 2주간 운동을 못했었다. 한주만에 다시 몸상태를 끌어올리는 중이었는데 결과는 어느 정도 성공적이었다. 이날은 무릎 상태를 지켜보기 위해서 등산 스틱도 꺼내지 않았다. 안전을 위해 무릎밴드는 했다 ^^; 4시간 동안은 거의 완벽했다. 조금의 통증도 느끼지 못했는데 하산을 시작하고 1시간 쯤 뒤부터 아주 약간의 통증이 있었지만 전혀 무리는 없었다. 간만에 정말 기분좋은 상쾌한 등산이었다. 최근 다닌 산들에 비해 경사가 완만하기도 했고 거리도 짧았고, 파워워킹도 했고... 확실한건 계속해서 파워워킹을 하면 이정도 거리와 경사의 산행은 여유 있게 가능하다는 사실이고 정말 다행스럽지만, 이것이 한계가 아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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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락귀신
정신 못차리면, 벌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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